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단심사비 세무조사, '진짜 피해자는 일선 지도자'
[기자의눈]승단심사비 세무조사는 태권도진흥에 역행하는 일

무카스미디어 신준철 기자
국기원이 뒤숭숭하다. 법정법인 전환에 따른 정관개정을 두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국기원 이사회가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고, 엄운규 원장 사표수리도 아직 마무리가 안 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일부터 역삼 세무서 조사과에서 태권도 승(품)단 심사비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교통정리가 제대로 안 된 상황에서 이거야말로 ‘엎친데 덮친격’이다.현재 승단심사는 목적사업이다. 이를 국세청이 수익사업으로 판단하고 세무조사를 벌이는 것이다. 사실 승단심사비에 대한 세무조사 이야기는 예전부터 나왔었다. 언젠가는 진행될 일이었다는 것이 태권도계의 중론이었다. 그런데 세무조사가 진행되는 타이밍이 아주 묘하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태권도진흥 중장기 계획을 발표한 상황에서 이번 세무조사는 태권도 발전에 역행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선 도장에서는 승단심사를 받는 수련생이 점점 줄고 있는데 말이다.
국기원에서는 이번 세무조사가 현 국기원 구성원들에게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민원을 제기해 진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현 국기원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은 이번 조사가 문체부의 국기원 압박이라고 말한다. 이번 세무조사가 원만히 해결되려면 현재 국기원에 있는 사람들이 전부 사표를 써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누구 말이 맞든지 간에 세무조사는 시작됐고, 25일 조사가 끝나면 결과가 나온다. 만약 국세청이 승단심사비가 수익사업으로 판단, 부가가치세와 법인세 및 소득세를 부과하게 되면 그 부담은 대부분 일선 지도자에게 돌아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사실 정부 입장에서 승단심사비를 수익사업으로 판단한다 해도 할 말은 없다. 그동안 태권도는 ‘국기’임을 강조하며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 테두리 안에서 세금혜택을 받아 왔지 않은가.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정부차원에서 태권도 진흥을 부르짖고, 유인촌 장관이 태권도장 경영 활성화 지원을 내세운 상황에서 말이다. 만약 승단심사비에 세금을 부과한다면 단계별로 적용을 해야 한다. 고사하고 있는 일선 도장들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대다수 태권도인들은 이번 사태가 일어난 원인이 국기원과 반 국기원 세력 간의 암투 때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일선 지도자들이 입장에서는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게 된 꼴이다. 세무조사가 끝나고 승단심사비에 세금이 부과된다면 생계와 직면한 일이기에 일선 지도자들이 정부를 향해 들고 일어날 것은 당연지사다. 또 국기원을 두고 싸움을 벌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비난의 화살도 던질 것이다.
공권력이 정말이지 중요한 때에, 그리고 충분히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는 시점에서 실익이 없는 세무조사를 강행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다. 법리적으로, 혹은 조세 원리 상 승단심사비에 대한 세금부과가 꼭 필요한다고 하더라도 국기원이 안정화된 이후에 전 태권도인의 뜻을 충분히 반영한 상태에서 진행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행정 편의주적의적 발상으로 손쉽게 조세의 칼날을 휘두르면 오히려 더 큰 혼란만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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