만화 '더 파이팅'의 주인공 같은 격투가 권민석

전단지 한 장에 격투기 시작
2000년 무렵 만화 애호가였던 사람 중에 '더 파이팅(The Fighting)'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더 파이팅'은 일본에서 복싱을 주제로 만든 만화다. 주인공인 일보는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학생이다. 항상 괴롭히던 당하던 일보는 자신을 구해준 마모루(복싱 챔피언)에게 반해 복싱을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모든 힘든 훈련을 견뎌낸다. 복싱으로 왕따를 이겨낸 일보가 동료들과 함께 복싱챔피언을 꿈꾼다는 내용이다.

지난 14일 펼쳐진 권민석의 경기모습이 '더 파이팅'의 주인공 같았다.
지난 14일 K-1 맥스 코리아 선발전(B)에서 우승한 권민석은 일보와 꼭 닮았다. 직접 만나서 얘기를 나눠보니 정말 그랬다. 권민석은 어린 시절 일보와 같은 왕따는 아니었지만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학교에서는 요즘말로 '존재감이 없는' 학생이었다. 격투기를 시작하기 이전에는 운동을 해본 적도 없다. 요리하는 것을 좋아했고, 편식(밀가루 음식)을 하는, 몸이 허약한 평범한 학생이었다.
이런 권민석의 인생을 바꿔놓은 것은 마모루가 아닌 전단지 한 장이었다. 중학교 3학년 때 권민석은 집 앞에 붙어 있는 무에타이도장의 전단지를 보고 가슴이 뛰었다. 다음 날 찾아가겠다는 생각에 잠도 못 이뤘다. 하지만 다음 날 전단지가 사라졌다. 어머니가 전단지를 버린 것이다. 순간 권민석은 ‘내가 무슨 격투기냐’며 돌아섰지만 격투기라는 단어는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결국 인터넷으로 격투기 도장을 검색했고 도장을 찾아갔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전단지와 인터넷으로 검색한 도장은 같은 곳이었다.
격투기도장의 형들은 권민석이 격투기를 좋아하게 된 가장 큰 이유였다. 평소에는 정말 좋은 형들이지만 운동을 시작하는 순간 모두가 라이벌이었다. 동생이라고 봐주는 것은 없었다. 운동이 끝나면 형들은 다시 동생인 권민석부터 챙겨줬다. 이런 형들과 같이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권민석은 “그때 같이 운동하던 형들은 다들 그만둔지 오래다. 하지만 당시에는 형들이 없었다면 운동을 계속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고마움을 나타냈다.
만화 같은 성공에 도전

경기가 끝난 직후 권민석의 모습
권민석은 최근 체력을 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스스로 다른 선수에 비해 약하다고 생각하는 기술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강한 체력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의 체력훈련장소는 아차산이다. 매일 아침마다 산 정상에 오르며 체력을 키우고 있다. 권민석의 목표는 모든 경기를 난타전으로 시작해서 난타전으로 끝내는 것이다. 권민석은 “링을 돌며 포인트를 쌓는 것은 내 스타일이 아니다. 힘들어도 난타전이 재밌다. 죽도록 맞고 때리는 난타전이 좋다”고 말했다. '더 파이팅'의 일보를 닮은 권민석은 오는 3월 K-1 맥스 코리아 챔피언에 도전한다. ‘최연소 꽃미남 도전자’라고 불리는 권민석이 만화 같은 성공신화를 현실에서 연출할 수 있지 궁금하다.
[김성량 수습기자 / sung@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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