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축제, 농아인태권도대표선발전

내년 9월 세계농아인올림픽 참가

코치가 농아인선수에게 수화로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경기가 한창인 코트 위에선 무수히 많은 무언의 손짓이 오고간다. 듣지 못하는 까닭에 목소리 크기를 가늠하기 힘든 그들은 포효할 수는 없지만, 목에 핏대가 오를 정도로 자신들만의 우렁찬 기합소리를 쏟아낸다.'
20일 장안대학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9 농아인태권도국가대표선발전(이하 농아인대표선발전)’의 현장모습이다. 참가자들은 모두 청각장애인으로 말을 할 수 없게 된 농아인이다. 40여 명의 적은 인원이 참가했으며, 관중석도 썰렁했지만, 국가대표에 선발되기 위한 의지만큼은 비장애인대회 못지 않았다.
농아인 대표선발전은 정말이지 고요했다. 들리는 것이라고는 전광판에서 나오는 시작과 끝을 알리는 소리뿐이었다. 겨루기를 담당하는 심판들도 ‘갈려’, ‘계속’, ‘시작’ 등의 구령 대신 선수들의 몸을 만져가며 경기를 운영했다. 관중석 역시 선수들과 눈이 마주칠 때마다 응원의 함성이 아닌 수화로 격려했다.
장애인들의 작은 축제의 장도 마련됐다. 겨루기 외에 ‘장애인태권도한마당(이하 한마당)’이 함께 진행됐다. 한마당은 품새 경연대회와 격파왕선발대회로 치러졌다. 대표로 선발되지 못한 선수들의 아쉬운 마음을 달래려는 주최측의 세심한 배려였다. 설성란 경기 위원장은 “장애인들은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작은 것에 더 많이 감동하고 기뻐한다”고 말했다.
이번 농아인대표선발전에서 선발된 대표는 총 7명. 남자부 -58kg급 류경희, -68kg급 김민재, -80kg급 정재균, +80kg급 임대호며, 여자부 -49kg급 배이슬, -57kg급 최제윤, -67급 이보경이다. 최연소 농아인 국가대표로 선발된 배이슬(17,관악고) 양은 “농아인 대표라고 해서 실력이 크게 떨어지는 게 아니다. 우리도 충분히 일반인들과 같은 기량을 가지고 있다. 반드시 금메달을 획득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농아인대표선발전에서 선발된 선수는 내년 9월 5일에 개최되는 제21회 타이페이 세계농아인올림픽(Taipei 2009 Summer Deaflympics, 이하 세계농아올림픽)에 참가할 예정이다.
[김성량 수습기자 / sung@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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