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2008 무카스 10대뉴스]⑤바람잘 날 없는 세계태권도연맹

[2008 무카스 10대뉴스]⑤바람잘 날 없는 세계태권도연맹

IOC위원과의 돈봉투 파문, 올림픽 와일드카드 관련 아랍공주 향응접대 의혹, 노조갈등


#2008 무카스 10대 뉴스
1. 태권도, 베이징올림픽의 희비
2. 한국 스포츠계 쾌거, 문대성 IOC선수위원 당선
3. '파란만장' 2008 한국 격투기 종합
4. '용의 부활'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 복권
5. 바람잘날 없는 WTF
6. 무예계 희소식, 전통무예진흥법 국회통과
7. 국기원, 대태협 수장 '바꿔!바꿔!'
8. 보디빌딩 성추행 파문&판정 개입의혹
9. 합기도, 대한체육회로부터 인정단체 승인 이후 헤게모니 싸움 가열
10. 방과 후 학교 태권도장 죽여? 살려?

지난 1월에 열린 돈 봉투 관련 WTF기자회견 모습



IOC위원과의 돈봉투 파문, 올림픽 와일드카드 관련 아랍공주 향응접대 의혹, 노조와의 갈등 등 세계태권도연맹(WTF)의 2008년 한해는 파문과 사건의 연속이었다. 우연찮게도 이런 ‘WTF 소음’의 중심에는 지난해 2월7일 새로 부임한 양진석 사무총장(67)이 자리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태권도계 일부에서는 WTF의 지난 1년을 ‘양진석의 해’라며 비꼬아 말하기도 한다.

2008년 연초부터 WTF에 대형사고가 하나 터졌다. 지난 1월8일 WTF를 뒤흔들만한 외신기사가 하나 보도됐기 때문이다. 양진석 사무총장이 지난해 9월 열린 WTF 총회에서 낫 인드라파나 WTF수석부총재(태국 IOC위원)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올림픽 소식을 전하는 독일의 스포츠 격주간지 <슈포르트 인테른>에 의해 1차 보도됐다. 서둘러 WTF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가방을 잃어버린 인드라파나에게 ‘생필품을 구입할 액수’만을 주었을 뿐이라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이런 WTF의 진화노력에도 불구,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양 사무총장을 스위스로 불러들였다. 같은 달 17일에 있을 IOC 윤리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하라는 통보였다.

그로부터 5개월 뒤인 지난 6월 IOC는 집행위원회에서 양 사무총장의 돈 봉투 사건을 부정한 행위로 해석했다. 시종 '혐의 없음'을 주창해 온 WTF의 입을 꼭 다물게 할 만한 결정이었다. 집행위는 "금액에 상관없이 봉투에 돈을 넣어 IOC위원에게 준다는 것은 올림픽스포츠 국제연맹 리더의 한 사람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며 “IOC위원과 IOC의 이미지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 WTF는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당과 경비 등 모든 재정적 도움과 원조에 대한 날짜별 분배 및 상환과 관련해 WTF는 투명한 내부규정을 마련할 것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결정에 대해 WTF측은 “IOC의 뜻은 절차에 의해 집행을 했다면 오해가 없었음을 아쉬워하는 것”이라며 “IOC의 권고사항을 따르면, 이런 문제가 재발했을 때를 대비해 내부 규정만 만들면 된다는 것”이라는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았다. 현재까지도 WTF는 이러한 영문 해석을 설명하며, 자신들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런 WTF의 혼란은 내부에서도 벌어졌다. WTF가 지난 3, 4월에 3명의 노조가입직원 전원을 해고하면서부터다. WTF ‘음해세력’ 처리를 위한 양 사무총장의 결단에 의한 것이었다. 일종의 ‘숙청’ 이라고 볼 수도 있었다. 양 사무총장이 노조 가입 직원 3명을 퇴출시키기 위해 1년간 자료를 수집한 끝에 얻어낸 결과물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WTF노조가 아니었다. 올림픽 와일드카드 선정과 관련한 극비 문서를 지난 3월 언론에 흘렸다. WTF가 올림픽 추천선수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향응을 받고 아랍에미리트(UAE)의 셰이크 무하마드 알막툼 공주(28,이하 마이타)를 포함시켰다는 것이다. 물론 최종선정이야 IOC와 ANOC(국가올림픽위원회총연합회)와의 최종협의가 있어야 하고 한 국가의 공주를 올림픽에 출전시키면서 태권도홍보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강조할 수도 있다. 하지만 WTF가 추천한 와일드카드 선수명단에 마이타 공주의 이름을 포함시킨 과정이 투명하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가 됐다.

노조 측은 이런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자료로 조정원 총재가 2007년 5월 세계태권도선수권이 끝난 직후 UAE를 방문했으며, 이 와중에 엄청난 선물과 접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정확히 어떤 접대를 받았는지는 아직까지 공식 확인되지 않았지만, 노조측은 조 총재가 UAE 방문 당시의 현지 사진까지 제시했다. 일자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지만, 한술 더떠 조정원 총재가 전 총장으로 있던 경희대 태권도학과선수들이 호화판 UAE 전지훈련을 다녀온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물론 이 역시 훈련에 참가했던 선수들이 자신들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호화판 전지훈련의 일상을 사진으로 공개하면서 사실로 확인됐다.

이렇게 진행된 ‘2008 WTF 대혼란’은 베이징올림픽의 심판폭행 및 판정번복 사고로 이어졌다. 그리고 WTF내부 직원 및 몇몇 분과위원들이 불만을 표출하며 잇달아 사임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 10월에는 3개국어에 능통한 유능한 직원이 ‘WTF는 대내외적으로 너무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음에도 회복될 가능성이 모이지 않는다’며 사표를 제출했다. 또 수년간 WTF 분과 위원장으로 활동해 온 한 인사도 같은 달 ‘WTF의 사무국은 행정이 마비된 상태’라고 몸서리치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이후에도 WTF 내에 몇몇 직원들은 줄지어 사퇴할 뜻을 사석에서 종종 내비치고 있다..

WTF는 내년 10월 ‘태권도의 올림픽 잔류 결정’이라는 중차대한 사안을 남겨두고 있다. 2008년 한해를 너무도 힘들게 보낸 WTF가 지난해의 아픔을 극복하고 태권도의 올림픽 잔류를 보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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