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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넷 웹진 통해 본 격동의 2000년


태권넷 웹진을 통해 바라본 태권도계의 2000년 한 해는 한마디로 격동의 한 해였다. 다른 해에 비해 매우 큰 이벤트와 사건이 있었고 과거를 마감하는 의미와 새로운 내일을 준비하는 의미의 사건들이 교차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희망의 한 해였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어둡고 칙칙한 한 해였다. 자 이제 과연 어떤 사건과 사람들이 올 한 해를 장식했는지 알아보자.

▲드디어 모습 드러낸 북한태권도


북한에 태권도가 본격적으로 보급된지 20여년만에 올해 처음으로 북한 태권도가 남한 사람들에게 그 모습을 드러냈다. 과거에 공중파 방송에서 일회적으로 다루어진 적이 있긴 하나 올해처럼 반복해서 보도된 적은 없었다.

태권넷은 지난 8월 25일부터 27일까지 중국 연길시에서 북한 태권도시범단을 동행 취재해 한국에서는 최초로 북한 태권도시범단에 대해 자세히 보도했다. 이때 비디오카메라로 촬영해온 시범 공연은 태권넷 방송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는데 이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아주 뜨거웠다. 자체조사 결과 평소보다 네 배 넘는 사람들이 방송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태권넷은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 10월 21일과 22일 양일간 일본 도꾜에서 국제태권도연맹이 주최한 제1회 아시아태권도선수권대회를 찾아가 북한 선수단을 만났다.

그들을 취재한 결과 북한 태권도는 이미 알려져 있던 대로 기교보다는 힘을 중시하고 스포츠보다는 무도의 본질을 추구하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 여느 다른 사회 부문과 마찬가지로 남과 북이 힘을 합한다면 엄청난 발전을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시드니올림픽에서의 성공, 남겨진 과제


2000년은 태권도가 처음으로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어 올림픽에 참가한 해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지난 9월 27일부터 30일까지 4일간 시드니에서 펼쳐진 태권도경기는 문제점을 노출하긴 했지만 대체적으로는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비롯해 많은 국제 체육계 인사들이 경기를 관람했으며 경기 기간 동안 관중석은 만원을 이뤘다. 경기 시작 첫날인 9월 27일 호주 대표 로렌 번스가 금메달을 획득한 것이 하나의 이유가 됐지만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의 반응도 좋았다.

그러나 텔레비전을 통해 경기를 지켜 본 많은 시청자들은 경기가 매우 재미없다고 느꼈고 판정 기준이 애매모호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리고 심판 판정이 공정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크게 여론화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올림픽 태권도경기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태권도정신 보여준 에스더 김

태권넷이 올해의 태권도인으로 선정한 에스더 김. 에스더 김은 5월 21일 태권도사에 길이 빛날 일을 해냈다.

부상당한 친구를 누르고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은 정당하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해 친구에게 따 논 당상이었던 올림픽 출전권을 양보한 일은 아무리 칭찬을 받아도 결코 과하지 않은 일이었다.

에스더 김의 놀라운 태권도정신 발휘에 미국 언론은 뜨겁게 호응했고 이후 에스더 김은 한국을 자주 찾았다. 말로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과감히 몸으로 실천한 에스더 김을 통해 세계 태권도인들은 태권도를 수련한 사람은 이래야 한다는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김제경·조향미 은퇴


김제경과 조향미는 10여년간 세계 무대를 주름잡은 불세출의 스타. 그 둘은 나란히 2000년 10월 17일 도복을 벗었다. 둘 다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세 번이나 제패한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었으나 이들의 은퇴는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둘 모두 시드니 올림픽에서 화려했던 선수생활 역정을 마감하려 했으나 김제경은 부상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반납해야 했고 조향미는 판정시비 끝에 아쉽게 물러나야 했기 때문이다. 많은 후배 선수들의 부러움과 존경을 한 몸에 받았던 이들은 각기 다른 길을 선택했다. 김제경은 10월말 미국으로 건너가 사범생활을 시작했고 조향미는 소속팀인 인천시청 코치로 지도자의 길을 선택했다.


▲올림픽 대표선발전 파문


지난해부터 파행에 파행을 거듭했던 한국의 올림픽대표선발전은 최종평가전 승자가 부상으로 물러나면서 재최종평가전이라는 웃지 못할 상황까지 연출하면서 많은 잡음을 남겼다.

4월 28일 벌어진 최종평가전에서 남자 -68Kg이하급의 신준식을 빼고는 나머지 세 명이 모두 잡음 끝에 선발되는 모습을 연출했던 것이다.

여자 -57Kg이하급의 정재은은 같은 한체대 소속의 장지원과의 경기에서 소속 학교 코치가 장지원의 의사를 무시하고 수건을 던져 기권해 쑥스럽게 대표에 선발됐고 남자 80Kg이상급의 김제경은 같은 삼성에스원 소속의 문대성과 김경훈이 기권해 거저 대표가 됐던 것이다.

김제경이 출전권을 반납해서 벌어진 문대성과 김경훈의 재최종평가전도 결국 김경훈이 행운의 주인공이 됐지만 최종평가전에서 2위를 차지했던 문대성이 당연히 출전권을 이어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비등했다.

▲이승완 대한태권도협회 상임부회장 구속

지난 10월 15일 포스트 김운용 시대를 향해 나름대로 순항하던 이승완 대한태권도협회 상임부회장이 공금횡령 혐의로 전격 구속됐다. 지난해부터 새천년태권도회를 조직해 세대교체를 주장하며 원로들을 압박하고 김운용 대한태권도협회장과는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 차기를 바라보던 그가 구속되자 많은 사람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태권도계 내부에서 벌어진 일은 아니었지만 그가 김운용 회장 이후를 준비하는 가능성 있는 차기 주자였다는 점에서 이 사건은 매우 의미가 있는 사건이었다. 아직 법정에서 유무죄를 놓고 다툼중이나 아무튼 이 사건은 태권도계 지도자들의 도덕성 문제를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사건으로 기록됐다.

▲태권도공원 연기 또 연기

현 정권 실세 중의 실세 전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은 국회의원 선거를 3일 앞둔 지난 4월 10일 국고 2천억원을 투자한다는 어마어마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바로 태권도공원조성사업이었다.

이에 곧바로 전국에서 27개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서로 태권도공원을 유치하겠다고 나섰고 과열분위기에 대해 문화관광부가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문화관광부는 이후 사업 추진을 저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가 장관이 김한길씨로 교체된 후 있었던 국정감사에서 사업 전면재검토라는 카드로 태권도공원 유치 희망 당사자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사업타당성 재검토 후 내년 9월 이후 유치지역 선정이라는 문화관광부의 발표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한편 문화관광부의 일관성없는 행정은 태권도계가 자초한 것이라는 뼈아픈 지적도 여러 번 제기됐다. 그동안 태권도계는 태권도공원 조성사업 추진을 강건너 불보듯 팔짱낀 채 바라보기만 했다.


▲이행웅 ATA 회장 별세


지난 10월 5일 새벽 이행웅 미국태권도협회(ATA) 회장은 파란만장한 삶을 마감했다. 7개월여를 병상에 누워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폐암과 싸웠던 이행웅 회장은 결국 쓰러지고 말았다.

홀홀단신 미국으로 건너간지 40여년만에 이행웅 회장은 미국에서 가장 결속력이 강한 태권도단체를 건설해 놓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갔다.

이행웅 회장 별세 소식을 들은 미주 태권도 원로 사범들은 애도성명을 발표했고 후에 명예 10단을 추서하기도 했다. 한국 정부는 이 회장의 미국 태권도 보급활동 등의 공로를 인정해 청룡장을 추서했다.

한편 그의 별세로 한국에서는 ATA 코리아의 앞날에 대한 여러 가지 말들이 나돌았다.

▲차등점수제 도입 논의

시드니올림픽 태권도경기 둘째날이었던 9월 28일 남자 68Kg이하급 결승전. 미국의 스티븐 로페즈는 자신보다 키가 15cm나 작은 한국의 신준식을 맞아 긴 다리를 이용해 시종일관 소극적인 경기를 펼친 끝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분노했다. 태권도경기가 너무 재미없다는 평가도 나왔다.

올림픽 무대에서 재미없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자 김운용 세계태권도연맹 총재는 경기규칙 개정을 지시했고 현재 김철오 세계태권도연맹 사무차장이 이를 맡아 추진중이다. 이 사실은 태권넷을 통해 제일 먼저 보도됐다. 태권넷은 경기규칙 개정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관련 기사를 지속적으로 다뤄왔다.

구체적인 문제에 대해 지금도 계속 검토가 진행중이나 내년중으로 태권도경기 규칙이 대폭 개정되는 것은 기정사실이 되었다.


▲북한, 남한에 태권도교류 정식 제의


태권넷을 통해 지난 10월 20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홍희 국제태권도연맹(ITF) 총재에게 태권도 양대 기구 통합운동을 돕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이 보도된 이후 관계자들은 드디어 북한에서 태권도 교류와 관련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했다.

그런데 너무도 빨리 그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평양에서 열린 제4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북한은 남북 태권도 시범단 교류를 제안해왔고 결국 남북 양측은 쌍방 태권도 단체들 사이의 접촉을 권고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합의를 도출해냈다.

국제태권도연맹은 세계태권도연맹과의 조직통합 논의도 당장 들어가자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남한측은 그리 적극적이지 않다. 김운용 세계태권도연맹 총재는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지만 그리 적극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남북태권도 교류와 양대 기구 통합이라는 문제는 언젠가는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라 새해에는 경우에 따라 급물살을 타고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댓글 2

김준태 2000.12.28
북한태권도 관련 기사가 하반기부터 하나씩 하나씩 터지는데 정말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바닥에서 누가 태권넷처럼 이렇게 진취적으로 노력하는가 묻고 싶습니다. 이념이나 과거사를 떠나 북한태권도와 최홍희 총재를 품어 안으려는 자세는 정말 높이 평가받아 마땅합니다. 그리고 에스더김에 대한 기사를 태권도 전문매체답게 항상 관심을 가지고 보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날 서울시협회 사건을 봐서도 알듯이 태권도정신은 땅에 떨어졌고 모든 도장이 장사속으로만 돌아가는 상황에서 참으로 많은 것을 깨닫게 해준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빠진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부산전국체전이 올해도 구태의연하게 치러졌는데 그에 대한 기사가 10대 뉴스에 들만하지 않은가 싶습니다. 그럼 올 한해 수고하셨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서성원 2000.12.29
2000년 한 해동안 태권넷 기사 잘 보았습니다. 새해에도 태권도 발전을 위한 다양하고 알찬 기사, 기대하겠습니다. 특히, 남북 태권도 교류와 태권도계 건강성 회복에 다함께 노력해요. 김준성 기자, 건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