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카스뒷담화] VIP명단을 미리 알려주세요
VIP 확인후 불참, 선후배들 분개

지난 27일 영산대학교에서 열린 박수남 WTF부총재 석좌교수 임명식
지난 10월 27일 ‘박수남 석좌교수 추대식’을 진행한 영산대 교무처는 행사를 준비하면서 황당한 일을 하나 겪었다. 문대성 IOC선수위원을 초청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이다.
영산대 측은 국내 태권도 유력인사들에게 모두 초청장을 발송했다. 그런데 문대성 선수위원의 보좌관 A씨로부터 이메일을 한 통 받았다. ‘(참석여부에 앞서)참석 VIP명단을 알려달라’는 것이었다. 말인즉슨 어느 수준의 인사가 참석하는지를 알아야 참석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이에 태권도학과의 B교수는 제법 통렬한 답신을 보냈다. '김운용 전IOC수석부위원장도 오시고, 대한육상경기연맹회장을 맡고 있는 신필렬 삼성전자사장도 참석하는 등 나름대로 VIP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현역 IOC위원인 문대성 위원님에게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사료됩니다. 다른 VIP들과는 상관없이 문 위원님이 곧 좋은 방향으로 결정을 내려줬으면 합니다.' 뿌리가 태권도인 IOC선수위원의 무례한 요구를 은근히 나무라는 뉘앙스를 풍겼다.
며칠 후 문대성 위원측은 최종 불참을 통보했다. 미리 잡혀진 일정 탓에 멀리서 열리는 행사에 도저히 참석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선배인 B교수는 물론이고 이 얘기를 들은 태권도인들은 황당함을 넘어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뭐 처음부터 바쁜 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못한다고 정중히 양해를 구하면 아무 일이 없을 터인데 참석 VIP명단을 미리 알려달라고 요청한 후 최종 불참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문대성 위원도 영산대와 같은 경남 부산권에 위치한 동아대의 태권도학과 교수다. 그리고 더욱이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은 박수남 세계태권도연맹(WTF) 부총재가 물심양면으로 문대성 교수의 IOC선수위원 선거를 적극 도왔다는 점이다.
어떤 행사에 참석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VIP 명단을 사전에 알려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극히 조심스러운 일이다. 뭐 경호 상의 이유 등 필수불가결한 경우가 아니라면 불쾌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신분(IOC위원)을 떠나 자신을 키워준 태권도계의 행사라면 더욱 그렇다. 예컨대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운용 전위원이나, 신필렬 사장, 지역 방송사 대표이사 등도 사전에 VIP명단을 알려달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A보좌관은 <무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그런 의도는 아니었다. 그런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돼 안타깝다. VIP 명단 요구는 단순히 문 위원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물었던 것이다. 그리고 원래 박수남 부총재의 석좌교수 추대식에 참석하려고 했다. 하지만 KOC와의 중요한 회의가 갑자기 잡혀 어쩔 도리가 없었다. 기분을 언짢게 했다면 정중히 직접 전화를 해 사과의 뜻을 전하겠다"고 해명했다.
뭐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을 수도 있다. 단순한 보좌관의 실수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얘기를 전해들은 태권도인들은 찜찜한 기분이 가시질 않고 있다. 아무래도 행사 참석 여부를 떠나 이 모든 문제를 문대성 위원이 보좌관을 통해 전화로 해결할 일은 아니지 않느냐는 것이다. 문대성 위원의 동아대 선배인 한 태권도인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 선배들끼리 모이면 가끔 이런 농담을 합니다. 앞으로 (문)대성이가 우리를 알아볼까 모르겠다고 말입니다"라고.
제법 유명한 스포츠스타가 방정하지 못한 언행으로 구설에 오르고 또 끝내 해당종목 경기인들로부터 버림받는 경우가 심심치않게 발생한다. 문대성 IOC선수위원에게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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