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아디다스 전자호구, 한국상륙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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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는 라저스트 ‘견제’와WTF '압박'

아디다스 전자호구의 모습
아디다스 전자호구가 한국 상륙을 준비 중이다. 일단 오는 21일 열릴 예정이던 ‘제1회 아디다스컵태권도대회’는 내년으로 연기됐지만, 당초 대회를 주최, 주관하기로 했던 제우스포츠(국내 태권도용품 판매업체)는 ‘2009년에 반드시 개최될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동안 해외 시장만을 공략하던 아디다스가 돌연 국내대회 개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종주국에서조차 검증받지 못한 전자호구가 WTF의 공인을 바라는 건 무리라는 계산이 밑바닥에 깔려 있다. 장기적으로는 2012년 런던올림픽을 염두한 대비책이고, 단기적으로는 당장 내년 10월에 열리는 ‘제19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코펜하겐)’에서의 ‘라저스트 독식'을 막아보겠다는 속내가 더 짙다.
우선 전자호구로는 유일하게 WTF의 공인을 받은 라저스트를 향한 ‘견제용’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보자. 아직도 아디다스는 팬아메리카와 아시아에 자사의 제품을 사용한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물론 태권도 종주국인 한국에서도 아디다스를 사용한 대회는 전무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독일에 근거지를 둔 아디다스가 상당수의 유럽 태권도 인사들을 포섭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가장 중요한 국내 태권도계 장악에는 실패했기 때문이다. 반면 라저스트는 지도관 태권도 원로인 이승완 대한태권도협회 상임부회장을 자사의 회장으로 영입해 국내는 물론, 미국과 아시아 시장 진출에 있어 상당한 이득을 봤다. 결국 아디다스는 앞서 언급했던 미진한 부분을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종주국에서의 ‘아디다스컵’ 개최라는 승부수를 띄우게 된 것이다. 이를 발판 삼아 그동안 라저스트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물줄기를 아디다스 쪽으로 다시금 바꿔보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자연스레 라저스트만 공인한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F)에 상당한 압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회 개최를 통해 아디다스 전자호구를 향한 긍정적인 여론이 되면 WTF에게 그 동안의 공인과정, 향후 추가공인 등의 문제에 있어 큰 부담이 될 것이 자명한 것이다. 하지만 현재 WTF는 이런 아디다스의 움직임에 반감을 표하고 있다. WTF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아디다스는 잘못된 마케팅 기법을 사용해 왔다. 실례로 WTF의 인가를 받지 못한 유럽선수권대회를 개최해 출전선수들의 경력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국내에서 아디다스컵대회 개최 움직임도 마찬가지다. 거꾸로 올라오는 아디다스의 그릇된 마케팅 전략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디다스가 성능향상이 된 전자호구를 국내 태권도계에서 인정받기 원한다면, 대회개최보다 먼저 WTF 공인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먼저다. 애써 국내 여론을 형성해 WTF를 압박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의미다.
WTF의 조정원 총재는 지난 8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전자호구 사용을 천명한 바 있다. 이를 위해 내년 10월 세계선수권에서 먼저 전자호구를 사용할 뜻도 전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조 총재 개인이 전자호구를 사용하겠다고 의중을 밝힌 것일 뿐이지, WTF가 전자호구 사용을 100% 결정한 것은 아니었다. 집행위원회와 총회 등 밟아야 할 절차가 남아 있다.
최근 WTF는 전자호구와 관련해서 신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WTF 기술위원회회의에서는 전자호구 도입에 대한 찬반 의견이 진지하게 거론됐다. 또 지난주에는 이반 디보스 IOC위원을 중심으로 한 ‘WTF전자호구특별위원회’가 구성됐다. 즉 세계선수권 전자호구 도입과 관련해 원점에서 다시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10개월여 앞두고, WTF의 공인을 받은 라저스트와 '질 수 없다'는 아디다스 간의 싸움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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