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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태권영웅 손태진, '전자호구 울렁증'

베이징 태권영웅 손태진, '전자호구 울렁증'

같은 팀(삼성에스원)의 남자 플라이급 전진수는 '펄펄'


손태진의 모습


‘2대 0.’ 베이징올림픽 남자 -68kg급 금메달리스트 손태진(20,삼성에스원)의 ‘2009년 국가대표선발 예선전(이하 예선전)’출전 성적표다. 지난 25일 김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예선전 남자부 페더급 A조 5번째 경기에 나선 손태진은 한수 아래의 박형진(수원시청)을 맞아 제대로 된 득점 한번 얻지 못한 채 완패했다.

이날 경기 직후 많은 전문가들이‘손태진은 전자호구만 입으면 힘이 빠진다’고말할 정도로 손태진은 무기력했다. ‘머리카락 빠진 삼손’처럼 손태진은 특유의 빠른 스피드도, 허를 찌르는 얼굴 공격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간간이 손태진의 오른발 몸통 돌려차기가 상대 몸통을 강타했지만, 그 역시 포인트로는 연결돼지 못했다. 이날 손태진은 이미 국가대표 최종선발전 티켓을 확보한 까닭에 승패에는 크게 연연하지 않았다. 하지만 워낙 전자호구 경기에 대한 부담감이 컸던 까닭에 이번 경기는 손태진 본인의 자신감 회복을 위해 중요한 경기였다.

전자호구를 입은 손태진의 패배는 이번이 두 번째다. 손태진은 지난달 12일 전남 장흥에서 열린 전국체전 밴텀급 경기에서도 연장 서든데스 끝에 무명의 장원진(충남)에게 패배했다. 물론 방심한 탓에 막판 얼굴 공격을 허용하며 다 잡은 경기를 놓쳤지만, 이날도 손태진의 날카로운 몸통공격들은 번번이 무위로 끝났다.

이같은 손태진의 ‘전자호구 울렁증’에 삼성에스원의 김세혁 감독은 “아직 전자호구에 대한 적응이 덜 된 탓이다. 만약 전자호구를 사용한 국제 메이저대회(세계선수권,올림픽 등)의 일정이 확정, 발표된다면, 장기적으로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를 고려해 차근차근 적응해 나가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올림픽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이번 패배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자신이 경험 삼아 출전하고 싶다고 한 경기였다”고 전했다.

특이한 것은 같은 팀(삼성에스원)의 남자 플라이급 전진수(20)는 손태진과는 다르게 전자호구를 입은 뒤, 되려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전진수는 이번 국가대표 예선 8강전에서 단 4번의 발차기로‘7대0’ 이라는 점수를 뽑아내는 등 그야말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나래차기(연결발차기)를 주특기로 하는 전진수의 발차기는 매끄럽게 상대의 전자호구를 강타했다. ‘그가 때리면 득점’이라는 말도 무리 없어 보일 정도로 전자호구에 빠른 적응력을 보여준 것이다.

선수별로 나타나는 이런 엇갈린 현상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날 국가대표 예선전에 참가한 상당수의 태권도 전문가들은 기존호구에 익숙해져 있는 일부 수준급 선수들의 ‘빗차기 식’ 발차기에 그 문제점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스피드 싸움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변화된 돌려차기가 전자호구식 ‘센서 접촉 돌려차기’와 엇박자를 이루기 때문이죠. 이런 현상이 계속된다면 전자호구에 맞춰 선수들의 발차기 훈련을 달리해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다." 예선전에 참가한 상당수 지도자들의 말이다.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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