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연재

[이경명칼럼]태권도는 상대성 운동이다

교육적 측면에서 품새는 정신성을 폭넓게 고양시켜주는 겨루기의 상위개념



태권도의 기술체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대자(對自)적 행위요 다른 하나는 대타(對他)적 행위이다.

인간적 몸짓 즉 동작 행위는 공격과 방어라는 형태로 드러나는데, 목표가 되는 대상(對象)이 다름이다. 먼저 것은 자기를 대상으로 삼는다면, 뒤의 것은 내 앞에 마주한 상대방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을 마음 속에 새기어 두자.

우리가 수련 시 동작(動作)을 행할 때 가장 중요시 여기고 반복하여 연마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을 기본동작이라 부른다. 기본동작의 이해를 위해 두 가지로 나누어 그 이해의 폭을 넓혀보자. 첫 째, 기본동작(Basic movements)은 수많은 기본기술 중에서 그 본이 되는 동작을 선정한 것으로, 14가지 동작으로 구성, 분류할 수 있다. 둘째, 넓은 의미의 기본동작이란 그와 같은 규범성에서 벗어나 모든 동작의 정확성을 위한 교육적 수단으로써 일컫는 범주라는 것이다.

동작(動作, Motion, Movement, Action)의 사전적 의미는 "몸과 손발을 움직이는 짓"이다. 즉, 몸짓을 일컫는데, 그 몸짓은 일단은 윤리적인, 교육적인 행위를 뜻하는 것이 전제가 되고 있다.

위의 세 가지 문단을 연계지어 하나의 그림을 그려보자. 첫째 누구를 상대(相對, 서로 마주봄)하느냐, 둘째 상대의 대상이 무엇이냐, 셋째 윤리적이고 교육적인 행위란 무엇이냐 등에서 하나의 그림을 완성할 수 있겠다. 대자적 행위는 자기를 상대하는 것이고 대타적 행위는 내 앞에 마주한 상대방이 실존(실제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키포인트 하나는 즉자(卽自)이고 다른 하나는 대타(對他)라는 것이다. 여기서 ‘대상(목표가 되는 것)이 같을 수 없다’는 함의(含意, 그 말에 그러한 뜻을 가지게 함)다.

즉자는 나를 기준으로 하는 목표이고 대타는 상대방의 목표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다. 우리의 신체를 세 단계 부위로 구분지어 그 대표적인 급소를 목표로 정해두고 있는 데, 하단전, 몸통의 명치, 얼굴의 인중(급소)이 그것이다. 동작의 교육적 윤리적 행위의 함의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몸통지르기를 할 때 대자의 (가상假相의) 명치급소를 겨냥하는데 주먹의 높이는 자기의 명치높이를 기준으로 삼는다. 일상적 수련 시 모든 동작 수련은 자기를 상대하는 것을 전제하기에 아래, 몸통, 얼굴 이 세 단계 목표의 높이에는 변함이 없어야 한다. 이 같은 원칙의 이해 없이는 수련, 연마, 단련 등이라고 일컫는 행위는 교육적 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지난 5월 7일 열린 제7회 WTF세계청소년태권도선수권대회 모습


태권도는 상대성 운동이다.
그 운동 형태가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하나의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는데, 태권도의 기술체계는 대자적 행위의 ‘품새’와 대타적 행위의 ‘겨루기’로 구분하고 있다. 이 두 기술체계를 기술적 측면과 교육적 측면으로 구분지어 살펴보자. 기술적 측면에서 품새는 겨루기를 위한 하위개념이다. 하지만 교육적 측면에서는 겨루기에 앞서 품새는 정신성을 폭넓게 고양시켜주는 상위개념이라는 것이 필자의 관점이다. 이에 반해 김용옥은, "품새는 어디까지나 겨루기에 대하여 하위개념이다. 품새는 완벽을 지향한다. 겨루기는 불완벽을 지향한다. 그런데 불완벽은 완벽보다 상위개념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김용옥이 실전성을 잣대로 한 표현이라면 필자는 수양성을 잣대로 한 표현의 다름이지, 그것은 관점의 차이에서 빚어진 결과로 봄이 무난할 듯하다. 스포츠의 실전성 강조와 무도로서의 수양성 강조는 동전의 앞뒤 차이에 비유할 수 있다. 100원짜리 동전 하나를 두고 아이들의 놀이, 즉 동전치기냐 아니면 한 봉지의 과자를 싸 먹을 것인가의 다름일 듯하다.

품새의 유래는 아무래도 겨루기를 위한 혼자서 가상의 공방기술을 익히기 위해 만들어지게 된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그 이상의 차원에서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태권도의 품계를 가늠하는 심사에서 겨루기에 앞서 품새의 우위가 그것이다. 반면 명칭에서는 겨루기 단원이 경기스포츠로서의 선점으로 왈(曰) “태권도선수권대회”라는 명칭이 뒤늦게 경기종목으로 부상한 품새의 명칭 즉 “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라는 한정성이 그것이다.

품새는 품새선 즉, 품새의 선(線)이라는 공간이 있고 겨루기는 8x8m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서로 간에 격투기 형식을 띠고 있다. 품새와 겨루기 단원의 격투 형태의 차이는 손과 발의 빈도수에 따르고 그것들이 확연히 구분되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종목으로서 품새는 동작의 정확성과 숙련성에, 겨루기는 정확성과 강도에 따라 평가(채점기준)되고 있다. 품새는 교육적인 차원을 중히 여기고 있다고 볼 때, 겨루기는 윤리적인 차원에서 경기규칙이 엄하게 다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태권도, 그 운동성의 기초적 원리 이해는 필수적이다. 기초, 기본 개념은 아주 중요시되는 단어다. 기초(基礎)의 사전적 의미는 ‘사물의 밑바탕’건조물, 구축물 따위의 무게를 받치기 위해 만든 바닥(토대)’등이다. 예를 들어 먼저 것은 기초지식이고 뒤의 것은 튼튼한 기초위에 선 건물 등으로 표현이 가능하다. 필자는 기초지식을 위해 칼럼의 말머리를 이렇게 펴고 있는 것이다. 기본(基本)은 ‘사물의 근본’을 뜻하고 기본동작, 기본교련 등 표현이 있다. 기본 개념의 이해를 위해 다음 글은‘동작(動作, Motion, Movement, Action)’ 편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경명 태권도문화연구소 대표의 품새 칼럼은 매주 수요일 총 6번에 걸쳐 연재 연재 예정입니다.

[담당자 = 정대길 기자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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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월광참무 2008.12.03
이교수님의 책을 읽어봐도 컬럼들을 봐도 전부 국어사전에 준한 풀이와 용례의 나열 그리고 지식의 결합이군요. 태권도를 품새와 겨루기는 전혀 다른 분야입니다. 현재의 태권도 겨루기는 그저 태권도 겨루기 내에서 득점만을 위한 기술로 변질된 상태입니다. 무예로서 품새기술을 응용한 겨루기는 전혀 다른 형태를 취하죠. 정말 품새를 현재 그 연세까지 연마하시는지 궁금하군요.
반박 2008.12.03
엄연히 경험에서 우러나온 품새의 본질을 파고들은 글입니다. 칼럼 쓸정도면 일가견이 있는 전문가죠, 너무 비하하지 마세요,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품새를 이정도로 이론적으로 정리 할 사람은 이교수님 밖에 없는걸로 알고있습니다.
대택인 2008.12.04
머리로 아는 것과 몸으로 할 줄 아는 것. 이게 다른 것이라는 것은 맞는 말이다. 이론과 실기의 병행. 이 도한 존말이다. 머리와 몸, 그리고 이론과 실기를 제대로 병행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사람 중에 한 분이 바로 이경명선생이다. 젊은 시절 세계를 누비고 다닐때 그 막강한 실력은 누구나 인정한다. 그리고 이제 70객으로 후진들에게 자신 속에 내재한 지식을, 경험으로 축적된 살아있는 지식을 전하고 계신다. 모쪼록 건강하게 후학지도에 더욱 많은 시간을 가지시길 빈다.
비광풍월 2008.12.04
월광참무님 어떤 경위로 아래의 글을 쓰셨는지요. 국어사전에 준한 풀이와 용례의 나열과 지식의 결합이라... ㅎㅎㅎㅎ 님의 글에서 천한 냄새가 베어남은 비단 저만의 생각일까요 그럼 님께서는 태권도 교본한번 제대로 보시는지요. 또한 날마다 품새를 수련하는지요 하늘 한번 보시구려 비방은 비방을 낳습니다. 님께서 어떤 분이신줄은 모르지만 이소장님처럼 태권도를 위해 많은 책을 저술하시고 그나마 황무지 같은 우리 태권도계에 굿굿한 상록수로 서있는것 만으로 큰 도움이라 생각합니다. 님께서도 책한번 내보시구려...내 2권정는 사서 읽어 주리다 ... 그럼 깊은밤되시길...
무림광무 2008.12.04
이교수님처럼 우리 태권도를 사랑하시고 태권도에 대해 해박하신 분도 없는줄 압니다. 비방은 하지 맙시다 제가 알기론 태권도 관련책을 가장 많이 쓰신분으로 알고 있는데요 태권도를 사랑하시는 노교수님을 존경하여도 모라랄판에 비하하는 월광참무 도대체 뭔 뜻이요 난 무지해서 잘모르지만 광땡이가 참패당했다는 뜻이요 부끄러운줄 아시요 태..택...끼 이사람아... ㅊㅊㅊㅊㅊ &#52181;...
무림풍월 2008.12.04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 개떼들의 천국이냐? 왈왈거리기는,,, 머리로 아는것과 몸으로도 할 줄 아는 것은 다른 것이란다. 자기가 말로 주절대는 경지를 몸으로 한 번 보여줘봐라.. 우리나라 태권도 품새대회가 왜 이모양이고 세계 품새대회가 저모양으로 흘러가는데. 그 자리에 중책으로 앉아 있던 사람답게 이론과 실기가 병행했으면 하는 바램이지. 비방은 대책없는 욕설과도 같은거고 아는 사람만 아는 것이지 흘흘흘
태권도 2008.12.10
품새의 중요성이라면 진행선, 균형감각, 손발동작의 협응성, 공방의 리듬 강약 속도 조절을 스스로 익힐 수 있다는데에 의미가 있다. 무론 새로운 기술 조합도 익힐 수 있고. 절대로 간과 되서는 안될 부분이 상대방과의 실지 대련 연습을 통한 기술 적용법이다. 품새에서 익힌 모든 기술과 능력을 상대와 함께 수련 하므로 동작의 의미와 실지적용에서는 어떻게 달라 지는가를 알아야 한다. 여기서 호신능력도 향상되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