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식 '태권도인의 품성은 뭔가 달라야 한다'

"태권도인은 품성이나 인간미가 일반인들이나 다른 운동을 하는 사람들보다 더 낫더라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 강원식의 말이다. 표방하는 이데올로기와 실제 행동이 이렇게 다를 수가 있는가를 느끼게 하는 태권도계의 현실에 비추어 봤을 때 매우 적절한 지적이다.
수련을 하면 할수록 사람을 변화시키는 무예, 태권도는 바로 그런 무예가 되어야 하고 태권도계는 그런 태권도를 수련한 사람들의 이상적인 공동체여야 한다. 그런 공동체에서는 일반 사회에서보다 더욱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가 꽃피워야 하고 상식이 통해야 한다.
그러나 태권도계의 현실은 그렇지 않고 이에 대해 강원식은 매우 비판적이다. 그가 자주 하는 말처럼 현재 태권도계는 눈이 한 개뿐인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다. 누구든 눈이 두 개인 사람은 그 마을에서 병신 취급을 받게 된다.
이런 태권도계의 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해야 할 일에 대해 강원식은 많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가 가장 절실하게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는 세대교체다. 유능한 인재들이 발붙이기 힘든 태권도계의 현실은 태권도의 발전을 가로막는 주된 요인이다. 김운용, 엄운규, 이종우 등 현재 태권도계를 이끌고 있는 사람들은 짧게는 30년에서 길게는 40년이 넘게 권력 핵심부에 머물러왔다.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다. 강원식은 젊고 능력 있는 젊은 사람들이 태권도계의 혁신을 일으켜야 한다고 말한다.
강원식이 평소에 지론처럼 강조하는 개혁과제 중 또 하나는 새로운 태권도 기술의 개발이다. 세상 모든 만물이 변하는데 태권도 기술은 항상 그 자리라는 것이다. 과감히 다른 무술의 장점을 받아들이고 자체의 약점을 보완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그는 태권도 기술의 개발이 없으면 지금까지 이뤄놓은 모든 성과가 다 무위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2세대 원로급에 해당하는 태권도인이면서도 태권도역사에 대해서도 상당히 솔직하다. 태권도와 가라데의 관계에 대한 그의 말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태권도는 가라데의 이미테이션(?)이나 다름없다."고 말하는 그는 한체대 등 대학원 강단에서도 서슴없이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최근 태권도계의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최홍희 국제태권도연맹(ITF) 총재 방한 문제에 대해서도 그는 "그가 국내에 못 들어올 이유가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태권도 발전에 최 총재가 공헌한 점에 대해서는 공정하게 평가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몸은 비록 일선에서 물러나 있지만 강원식의 머리 속엔 태권도 경기규칙의 개정, 용품개발과 정비, 도복 개선 등 온통 태권도 발전을 위해 시급히 해야 할 일로 가득 차 있다.
성실하게 살자는 소박한 좌우명을 생활 지침 삼아 살아 온 태권도인 강원식, 그는 같은 세대 태권도인들과 비교해 봤을 때 보기 드문 개혁 마인드의 소유자다. 과연 그의 그런 개혁마인드가 태권도 발전을 위해 쓰이는 모습을 언제쯤이면 다시 볼 수 있을까? 적지 않은 태권도인들이 그의 재등장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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