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만의 ‘갈비뼈 골절’, 바다하리는 알고 있었다

링 닥터의 소견, 상대 바다하리, 타니가와 총괄 프로듀서 최홍만 부상 언급

경기가 끝나고 최홍만(맨 왼쪽)과 김태영코치, FEG관계자 모여 심각하게 얘기 중이다.
“경기 중 아팠던 적이 없었다. 전혀 문제 없었다”
최홍만(28)이 지난 27일 서울올림픽공원 제 1체육관에서 열린 'K-1 월드그랑프리 2008 파이널 16' 제 8경기에서 '악동' 바다 하리(24, 모로코)를 상대로 기권패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여기서 최홍만은 붉게 피멍이 든 오른쪽 옆구리를 너댓번 툭툭 두드리는 여유까지 내비쳤다. 분명 갈비뼈에 이상이 있을 것이라 던 기자들의 예상을 정면으로 뒤집는 돌출행동이었다.
잠시만 최홍만이 경기포기 의사를 밝힌 시점으로 돌아가 보자. 3라운드 내내 무기력한 경기를 펼친 최홍만의 경기 결과는 29-28(최홍만 승), 28-28, 28-28, 무승부였다. 단 한차례 바다하리를 다운시킨 럭키펀치 '한방'을 제외하고 나면 사실 이렇다할 공격이 없었다. 경기를 지켜보던 한국팬들조차도 얼굴이 화끈 거릴 판정이었다. 결국 연장전에 돌입했고, 거친 숨을 몰아쉬며 자신의 코너로 돌아간 최홍만은 김태영 코치와 심각한 표정으로 몇 마디 주고받았다. 이내 김태영 코치가 무엇인가 결정한 듯 고개를 가로저으며 흰색 수건을 링 위에 던졌다. 최홍만의 기권패가 확정되는 순간이다. 장내 아나운서는 “최홍만 선수가 늑골이 부러져 경기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링 닥터가 최홍만의 상태를 파악한 뒤 내린 소견을 참고한 발언이었다.
경기 직후 최홍만은 “경기포기는 내가 선택한 것이다. 다음 시합을 위해 경기를 포기해야만했다. (3라운드까지만) 여기까지 만 해도 좋다고 생각했다”는 애매 모호한 말을 전했다. 모두가 우려한 갈비뼈에 대해서는 약간의 상처(damage)도 없었다며 자신했다. 이어 최홍만은 “11월이나 12월 중에 시합이 있을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최홍만의 이 같은 호언장담은 얼마 가지 않아, 산산조각이 났다. 최홍만에 이어 인터뷰에 나선 상대 바다하리는 “최홍만은 부상을 입었다. 늑골이 부러졌다고 의사(링 닥터)에게 들었다”고 밝혔다. 재차 확인 질문을 하자 “최홍만은 바디 블로를 수차례 허용했다. 3라운드가 끝난 후 링 닥터가 와서 그의 갈비뼈가 부러져 경기를 지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며 최홍만의 부상을 확신했다.
K-1 주최사 FEG의 타니가와 사다하루 총괄프로듀서 역시도 의미 심장한 말을 보탰다. 경기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최홍만의 부상을 지켜보고 (연말 최대 격투이벤트 K-1월드그랑프리 파이널)에 리저버(대체선수) 여부를 결정 할 것”이라고 밝힌 뒤, 곧 이어 부상이 맞느냐는 기자의 재확인 질문에 “확실히 부상을 당했는지는 모르겠다. 어찌됐건 K-1에는 무사시 등 쟁쟁한 리저버들이 즐비하다”고 돌연 말을 바꿨다. 결국 링 닥터의 소견과, 상대 바다하리의 확신, 그리고 타니가와 총괄 프로듀서의 ‘부상’ 발언 등을 미뤄본다면 최홍만이 주장한 ‘멀쩡한 갈비뼈’는 의심을 사기 충분했다.
급기야 격투기전문가들은 최홍만이 부상이 있음에도 고의적으로 숨기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내놓았다. 그 이유로 계약서상의 경기 출전 횟수를 끼워 맞추기 위한 것일 수 있다는 것을 예로 들었다. 2006년 말, 최홍만은 K-1과 3년 재계약을 맺고 2009년까지 한 해 5차례 정도 출전하기로 결정했었으며, 계약 당시 계약금과 출전수당, 각종 광고수입 등을 합해 30억 원 안팎을 받는 조건으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뇌종양 수술 후 3개월만의 출전도 ‘등 떠밀린 출전'의 모습으로 읽힐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최홍만을 향한 불신은 지난 4월 최홍만의 ‘군대 파동’과도 연결지어 생각해 볼수 있다. 2007년 당시 "내년에 (군대에) 가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최홍만 측은 2008년 초 군 입대를 결정했다. 뇌종양에 대한 의혹이 조금씩 불거지기 시작하며, 군면제 여부라는 민감한 사항이 꼬리를 물었다. 이 때 최홍만은 진단서를 (훈련소에)가져가느냐는 언론의 질문에 "특별한 진단서를 가져가지 않는다"며 즉답을 피하기도했다. 이어 기자들이 계속적으로 묻자 "별 거 아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 후 한달 여 동안 최홍만과 에이전트는 외부와 연락을 차단하고 잠수(?)를 타기도 했었다. 한창 '말단비대증' 논란으로 파장을 일으킨 뒤 보여준 다소 무책임한 행동이었다. 뭇 언론에서는 최홍만측의 말바꾸기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정말 최홍만 본인의 말처럼 그의 갈비뼈는 아무문제 없는 것일까, 아니면 계약 이행을 위해서 어쩔수 없이 심각한 상처를 숨기고 있는 것일까. 속시원한 최홍만 측의 해명을 기대해 본다.

바다하리의 몸통 발차기 공격을 당한 뒤불게 변한 최홍만의 옆구리 부위

최홍만을 괴롭힌 바다하리의 위력적인 몸통 돌려차기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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