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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 슬쩍’ 사라진 태권도인의 밤

KTA, "태권도의 날 때문에 예산이 없다"


지난해 태권도인의 밤 행사에 위촉된 연예인 홍보대사와 엄운규 원장(가운데)


태권도 발전에 기여해온 태권도인들을 치하하고, 태권도계의 화합을 도모하자는 취지로 열려온 ‘태권도인의 밤’ 행사가 예고도 없이 취소됐다.

태권도인의 밤은 지난 2005년 12월 국기원이 처음 주관 한 뒤 대한태권도협회(KTA)와 격년제로 치러온 행사다. 지난해 행사는 국내외 태권도인 및 관계자 550여명이 참석해 제법 큰 규모로 진행됐다. 사실 태권도인의 밤은 대내외적으로 태권도 발전에 기여한 사람들을 선정해 상을 수여하는 ‘생생내기’ 행사였다. 하지만 해를 거듭하면서 나름 연말 태권도축제로 자리 잡아 가는 모습이었다.

지난해 태권도인의 밤 행사는 국기원과 KTA의 공동주최였지만 실제로는 국기원이 주도했다. 올해는 KTA가 주관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아무 소식이 없다. 이에 대해 KTA 측은 "올해는 태권도의 날(9월 4일) 행사를 치르며 예산을 모두 써버려 태권도인의 밤 행사를 진행할 여력이 안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년 태권도의 날 행사 주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기원이었다. KTA는 찬조금 정도 내고 협조한 정도였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한 태권도 중진은 "KTA가 태권도인의 밤 행사를 취소한 것은 돈을 들여도 생생내기가 안 될 것 같으니까. 태권도의 날에 묻어서 조용히 넘어가려는 것"이라며 쓴소리를 던졌다. 향후 태권도인의 밤 행사 계획에 대해 KTA 류호운 기획부장은 "태권도의 날 행사는 4대 기관(국기원, 대한태권도협회, 세계태권도연맹, 태권도진흥재단)이 해마다 돌아가면서 열기로 했고, 태권도인의 밤은 각 기관별로 알아서 진행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분명 태권도인의 밤이 행사 성격상 태권도의 날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 그렇다고 3회째를 이어온 행사를 내부 결정만으로 사전 공지도 없이 ‘은근 슬쩍’ 넘어가는 것은 태권도협회의 권위적인 행정편의주의 단편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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