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배기 '세계품새선수권대회' 난항

WTF의 행정 미흡, 개최국인 터키 태권도협회 내부가 이해싸움 등도 원인

지난 2007년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제2회 세계품새선수권대회
오는 12월 터키 앙카라에서 열리는 ‘제3회 세계품새선수권대회(이하 세계품새선수권)’가 좌초 위기에 처했다.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필수 추진 업무들이 난항을 겪으면서부터다.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WTF) 내부 관계자들조차 이런 추세라면 세계품새선수권 성공을 자신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WTF의 한 관계자는 “최소 대회 시작 6개월 전에는 각 국가협회에 공문이 발송돼야 한다. 국가 별로 일정에 맞추어 선수들의 훈련 계획이 이뤄져야 하는데, 대회를 3개월 앞둔 지난 9월에 공문을 보내는 것 등의 준비과정에서 미흡한 부분이 많다”고 전했다. 공문 발송 지연에는 WTF의 행정미흡은 물론 개최국인 터키태권도협회 내부가 두개 파로 갈려 이해싸움에 한창인 것도 원인이 됐다.
사실 WTF도 할말은 있어 보인다. 최근 경기부 모 대리의 퇴사까지 더해지는 바람에 현재 ‘인력 수급’에 애를 먹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 문제는 경기부에서 부장급 이하 직원들 가운데 태권도에 대해 깊게 이해하고있는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일할 사람이 부족한 것이야 충원을 통해 해결이 가능하겠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세계188개 회원국을 아우를 만한 식견을 가진 인사가 없다는 것이다. 십수년간 WTF에서 업무를 수행한 한 관계자는 “눈앞에 할당된 업무만을 해결하는 데 급급하다. 그러다보니 사무국 직원들이 큰 틀에서 WTF의 1년치 농사를 제대로 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오는 10월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리는 품새심판교육과 경기규칙 강연을 관장할 인물이 없다는 문제도 겹쳐졌다. 지난 1회, 2회 세계품새선수권을 치러낸 경험이 있는 ‘품새 전문가’ 이경명 전 위원장의 공석 때문이다. 장년부 평가 종목인 한수, 일여 등 고단자 품새 등의 경연을 채점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손을 거쳐 잘 교육된 심판이 필요하다. 여기에 구멍이 났으니 세 살배기 세계품새선수권을 자칫 채점 실수로 망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아직까지도 WTF는 차기 인사를 누구로 대처할지에 대해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내년 메이저대회 준비를 두고도 WTF 내부 직원들은 한숨을 푹푹내쉰다. 2009년 6월 아제르바이잔에서 있을 월드컵단체선수권대회와 WTF 최초로 열리는 ‘파라태권도챔피언십(장애인 태권도대회)’대회, 그리고 2009년 10월 열리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등에 관한 것들이다. 실명을 밝히길 꺼려한 WTF 관계자는 “내년에 계획된 굵직한 대회들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경기부 인원확충이 시급하다. 태권도와 국제적 감각을 지닌 인물 충원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WTF측은 "세계양궁연맹의 경기부도 3명이 국제대회 준비를 총괄하고 있다. 인력수급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오는 세계품새선수권대회 준비가 솔직히 미흡하지만 내년도 행사만큼은 차질없이 수행할 자신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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