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장에서 지켜야 할 것들
자료를 찾기 위해 미국에서 발행되고 있는 태권도 잡지 <태권도타임즈>를 보다가 우연히 한국 도장에서 참고할 만한 좋은 자료를 발견했다. 자료는 바로 안대섭 관장이 쓴 도장에서 지켜야 할 것들이라는 제목의 짧은 글이다. 영어로는 Rules for the Dojang이다.
모두 20가지의 항목으로 되어 있는데 내용이 한국 실정에 맞는 것도 있고 맞지 않는 것도 있다. 그러나 넓은 의미에서 보면 다 일맥상통하는 이야기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규칙을 정해놓은 그 기본정신이다. 도장이란 어떤 곳인가, 도장은 어떤 곳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기본적인 관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글을 읽는 많은 수련생들과 지도자들은 자신이 도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왔는지를 다시 한번 점검해보는 계기로 삼으면 좋을 것이다.
▲도장내에서는 언제나 금연한다.
이는 아주 상식적인 규칙이다. 현대사회에서는 도장에서뿐만이 아니라 그 어느 곳에서도 마음 편하게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곳이 없지 않은가. 그런데 하물며 무도를 수련하는 도장에서 담배를 피울 수는 없다. 관장이나 사범이 도장 사무실에 담배를 피우는 모습은 수련생 교육에 좋지 않다.
▲껌을 씹지 않는다.
도장에서 껌을 씹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을리 없다. 무도를 수련하는 장에서 나름대로 수련 분위기를 최적화하기 위해서는 껌을 씹지 않는다는 규칙이 필요하다.
▲도장에서 욕을 하지 않는다.
사실 어디서든 마찬가지다. 욕을 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 수련생들이 도장에서 욕을 하는 것은 도장을 특별한 곳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한 두번 말해서 잘 듣지 않는다 해도 이는 반드시 지켜야할 규칙이다. 도장은 몸과 마음을 갈고 닦는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수련시간에 장신구를 해선 안된다.
당연한 말이다. 그러나 규칙을 만든 건 그렇게 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에서는 도장 수련생이 거의 초등학생이기 때문에 목걸이나 팔찌를 하고 수련을 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다칠 일도 예방하고 수련자세도 가다듬는다는 점에서 필요한 규칙이라 하겠다.
▲수련생은 다른 도장에 다닐 수 없다.
▲수련시간에 허가없이 쉬지 않는다.
수련시간에는 지도자의 지도에 철저히 따라줘야 한다. 힘들다든지 귀찮다는 이유로 마음대로 대열에서 나가 쉬거나 해서는 안된다. 어떻게 보면 무도 수련의 기본이 되는 내용이기도 하다. 이것부터 바로 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가르치거나 배울 수 없다.
▲화내지 마라.
감정을 고르게 유지하라는 뜻이다. 경건한 자세를 필요로 하는 도장에서 함부로 화를 내서는 안될 것이다.
▲벽에 기대거나 바닥에 눕지 않는다.
한마디로 흐트러진 자세를 하지 말라는 뜻이다. 도장은 자기 집 안방이 아니다.
▲손톱과 발톱을 깨끗하고 짧게 깎는다.
신체적인 접촉이 있고 맨발로 운동하는 도장에서 손톱과 발톱을 깨끗하고 짧게 관리하는 것은 기본이다.
▲말타기 놀이를 하거나 휘파람이나 큰 소리로 떠들지 않는다.
이것도 기본적인 사항이다. 도장은 놀이터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 도장을 보면 어린 수련생들이 수련시간 전후에 뛰어다니면서 노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수련시간 중 손님이 방문해 지도자가 손님과 대화할 경우 수련생은
떠들지 않는다.
이는 도장의 수련 분위기를 정숙하게 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규칙이지만 외부인에게 그 도장의 이미지를 좋게 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규칙이다. 분위기가 남다르다고 느끼면 손님은 그 도장에 다니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련시간에 수련생은 원칙적인 수련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여기서 원칙적인 수련자세란 한마디로 지금 열거하고 있는 모든 규칙을 잘 지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수련생은 자신이 왜 이 자리에 있는가를 명심하고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해 수련에 임해야 하고 지도자는 그렇게 지도해야 한다.
▲수련시간에 늦거나 불참할 때는 미리 전화한다.
이는 매우 기본적이면서도 필수적인 규칙이다. 너무 기본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나 실제로 잘 지켜지지 않는다. 특히 늦을 때 미리 늦는 이유를 밝히고 연락하지 않고 늦다보면 수련을 소홀히 하게 되리라는 것은 뻔한 일이다.
▲지도자(관장이나 사범)를 보면 반드시 고개 숙여 인사한다.
인사는 상대방에 대한 예를 표시하는 행위다. 다른 사람에게도 마찬가지지만 자신의 스승에게 예를 갖추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다. 더군다나 무도를 수련하는 도장에서는 말할 나위가 없다.
▲도장에 출입할 때는 도장에 걸려 있는 국기에 반드시 경례한다.
한국에서는 일반 도장에서 거의 이렇게 하지 않는다. 그러나 미국 등 해외에서는 이렇게 하는 데가 많다. 한국에서도 국기원 시범단이 국기원을 드나들 때 태권도학과 학생들이 도장을 드나들 때 이렇게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국가주의적인 측면이 있긴 하지만 도장 분위기를 잘 잡기 위해서는 필요한 일이다.
▲지도자(관장이나 사범)와 대화할 때는 항상 존경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다른 사람들하고 대화할 때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특히 도장에서는 자신을 이끌어 주는 스승에게 예의를 잘 갖추는 것이 더욱 강조되어야 할 일이다. 개인주의가 심화되고 예의가 무너지는 사회변화의 추세 속에서 무도를 수련하는 사람들만은 그래선 안될 것이다.
▲선배 유단자를 공경하고 무엇을 물을 때는 먼저 고개 숙여 인사한다.
자신보다 먼저 수련한 사람에 대한 예의는 지도자에 대해 예의를 차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항상 도복을 깨끗이 입고 관리한다.
군인이 총을 항상 조심스럽게 다루고 깨끗이 다루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다. 자신이 입고 수련하는 도복에 대해 조심스럽지 않은 사람은 수련자세 또한 그런 사람일 것이다. 지도자는 수련생의 도복이 깨끗한지를 항상 봐줘야 할 것이다.
▲도복을 고쳐 입거나 띠를 고쳐 맬 때는 돌아선 자세로 한다.
아주 사소한 것 같지만 기본적인 사항으로 예로부터 내려오는 규칙이다. 특히 지도자 앞에서는 더욱 그래야 하고 이런 자세로 세상 모든 일을 대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남을 배려하는 자세, 조심스럽게 대한 자세 말이다.
▲당신이 여기서 배우는 것은 남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 을 항상 명심하라. 그리고 그것을 존중하고 절대 함부로 사용하지 말라.
도장에서 배운 것을 밖에서 함부로 사용한다면 도장은 무도를 배우는 곳이 아니라 싸움기술을 배우는 곳에 불과하게 될 것이다. 이 규칙은 그런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규칙이다.
이상 살펴본 20가지의 규칙은 모두 아주 기본적이 사항들이다. 그러나 하나라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규칙들이다. 모든 커다란 성취는 아주 작은 일을 소중히 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사소한 행동을 일일이 간섭하거나 규제하는 것으로 느끼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도장이 아니라면 어디서 그런 간섭을 받고 규제를 받을 수 있을까. 인내와 절제는 종교와 함께 무도만이 가지고 있는 미덕이다. 자신이 수련하고 있는 도장에 아직 이런 명문화된 규칙이 없다면 지금이라도 만들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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