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용 회장의 언론플레이

김운용 대한태권도협회 회장이 또 한번의 시의적절(?)한 언론플레이를 선보였다.
김 회장은 오늘(19일) 기자회견을 갖고 태권도의 올림픽 영구종목 채택과 북한 태권도와의 교류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그런데 그 내용을 보면 특이할만한 내용이 없어 굳이 왜 남북 당국이 태권도 교류를 합의한 이 시점을 골라 기자회견을 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동아일보에서 연합뉴스를 받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그는 최근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는데 그 내용이 태권도가 아테네 올림픽에서도 정식정목으로 채택됐다는 내용이었다는 것이다.
아테네 올림픽에 태권도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는 사실은 이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에서 지난 13일 다음 올림픽에서도 태권도를 채택하기로 결정한 후 국제올림픽위원회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됐고 본 사이트에서도 지난 7월 4일자로 보도한 바 있는 새로운 뉴스가 아니다.
아테네에서는 이미 태권도 경기를 치를 경기장을 짓고 있고 이미 대회 일정표에도 포함된 사실을 본 사이트는 아테네 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와의 전화통화를 통해서 특종 보도하기도 했었다.
김운용 회장은 그동안 올림픽에 태권도가 영구종목화 되어야 한다는 것을 명분으로 자신의 행위나 정책에 대한 비판을 무마해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다시 말해서 태권도의 올림픽 영구종목화라는 과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왔다는 것이다.
그 자신도 오늘 기자회견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규정상 영구종목이라는 것이 없음을 인정했다. 그런데 김 회장은 굳이 기자회견에서 사마란치에게서 받은 편지 내용을 공개하고 나선 것이다. 이는 김 회장이 최근 합의된 남북 당국의 태권도 관련 합의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신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지 않도록 미리 쐐기를 박고 나온 것이다. 이는 기자회견에서 그가 "세계태권도연맹(WTF)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임명하는 국제경기단체(IFs)로 언제든지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조선올림픽위원회와 협의를 거쳐야 하겠지만 태권도협회간 교류는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그가 오늘 밝힌 내용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항상 해오던 얘기며 전혀 전향적인 입장 표명이라 할 수 없다.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는 말은 고개를 숙이고 들어오라는 말에 다름 아니며 태권도협회간 교류는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은 좀더 적극적인 태권도 교류 즉, 세계태권도연맹과 국제태권도연맹 사이의 교류를 피하고 대한태권도협회와 조선태권도위원회와의 교류로 제한하겠다는 말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지난 시드니 올림픽 때도 올림픽을 불과 한 달도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태권도 경기에 북한 선수가 참가할 수 있게 두 장의 와일드카드를 주겠다고 발표해 언론에 크게 보도된 바 있다. 그러나 그 제의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쇼였다. 언론플레이용 또는 정치적 제스쳐에 불과했던 것이다.
경기규칙 자체가 크게 다른 북한 태권도 선수를 일방적으로 나오면 붙여주겠다는 식으로 발표한 데다가 남북관계의 특성상 그런 식으로 발표하면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제안이었다는 것은 김 회장 자신부터 너무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북한 선수가 어떻게 전혀 다른 경기 규칙에 맞춰 그 짧은 시간에 훈련을 해서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단 말인가? 북한측이 그 제의에 아예 반응조차 보이지 않은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한편 김 회장의 이런 언론플레이 또는 정치적 제스쳐에 대해 지금까지 일언반구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그대로 보도하고 있는 한국 언론도 김 회장 못지 않은 비판을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몰라서 그러는 것이면 공부를 더해야 할 것이고 알면서도 그러는 것이라면 언론이기를 포기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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