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단 심사] 미국 내 단증 취득 절차 뭉개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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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심, 미국 내 도장들의 자체 단증 발급과, 들쑥날쑥한 단증 취득 자격조건이 발단

1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기원 특별 단 심사
“특별 단 심사로 미국 내 단증 취득 코스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 1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기원 특별 단 심사(이하 특심) 직후 많은 태권도인들은 이같이 일갈했다. 대다수 미국 내 도장들이 2시간이 넘는 심사를 보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코리아식 단증심사’ 때문이었다. 실제로 국기원측은 이날 192명의 응시자들을 대상으로 1인당 약 5분 정도의 초고속 심사를 진행했다.
LA 인근에서 도장을 운영하는 김 모 씨는(35) “대부분의 미국 도장에서는 1단 획득을 위해 길게는 2년.3년의 기간을 둔다. 고의적으로 기간을 늘리는 것이 아니다. 국기원 단증은 획득하기 어려운 것이며, 부단한 노력 없이 단증을 취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이번 특별 단 심사로 인해 심사 당일, 몇 시간에 걸친 시험을 통과해 단증을 획득하며 수련생들이 느껴왔던 성취감, 그리고 감동을 다시는 볼 수 없게 될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실명을 밝히기 꺼려한 캔자스 인근의 이 모(40) 사범도 “가뜩이나 특심 때문에 슬하의 사범들 단이 나와 비슷해 졌다. ‘기간이 됐으니 볼 수도 있으려니’하고 이해하려 했다. 하지만 이번 특심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국기원에서 그간 미국 사범들이 피땀 흘려 일궈 놓은 힘든 단증 취득의 과정을 뿌리 채 흔들어 놓는 것 같다. 앞으로 수련생들이 국기원 단증 취득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하게 될 것 같아 걱정”이라고 전했다.
서류와 실기심사 생각보다 까다로웠다?

특별단 심사 자들이 품새 시험을 보고있다.
이번 특심은 일부 미국 내 도장들의 자체 단증 발급과, 도장 별로 들쑥날쑥한 단증 취득 자격조건이 발단이 됐다.
7단에 응심한 플로리다의 찰스 코커(62,Charles Coker,5단)씨는 “40년이 넘도록 나를 가르친 3명의 관장들은 모두 단증 취득을 위해 나에게 돈만 받았을 뿐이다. 여기까지 오게 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1단을 취득한 뒤에 12년간이나 단증 심사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상황의 수련생들이 내 주위에만 14명이 있다. 특심에서 탈락해도 좋다. 열심히 훈련해 심사에 도전 했다는 데에 의의를 두고 싶다”고 전했다.
캔자스시티에서 온 댄 휴포른(54,Dan Heauforn,1단)씨도 “현재 나는 4단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국기원 단증이 아니다. 국기원 단증은 1단 뿐”이라면서 “국제심판 등의 활동을 해보고 싶었지만 국기원 단증이 아니라 자격이 안 됐다. 관장님이 국기원 단증에 너무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이번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특심에서 1단에서 3단을 취득하려는 여성 참가자 레슬리(22)양도 “우리 도장에는 한국인 사범이 있다. 기간만 되면 더 높은 단을 획득해 왔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못했다. 1단 획득 이후에 시험을 볼 수 있는 기회조차 없었다. 억울한 마음에 무작정 특별 단 심사를 접수했다. 물론 도장에 있는 사범 몰래 접수했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태권도를 그만두려고도 생각했지만 그동안 훈련해 온 것에 대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아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특심에는 총 300명이 지원했다. 이중 192명이 최종 실기 심사를 봤다. 앞서 국기원은 1차 서류전형으로만 108명을 대거 탈락시켰다. 탈락자 선정 기준은 △타 무술 단증(ITF 태권도 제외)만을 가지고 있는 경우 △지원한 단에 부합하는 취득단과 취득예정인 단 사이의 기간 미달 △1단에서 2단 등의 정규 단 심사를 보려했던 일반 응심자 등이었다. 일단은 192명의 참가자 전원이 자격 면에서 만큼은 문제가 없었다는 뜻이다.
이날 국기원 심사관으로 파견된 태권도계 한 원로는 “기본적으로 품새 실력이 떨어지는 지도자들은 합격할 수 없다. 분명 나이를 고려하겠지만, 겨루기에서 제 아무리 100점을 맞는다 해도 품새 실력이 형편없다면 월단은 불가능한 것”이라고 밝혔다. 국기원의 박현섭 이사는 “국기원에서는 심사를 보기 전 참가자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특심을 보게 된 여러분은 행운아다. 하지만 쉽게 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밤을 새워서라도 단증 획득에 대한 열정을 보여야한다’고 말했다”면서 “유사단증이란 것은 참고만 할 뿐이다. 지원한 단에 상응하는 단을 그대로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하지만 실력과 자격조건을 겸비한 참가자라면 국기원 단증을 획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5일 국기원은 특심의 전 과정을 공개했으며, 비디오로 녹화했다. 심사 결과도 국기원 홈페이지에 당당히 공개할 것임을 밝혔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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