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은 북측의 제안을 받아들여라
지난 10월 21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국제태권도연맹(ITF) 최홍희 총재에게 세계태권도연맹과의 통합을 위해 자신이 적극 협조할 것을 밝힌 것이 지나가는 소리가 아니었음이 분명해졌다.
지난 12월 12일부터 16일까지 평양에서 진행된 제4차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북측이 정식으로 남측에 태권도 교류를 제안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양측은 회담이 끝난 후 발표한 공동보도문에서 남과 북은 태권도 시범담 교환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쌍방 태권도 단체들 사이의 접촉을 권고하기로 한다고 합의했음을 밝혔다.
북측은 이번에 남측 대표단을 태권도전당으로 초청해 조선태권도위원회 시범단의 시범을 보임으로써 자신들의 제안이 매우 적극적인 것이라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거두절미하고 이는 두 손 들어 환영할 일이다. 남과 북이 힘을 합해 해결해야할 일이 한 둘이 아니지만 태권도 교류 및 통합 문제도 결코 차일피일 미룰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태권도계의 입장에선 매우 중차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그동안 남북한 태권도계는 양측 정부당국의 권고이전에 왜 먼저 주체적으로 나서서 이 문제를 풀지 못했는가에 대한 반성에 기초해 양측 정부당국의 권고에 적극적으로 호응해 나서야 한다. 북측의 경우 체제의 성격을 봤을 때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남측은 경우가 약간 다르다. 최근 김운용 세계태권도연맹 총재가 이번 합의에 대해 적극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고 있으나 그간 보여온 그의 행적을 봤을 때 그의 언급은 크게 신뢰할 만하지 못하다.
그가 총재로 있는 세계태권도연맹은 국제 태권도계에서 한번도 국제태권도연맹을 파트너로 인정한 적이 없고 거듭되는 국제태권도연맹의 대화 제의에 응한 적이 없었다. 98년에는 최홍희 총재의 한국 방문을 무산시켰다는 의혹을 사고 있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언급이 신뢰를 받기 힘든 측면이 있지만 아무튼 그가 말이라도 그렇게 했다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며 남북의 당국이 나선 이상 김운용 총재 또한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태권도연맹과 국제태권도연맹이 당장 조직통합의 길을 걸으면 좋겠지만 그것이 당장 실현되기 어렵다면 이번에 남북 당국이 권고한 태권도 시범단 교류를 위한 접촉에 시급히 나설 것을 촉구한다. 일단 합의 사항에 쌍방의 태권도 단체로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주체는 대한태권도협회와 조선태권도위원회가 돼야 할 것이다.
대한태권도협회 회장이기도 한 김운용씨는 하루라도 빨리 내부 의견수렴을 마치고 조선태권도위원회측에 태권도 시범단 교류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접촉을 제안해야 할 것이다.
남측에서는 국기원 시범단을 북측에서는 조선태권도위원회 시범단을 각기 파견해 시범활동을 펼친다면 이는 최근 빠른 추세로 진행되고 있는 남북 화해협력 분위기 확산에도 기여하는 일이 될 것이다.
이제 공은 남측으로 넘어왔다. 남북 태권도가 하나되기를 바라는 전세계 양심적인 태권도인들은 과연 대한태권도협회와 김운용 회장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두 눈 바로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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