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연재

[특별기고]세계무술연맹, 유네스코자문기구의 의미

국제적인 NGO확보 국가적 위상 높아졌다


우리 무술계는 개화기와 일제시대에 겪었던 국가주의적 내셔널리즘에 연연하고 있다. 올림픽정식종목이나 무술에 내재된 정치적 사회적 의제에 치중되어 왔고, 표면적으로는 경기화를 시도하면서도 내면에는 상무정신이라는 근대적 문화현상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을 모두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지만, 세계무술연맹이 유네스코 자문기구로 인정된 지금은 우리 무술계는 또 다른 과제에 직면해 있다.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를 중심으로 문화유산에 대한 유네스코의 등재를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왔다. 그것도 막대한 예산을 써 가며 ‘세계문화유산’이라는 타이틀을 확보하고 이에 대한 보호와 육성을 위해 노력해 왔다. 이런 가운데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서 ‘무술’이라는 영역이 새롭게 등장했다.

이번 세계무술연맹의 유네스코 자문기구 인정은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한 세계문화유산의 관심거리와는 전혀 다른 성격이고 큰 성과다. 세계 각나라의 무술에 대해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심의하고 지정하는 기관이 우리나라에 본부를 두기 때문이다. 이것은 국제적인 NGO를 확보했다는 국가적인 위상이 될 것이고, 무술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무술에 대한 지위확보와 영역이 세계무술계에 크게 작용을 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이러한 성과뒤에는 세계무술연맹의 소병용의장(전, 유엔대사)의 외교력과 그의 리더십이 크게 작용했다. 온 나라가 올림픽종목에 집중하고 문화콘텐츠를 부르짖던 2002년 10월 세계무술연맹은 충주라는 도시에서 조용히 창립됐다. 그 다음해에 외교통상부 민간단체로 등록되고, 올해 들어 외교통상부 법인으로 거듭 태어났다. 이러한 행정적인 절차 뒤에는 6년간의 보이지 않는 노력도 있었다. 일부는 그게 어떻게 되겠느냐는 비난 아닌 비난도 있었고, 중국과 일본이 가만히 있겠느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소의장은 유네스코의 각기구와 각국을 돌며 무술에 대한 문화적 가치에 대해 설명해 왔다. 이러한 과정에서 2년전부터 무엇보다 우려가 컸던 중국과 일본이 긍정적으로 인정하면서 연맹관계자들은 확신을 갖게 됐다. 이러한 과정에서 지난 6월에 있었던 유네스코 회의에서 청신호를 확신하고 이번에 인정된 것이다.

세계무술의 교류확대 계기마련, 택견-국궁-마상무예 청신호


세계무술연맹은 앞으로 무형문화유산로 등재하려는 각 국의 무술을 심의하고 목록화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유네스코 자문기구로서 국제기구의 책무, 세계연맹체로서의 책무, 그리고 발전지원책무를 수행한다. 이를 위해 가맹국가간의 교류와 유네스코 등의 국제기구들과의 유기적 공조체제, 세계화시대에 맞는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국가간 무술의 교류와 학술교류, 전문가교류 등이 이루어지며, 무술문화발전을 위한 지원 등이 뒤따른다. 이러한 역할과 기능을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세계무술학회와 세계무술아카데미 설립이 필연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 본부를 두고 있는 점에 대한 이익은 무엇인가? 우선, 세계무술연맹은 모든 문서가 영어와 한국어 두 개의 언어만을 사용하게 된다. 국제 공용어인 영어와 본부를 두고 있는 한국어를 선택한 것은 세계무술연맹의 규약에 명시되어 있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전세계에 한국어에 대한 위상은 높아진다.

그 다음은 전세계 무술인들이 한국을 찾을 수 밖에 없는 중앙본부로서의 기능이다. 수많은 무술관련학자들이 정기적으로 학술교류를 하게 되고, 세계무술인들이 정보와 교류를 하는 장이 본부를 둔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기존 국제스포츠기구를 능가하는 가치를 창출하게 된다.

세계무형유산으로서 전세계와 차별화되었고 가치가 인정될 수 있는 우리 무예는 어떤 것이 있을까? 필자의 의견이기는 하나, 당연히 택견과 국궁, 그리고 마상무예 정도일 것이다. 택견은 이미 우리 문화재로 등재되어 있고, 국궁은 일제시대의 영향으로 다분히 변용된 모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전통적인 사법과 사정에 대한 문화가 존재하고 있다. 그리고 마상무예는 90년대 말 문화재청과의 복원 및 재현과정의 노력을 통해 그 근원을 찾아낸 종목으로 이미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고 있는 차별화된 것이다.

이 무술들은 전통과 그 근원이 명확하다. 그러나 국내 해방이후 등장하기 시작한 신생무술들의 특징은 중국무술과 일본무도의 혼합형이거나 일부 이식(移植)된 것들이다. 이러한 무술이 우리사회에서 변용되고 재창시되는 과정을 겪어 지금의 무술판을 만들고 있다. 이들의 무술들은 세계무형문화유산과는 아직 거리가 멀다. 그것은 우리 문화속에 변용돼 완성된 것이 아닌 계속 변용되고 있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런 무술은 외면만 당할 것인가? 그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수많은 세계무술들이 한국을 찾을 때 당연히 이 무술들도 함께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것이고 무술이라는 큰 문화테두리 속에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세계본부를 두고 있는 국가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전승과 제대로 된 복원이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가 크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우리 스스로가 필연적으로 관심을 갖고 내세울 수 있는 무술에 대해서는 배려가 필요하다. 그리고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한국무술 하나 하나가 인정 받아 가는 과정에 대해 축하를 해 주고, 많은 무술들이 세계본부가 있는 종주국무술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갖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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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6

상큼하게 2008.11.09
내용 잘 읽었습니다. 좋은 소식이군요.
무사 2008.11.10
정말 큰 일이 있었군요. 무술이 더욱 발전할 수 있을것 같아요.
복원 2008.11.10
택견... 전승무술, 국궁 마상무예.... 복원무술, 태권도, 경호무술, 특공무술..... 창시무술, 복원무술이 90년대 후반에 복원을 시작했는데 태권도보다 역사가 짧다. 대신 문헌적 사료와 고증이 있다. 그럼 24반무예나 해동검도 처럼 민간차원의 연구복원된 무예는 어떠한가?
합기 2008.11.10
다른것은 모르겠고.. 합기도는 확실히 이젠 설자리가 없는것 같다. 세계무형문화유산의 등재에는 얼마만큼 관련성이 있을줄 모르겠지만.. 일본문화를 우리 문화로 하려 한다면 세계본부의 역활을 할 수 없을 것이다. 분쟁을 일으킨 나라가 본부가 되는것 생각할 수 없는것같다. 일본은 무술의 원류를 이어 류파를 형성함을 인정하는 나라이다. 합기도도 유술의 한유파로 우리 마상무예처럼 일본에서는 근원을 찾아낸 종목중 하나로 인정하고 있다. 태권도진흥법, 전통무예진흥법, 세계무형문화유산지위인정 등 무술계 겹경사가 있지만 왜이라 합기도는 우울한가!!
합기 2008.11.10
합기도가 일본무술이여서가 아니다. 그것이 합기도지도자나 수련자가 합기도를 버릴 이유는 되지 않는다. 문제는 역사왜곡이고 거짓말이다. 거짓과 왜곡이 탈로나면 아무리 좋은것이라도 정서적으로 반감을 가져올수 밖에 없는것이다. 왜 우리 선배들이 합기도역사왜곡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태권도처럼 밝혀지면 밝혀진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계속 버티다가 이지경이 되니 수습도 되지 않는것이다.
합기 2008.11.10
합기도가 일본무술이면 어떤가.. 유도, 검도, 공수도 다 일본무술이고 우슈도 중국무술이다. 무술이면 다 좋다고 본다. 하지만, 합기도가 역사를 속여온 것은 문제가 될 것같다. 처음부터 유도,검도처럼 일본이 종주국임을 사실대로 말해 왔다면 좋을것을 아니면 명칭이라도 바꿔서 했어야 했다. 50년간 합기도가 우리 고려시대부터 전승된 전통무예라 했고. 우리는 택견처럼 문화재지정은 아니더라도 우리 고유의 전승무술로 배웠고 가르치고 있다. 그런데 이제와서 일본이 종주라는 사실을 밝히면 누가 합기도를 하겠는가?
무술가 2008.11.10
허박사님 의견을 존중한다. 끝부분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지금이야 3종목이 그런데로 국제사회에 내세울수 있는 것일지 모르지만 매년 1개종목씩 등재가 가능한 일이다. 100년이면 100개도 가능하다. 그럴려면 무술인들이 노력해야지 당장 배아파하고 그러면 뭐가 되겠나. 일단 엄청나게 축하할일이 생겼다. 중국무술을 하든 일본무술을 하든 그것이 그 나라에서 세계문화유산이 되면 세계문화유산을 수련하는 자체로도 무술이좋은거고 발전하는거다.화이팅헙시다.
창시무술은? 2008.11.10
현대창시무술은 문화유산으로서 가치가 없는거죠? 그죠? 태권도도 현대창시무술이잖아요. 어렵겠네요. 근데 왜 태권도를 자꾸 우리문화유산이라고 외치죠?
그치만 2008.11.10
세계화된 경기의 종주국이니까 그렇죠. 유적이나 보물처럼 오랜 역사적 시기를 기준하면 태권도가 당장 문화유산이 될수는 없을것 같아요. 대신 전통무예로 발전시켜 나가면 언젠가 문화유산이 되지 않을까요. 우리문화유산이 처음부터 문화유산은 아니잖아요. 오랜시간이 지나 세기를 반복하여 우리문화속에 남아 있게 되면 그것이 문화유산이 되는거죠. 그것을 보호하고 진흥하고 보존하는것이 지금 우리가 할 일인거죠. 경호무술, 특공무술, 심검도와 같은 현대창시무술도 잘 보호하고 진흥하고 보존해서 우리 후세에까지 전승되는 우수한 무술문화로 전승되면 앞으로 100년일지 200년일지는 모르지만 세계무형문화유산이 되지 않을까요. 좋은 일입니다. 본부가 한국에 있다니 정말 좋은 일이죠. 무술화이팅..
크크 2008.11.11
경호무술하고 특공무술이 문화유산이라는게 좀 그렇네. 군대도 아니고
군대무술 2008.11.11
28기나 마상무예, 국궁도 과거 군장병의 교육훈련교범을 기초로 재현하고 있어요. 무술이 군에서 발전한건 우리 역사죠. 전세계적으로 무술이 다 그렇죠뭐.
군대무술 2008.11.11
경호무술하고 특공무술이 현대 창시무술이라 200년전 명칭만 존재하는 무술보다 짧다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복원된 무술들이 경호무술하고 특공무술보다 복원시기적으로 보면 역사가 짧은것도 현실이죠.
희노애락이요 2008.11.11
희노애락이 뭔지 아시요? 군대무술님?
경호무술이 될라카믄 2008.11.18
아마도 100년뒤 그것도 .....허박사님 우리나라 무술의 서열을 한번 정해 주시죠. 그러면 경호무술이 몇번째인지. 몇년뒤에나 가능한지 판가름이 날텐데. 무카스에 뭔놈의 경호무술이 이리 난리를 치는지 궁금하네요. 택견-국궁-마상무예- 그다음을 생각하는 종목이 뭔지 쭈욱 나열해 주시면 좋을것 같아요.
Good 2008.11.20
이게 더 큰 일입니다. 세계무술연맹. 이곳만 썩은 집단이 안되게 해 주소서. 그리고 태권도도 꼭 관심있게 해주소서
무술무도무예 2009.01.10
사람은 무술을 배우다 보면 자신이 하는 무술의 뿌리를 찾고 싶어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해방이후 자리잡은 신생 무술들중 수련자에게 그 무술의 전통성을 알리기 위해 여기저기 근거도 없는곳에서 신생 무술의 역사를 가져다 붙이니, 현재같이 신생무술이 외면받는 이러한 상황이 나온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해방이후 생겨난 국내의 무술이 외면받아서는 안되지만, 세계본부를 두고 있음으로 더욱 전통성 확립이나 체계적으로 정립된 (짧은역사라 할지라도) 무엇인가가 있어야 무술의 세계본부를 두고있는 나라로서 챙피를 당하는 일이 없을거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