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태권도 교류의 전망 밝은가?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평양에서 열린 제4차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북한측의 제의로 남한과 북한 대표단은 "남과 북은 태권도 시범단 교환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쌍방 태권도 단체들 사이의 접촉을 권고하기로 한다"고 합의했다.
북한의 이번 제의는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을 계기로 세계태권도연맹(WTF) 태권도가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영향력을 지닌 스포츠로 발돋움한 반면 북한이 주축이 된 국제태권도연맹(ITF)은 국제올림픽위원회로부터 인증조차 받지 못하는 등 ITF 태권도의 영향력이 국제스포츠계에서 갈수록축소되고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고 분석된다.
이에 북한의 태권도 협회는 남한의 태권도 협회와 교류를 터 다시 한번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함과 동시에 태권도를 매개로 경제적 이익창출과 함께 세계에 대한 북한의좋지 않은 이미지를 쇄신하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경희대 전익기 교수는 태권도 교류에 대한 북한측의 제의에 대해 "이미 전세계에서 역량을 과시하고 있는 WTF 태권도와 함께 ITF 태권도가 단번에 세계 진출을 꾀하기 위한 것"이라며 "북한도 더 이상 올림픽 정식종목인 WTF 태권도를 등한시할 수 없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남북한 태권도의 교류가 실현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WTF와 ITF는 태권도의 발생시기부터 전혀 다른 견해를 보이는 등 두 태권도는 모든 면에서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이다.
ITF는 최홍희 ITF 총재가 1954년 말에 태권도를 창시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WTF는 태권도는 2000년 이상 된 한국 고유의 전통 무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태권도의 철학을 담고 있는 품새 또한 WTF와 ITF는 전혀 다른 면을 보이고 있다. WTF 태권도에는 태극 1장부터 8장까지의 유급자 품새와 고려부터 일여까지의 유단자 품새가 있으며 ITF 태권도에는 천지부터 통일까지 총 3천 2백개 동작으로 이루어진 24개의 품새가 있다.
WTF와 ITF 태권도의 품새는 서로 품새의 수와 명칭 그리고 구성동작이 전혀 다를 뿐더러 품새에 담겨 있는 철학 또한 전혀 다르다.
WTF 태권도 경기에서 선수들은 몸통보호대와 헤드기어 그리고 낭심보호대를 착용하지만 ITF 태권도 경기에서는 선수들이 낭심보호대와 글러브 그리고 신발을 착용한다.
또한 경기 규칙도 WTF와 ITF는 큰 차이를 보인다. 먼저 WTF에서는 수기에 의한 얼굴공격을 금하고 있지만 ITF에서는 얼굴 수기공격을 허용하고 있다. 또한 WTF에서는 공격의 난이도 및 가격부위에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1득점을 인정하지만 ITF에서는 공격의 난이도와 가격부위에 따라 최고 3득점까지 인정하고 있다.
이렇게 WTF와 ITF 태권도가 상이해 남한과 북한 태권도의 교류는 결코 쉽지 않지만 일단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남북 태권도 교류에 합의함에 따라 머지 않은 시기에 남한과 북한의 태권도 교류는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WTF 총재이자 대한태권도협회 회장인 김운용 씨도 "(남한과 북한 태권도계의 교류 제의는) 반가운 일이다. 많은 문제가 있겠지만 민족동질성 회복이라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남북 태권도 교류 및 통합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혀 남북한 태권도의 교류 실현성을 더욱 밝게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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