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성이의 태권도 수련기 (21)
요즘 남녀공학 학교가 상당히 많아지고 있으나 몇 년전의 일이지만 내가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만 해도 남녀공학 학교는 시골학교나 대도시의 몇몇 학교를 제외하면 그리 많지 않았고 나 또한 국민학교 졸업 이후는 등교시간에 몇몇 여자애들을 보는 이외에는 거의 여자를 보지 못했었다.
특히 우리 학교가 도심지에 있지 않았고 중학교때 우리 학교는 후면에는 산, 앞에는 논과 시내가 있는 배산임수의 명당이었고 옆으로는 과수원과 공동묘지가 있었다.
고등학교 때는 비록 후면에 산은 있지 않았지만 학교를 둘러싸고 있는 것은 전부 다 논이었다. 사람들은 오해할지도 모른다. 무슨 시골에 있는 학교를 다녔냐고.
그러나 내가 살아온 전주는 전라북도에서 가장 큰 도시이고 도심에 학교도 많이 있었으나 어떻게 뺑뺑이를 잘못 돌려서 그랬던지 언제나 시 외곽 지역의 학교로 떨어졌고 이에 나는 여자는 눈씻고도 찾아볼 수 없었고 여자에 대해서 언제나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지원한 과의 남녀 비율이 4:1이다. 여자 40명 남자 10명. 완전히 꽃에 둘러싸인 것이다. 이에 나는 너무 행복했고 그 40여명의 여학우들과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리고 그 날은 왔다. 학과 오리엔테이션.
나는 아름다운 생각을 하며 집을 나섰고 기분이 너무 좋아서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이제 정말 자유롭고 아름다운 생활의 시작인 것이다. 오리엔테이션 참가인원 여자는 전원참석 남자는 단지 네명만이 참석 그리고 이 모두를 통틀어 내가 가장 뚱뚱하다.
그러나 난 결코 이런 것에 꿀리지 않았다. 그리고 아름다운 여학우들이 있는지 쭉 둘러봤다. 있다 마음 속으로 흡족하다. 오리엔테이션의 꽃은 자기소개와 장기자랑. 나는 별 생각없이 그냥 이름하고 졸업한 학교만 말하고 내려올려고 그랬다.
그런데 아까부터 심상치 않게 분위기를 잡고 있었던 녀석이 있었다. 그 녀석의 장기자랑 차례가 돌아오자 그 녀석은 웃통을 벗더니 갑자기 춤을 춘다. 그것도 상당히 단련된 웨이브와 그밖에 브레이크 기술을 선보인다.
갑자기 여학우들이 호응을 하며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날린다.
어! 이 이건 아닌데! 그 녀석 다음에 나였다. 그리고 그때부터 나의 계획은 틀어지게 된다. 결코 질 수 없다., 나만의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 그래 뭔가를 해보자!, 무엇을 보여줄까?, 내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낙법을 해볼까?, 아! 아니, 바닥이 시멘트바닥이라 낙법을 하면 죽는다., 발차기를 해볼까?, 아! 아니, 아직 어설프다., 그럼 도대체...
내 차례가 왔고 나는 대책없이 나갔다. 그래도 얼굴에는 여유스런 웃음을 띠고.내 앞 차례에서 장기자랑을 한 녀석이 너무 반응이 좋았기에 이번에 어설프게 하면 나는 일학년 때부터 완전히 매장이다. 튀어야 산다. 순간 그것이 생각났다.
그래 그거라도 해보자!.. 나는 씩 웃고 여유스럽게 몸을 돌려 잠바를 벗었다. 그리고 몸을 돌려 학우들을 쳐다봤다. 순간 강의실이 웃음의 도가니가 되었다.
헉! 왜 이런 반응을 순간 나는 남대문이 생각났다. 순간 오싹한다. 그리고 몸을 돌려 남대문을 쳐다봤다. 어라! 이상없는데 그러자 다시 학우들이 웃어댄다. 그러자 옆에 서있던 학과 회장이 “야 너 내복 삐져나왔어” 나는 황급히 내복을 바지 속으로 쑤셔넣었다(뚱뚱한 사람은 추위를 많이 탄다).
난 얼굴이 절로 붉어졌다. 그래도 이대로 물러날 수 없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중어중문과 1학년이 될 강재성이라고 합니다. 학교는 ** 학교를 나왔고요.이 자리에 멋있는 선배님과 아름다운 여학우님들이 있어서 너무 좋네요. 사실 제가 장기자랑이라고 할 것은 없는데 역근경이라고 그 달마대사가 만든 역근경 12식중 3식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러자 남자 선배들이 무슨 달마대사가 나오고 역근경이라는 무협지에서 낯익은 단어가 나오자 기대에 찬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아마 내가 쿵푸같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날라 다니는 것을 기대했는가 보다.
"자! 위타헌저제일세입니다.”외치고 나는 허업 기합을 넣으며 손을 모았다. "자! 위타헌저제이세입니다.”외치고 나는 팔을 벌렸다.
"자! 위타헌저제삼세입니다.”외치고 나는 팔을 올렸다.
나는 땀을 닦으며 잠바를 입었다. 그러자 한 선배가 "끝이냐?", 나는 "예”그래도 오리엔테이션을 무사히 마쳤고 이제 신입생 환영회의 일종으로 학교 근처의 술집에 가는 길이었다. 모두 같이 가는 길이었고 내 앞으로는 어여쁜 여학우가 지나갔다. 그런데 그 여학우는 어여쁘면서도 성격이 활달했다.
그 여학우는 고개를 돌려 "안녕 난 ***데 너 진짜 웃기더라”하며 씩 미소를 보인다. 난 좋아서 "헤헤","으 응”하는데 콧물이 찍 나온다. 쪽팔렸다. 어여쁜 여학생 앞에서 이게 웬 망신이란 말인가!"(사실 콧물 감기에 걸렸었고 그날은 추웠었다).
*달마 역근경은 존재하고 사실 이 역근경은 무협지에서 너무 과장을 한 면이 있으나 사실 기 체조의 한 종류이고 그 역사는 위진 남북조시대때의 것이 아니라 청나라때 만들어진 귀족들이 하던 보양체조이고 비슷한 것으로는 12단금이나 8단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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