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레드삭스'조차 작은 걸림돌인 태권도장

[신준철 기자의 태권도 IN U.S.A]김재훈 태권도장의 비밀 1편
태권도 종주국은 한국이다. 하지만 태권도의 최대시장은 단연 미국이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도 태권도를 수련하지 않았던가. 미국은 태권도 사범에게 매력 있는 시장이 분명하다. 특히 경기침체, 초등학생의 감소 등 잇따른 악재로 갈수록 도장 운영이 힘든 국내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과거처럼 젊은 혈기 하나만 믿고 미국행을 결정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다. 시장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에 <무카스>가 2주간의 일정으로 ‘보스톤’, ‘뉴욕’, ‘뉴조지’, ‘LA’ 등을 직접 방문한다. 짧은 기간이지만 현지 한인 사범들의 살아있는 모습,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태권도, 숨겨놓은 미국 성공 노하우 등을 연속 기획으로 다룰 예정이다. -편집자 주-
지난해 메이저리그(MLB) 우승팀인 보스턴 레드삭스.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연고지를 둔 레드삭스의 홈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경기장 일대 교통이 마비된다. 1901년 창단한 레드삭스에 대한 보스턴 시민들의 자부심과 열정은 대단하다. 하지만 레드삭스 때문에 뜻하지 않게 피해를 보는 곳도 있다. 바로 김재훈 태권도장 보스턴 본관이다.

김재훈 태권도장 보스턴 본관. 뒤쪽으로 100미터만 걸어가면 레드삭스 홈구장이다
미국 도장은 한국처럼 차량운행이라는 것이 없다. 각자 알아서 도장을 찾아와야 한다. 아동 수련생도 부모들이 직접 데려다 주고 데리고 간다. 대부분이 개인차량을 이용한다. 그래서 주차공간이 필수다. 김재훈 태권도장 본관은 레드삭스 홈구장 바로 뒤편에 위치해 있다. 불과 1백 미터도 안 되는 거리다. 그래서 김재훈 태권도장은 레드삭스의 홈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주차 홍역을 앓는다. 관원들이 주차할 곳을 찾기도 힘들뿐더러 이날은 평소와 다르게 주차비로 30불을 지불해야 한다. MLB는 대략 4월부터 10월까지 경기가 진행되고, 그 중 절반이 홈경기다. 김재훈 태권도장 본관은 최악의 입지조건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재훈 태권도장은 34년간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것도 성공신화를 써 내려 가면서 말이다. 입지조건을 감안하면 망해도 벌써 망해야 할 곳이 도대체 무슨 마법을 부린 것일까. 김재훈 관장은 “처음 이곳을 계약할 때 야구 시즌이 아니라서 이런 문제가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지. 당시에는 보스톤 중심가에 태권도장을 열겠다는 일념 하나였지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없었거든. 사실 이 문제(야구시즌 주차)로 도장을 그만두는 사람도 적지 않아. 하지만 30불을 지불하면서도 꾸준히 다니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을 보면 신기할 뿐”이라고 설명한다.
이런 기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우선 김재훈 관장에게서 찾을 수 있다. 미국에서 어느 정도 사회적 위치에 오른 사람은 대부분 골프를 친다. 비용도 한국보다 훨씬 저렴하다. 그래서 우스갯소리로 '미국에서 골프를 치지 않으면 도인이 된 사람이거나 다른 분야에 반 미친 사람'이라는 말을 한다. 김재훈 관장은 태권도에 반 미친 사람이다. 김 관장은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태권도장을 위해 시간을 할애한다. 토요일에는 별도로 블랙벨트 클래스를 지도한다. 이 클래스에 나오는 수련생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최소 50명이상이 참석하는데, 전부 성인이다. 3년 이상 걸려 취득한 블랙벨트를 매고 김재훈 관장의 특별 지도를 받는 것은 이곳 수련생들에게는 대단한 영광이다. 일요일에는 보스톤 내 지관을 돌며 심사 및 부분 지도를 한다. 그의 생활은 도장에 맞춰져 있다. 그렇다고 가정에 소홀한 것은 아니다. 김 관장은 태권도장과 가정생활을 철저하게 분리한다. 가정으로 돌아간 김재훈 관장에게 평소의 카리스마는 찾아보기 힘들다. 자상한 남편, 인자한 아버지의 모습이다. 자기 관리에 철저한 사람이다.

김재훈 태권도장 보스톤 본관의 내부 모습
여기에 김재훈 태권도장만의 독특한 교육 프로그램을 접한 사람은 태권도의 매력에 빠지게 만든다. 익히 알려진 대로 김재훈 태권도장의 수련생 대부분은 성인이다. 보스톤 본관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이는 품새(창헌류)를 통한 동기 부여와 단계별 지도, 실전을 방불케 하는 겨루기, 수련생 간의 자연스러운 커뮤니티 구축 등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또 아동 수련생은 미국 실정에 맞게 지도하며, 성인들과는 분리해서 수업을 진행한다.언뜻 보면 간단해 보이는 지도법이지 이는 김재훈 관장만의 30여년간 노하우가 축적된 경영방법 중 하나다.
김재훈 도장 자체도 하나의 경쟁력이다. 34년간 고집스럽게 지켜온 보스톤 본관은 이제는 역사가 되고 있다. 도장 외관은 영화 ‘록키’를 연상시킨다. 낧아 보인다는 뜻이다. 하지만 약간은 가파른 계단을 올라 도장 시설을 보면 웬만한 휘트니스 센터 못지 않다. 샤워, 사우나 시설 및 개인 라커룸 등을 완비했다. 반면 도장 안은 현대적인 부대시설, 무도의 풍취가 묻어나는 인테리어, 그리고 한국을 알리는 그림과 사진들이 걸려 있다. 3곳으로 나눠진 도장은 수준별 클래스를 가능하게 구성됐다.
이러한 김재훈 태권도장만의 운영 방법은 보스턴 레드삭스조차 작은 걸림돌로 만들어 버리는 마법을 만들어 낸 것이다.
* 김재훈 태권도장의 비밀 2, 3편은 19, 20일 연속으로 연재 될 예정입니다.
1편 : 보스턴 레드삭스조차 작은 걸림돌인 태권도장 (18일)
2편 : UFC보다 먼저 시작된 실전 태권도겨루기 (19일)
3편 : 태권도 품새를 배우려고 줄을 서는 성인들 (20일)
[보스턴 =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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