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시절]‘택껸’이 될 뻔했던 ‘태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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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대통령, 당수 시범보고 “택껸이네”

이승만 대통령(우)에게 당수 시범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최홍희 장군(좌)
1955년 4월 11일, ‘태권도’란 명칭이 탄생한다. 이는 고 최홍희 국제태권도연맹(ITF) 총재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런데 명칭 제정 과정에서 태권도가 ‘택껸’이 될 뻔했었던숨은 사실이 있다. 사진 속 ‘그때 그 시절’을 통해 과거로 돌아가 보자.
시간은 최홍희 총재(당시에는 장군)가 보병 제29사단(익크부대) 사단장을 맡고 있었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 총재는 1954년 9월 부대창설 1주년 기념식에서 이승만 대통령을 모시고, 부대의 자랑거리인 당수 시범을 선보인다. 이 당시 상황에 대해 최홍희 총재는 저서 ‘태권도의 나’를 통해 이렇게 설명했다. ‘당수 시범에 대단한 흥미를 가진 대통령은 앉지도 않고 줄곧 서서 구경하더니 “저것이 우리나라에 옛날부터 있던 택껸(지금은 택견이지만 과거에는 택껸으로 표기했다. 이 글에서는 택껸)이야?”라며 “택껸이 좋아. 이것을 전군에 가르쳐야 해”라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최홍희 총재는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던 ‘태권’이라는 명칭을 밀어 붙이기로 결심한다. 그 당시에는 비슷한 무도를 놓고 당수, 공수, 권법 등 명칭이 제각각이었기 때문이었다. 최홍희 장군은 명칭제정위원회를 구성해 회의를 열었다. 명칭 투표에서는 대부분 공수와 당수가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최 총재는 태권에 대한 의미를 강조하며 제정위원회를 설득했고, 명칭은 ‘태권도’로 정해졌다. 그리고 이승만 대통령에게 휘호를 받는 것에 동의를 얻어낸다. 이를 두고 몇 몇 태권도 전문가들은 “최홍희 총재가 군 장성 신분이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최홍희 장군의 태권도 명칭제정은 엉뚱한 곳에서 발목을 잡혔다. 이승만 대통령에게 한자로 태권도(跆拳道)라고 쓴 휘호를 요청했는데, 이 대통령이 한글로 택껸이라고 쓰겠다는 통보가 온 것이다. 최홍희 총재는 ‘이 순간 나는 실로 아찔했다. 왜냐하면 이 박사가 택껸이라고 써서 공개하는 날에는 나의 노력이 전부 수포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고 저서에서 회고했다. 이승만 대통령이 택껸을 고집했던 것에 대해 많은 무술전문가들은 “어린 시절 자신이 봐 왔던 택껸에 대한 향수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해석하고 있다.
최홍희 총재는 바빠졌다. 최 총재는 경호대의 실력자인 서정학과 곽영주 포섭한다. 그리고 끝내 태권도 세 글자를 받아 내는데 성공한다. 최홍희 총재는 ‘이 휘호가 발표됨으로써 태권도는 누구의 모략도 받을 수 없이 공식명칭으로 떳떳이 사용되었다’고 기술했다. 만약 이승만 대통령이 택껸을 끝까지 고집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어쩌면 지금과는 다른 형태의 태권도가 만들어 졌을 지도 모른다.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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