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카스뒷담화] WTF의 수사반장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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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F ‘슈퍼맨 직원’은 현재 무소불위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매사에 아주 적극적인 세계태권도연맹(WTF)의 한 직원이다. 뭐 어떻게 보면 참 능력이 뛰어나다고 할 수도 있고, 거꾸로 직권남용이라는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높기에 여기서는 편의상 A씨라고 칭하겠다.
WTF에는 중요한 사건이 발생하게 되면, 항상 ‘해결사’ A씨가 나타난다. 사건 소식을 접한 A씨는 즉각 어떻게,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다. WTF 내부직원일 뿐이지만 A씨는 전문 형사 뺨치는 솜씨로 정말이지 열심히‘수사’를 진행한다. 이런 그의 모습에 혹자는 A씨를 두고 ‘수사반장’이라고까지 부른다.
그의 활약상은 지난 3월 WTF 노조 가입 직원(2명)을 해고시키면서부터 두각을 보이기 시작했다. 노조가입 직원들의 근무태만과 판정비리, 금품수수 등과 관련한 자료를 수집하며 퇴출에까지 성공한 것이다. 이들은 현 WTF 집행부로부터 일명 ‘음해세력’으로 낙인 찍혀 있었다. 당시 제기된 노조직원들의 비리 사실은 아직까지도 확인되지 않았지만, A씨의 놀라운 정보수집능력과 치밀한 공작 앞에 노조가입 직원들은 ‘한방’에 나가떨어졌다. A씨는 이런 활약상으로 인해 WTF 고위인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기 시작했다.
A씨의 탁월한 수사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는 ‘한번 물면 놓지 않는다’는 근성을 발휘하며, 퇴출 직원들의 범죄사실을 밝히기 위한 증언 확보에 나섰다. 퇴출된 노조직원들과 WTF의 녹을 먹고 사는 S업체와의 유착관계를 파헤치기 시작한 것이다. 어찌나 집요하게 질문공세를 받았던지 S업체 대표는 그날의 충격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먼저 A씨는 S업체 대표에게 WTF로 출두할 것을 통보했다. 이어 S업체 대표를 상대로 ‘노조직원들로부터 특혜를 받아 온 것 아니냐’, ‘금품을 제공한 적 없느냐’는 등 집중 추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S업체 대표가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하소연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미 A씨는 지금까지 WTF와 S업체가 같이 일할 수 있었던 배경이 노조원과의 친분 때문이라고 잠정 결론을 내린 상태였다. 조사 직후 A씨는 자신의 뜻대로 수사가 진행되지 않자, 즉각 ‘응징’에 들어갔다. A씨에게는 WTF와 관련된 업체들을 쥐락펴락 할 수 있는 ‘부서의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신뢰가 가지 않는 업체들과는 함께 일하기 힘들다는 뉘앙스를 풍기며, 당장 중요한 대회를 준비 중이던 S업체의 참여를 슬쩍 지연시켰다. 대기업이 하청업체에 사용하는 ‘길들이기’와 흡사했다.
‘수사반장’ A씨는 조정원 총재 보좌관의 역할도 톡톡히 해낸다. 내년 10월 WTF 총재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A씨는 국내 태권도계에 덕망 있는 한 인사(대학의 총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태권도 기관의 단체장으로 활동하는 인품 있는 어른이다)가 선거에 출마한다는 소문이 돌자, 즉시 전화를 한통 넣었다. “WTF 총재 선거에 출마하시는 게 사실입니까?” 나이가 한참 어리기도 하고, 그렇다고 태권도인도 아닌 사람이 이렇게 하기는 쉽지 않다. A씨로부터 취조 비슷한 어조로 질문을 받은 이 어르신은 몹시 당황했다. 당시의 상황을 전해들은 어르신의 한 측근은 “어떻게 그런 질문을 할 수 있죠? 최소한 태권도계 어른에게 지켜야할 예의가 있는 것 아닙니까”라고 분개했다. A씨는 지금의 WTF 체제를 위해서는 ‘화약을 들고 불 속이라도 뛰어들’ 의지를 갖고 있는 것이다.
이쯤되면 WTF 수뇌부가 미워하려 해도 미워할 수 없는 ‘슈퍼맨 직원’이 되는 것이 당연지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A씨는 현재 WTF 내부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게 됐다. WTF의 모든 실무를 담당하는 사무총장이 결정한 일도 손바닥 뒤집듯 쉽게 바꿔버리기도 한다. 최근 모 업체와의 사업 건도 사무총장의 추진지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A씨가 몇 주간을 잡아 놓으며, 결국에는 ‘사무총장의 지시도 받은 적 없었고, 내부적으로 안하기로 결정했다’는 황당한 답을 주며 취소했던 일화도 있다. 거의 이정도면 WTF내에 또 한명의 사무총장인 셈이다.
도대체 WTF의 수사반장인 A씨는 누구일까.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까닭에 굳이 이름을 밝힐 필요가 없을 듯싶다. 태권도와 WTF를 사랑하는 무카스 독자 여러분들이 혹시라도 댓글에 그 이름을 공개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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