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시절]청년 박수남과 장년 김운용
박수남 방년 35세, 김운용 51세

1982 세계선수권에서의 김운용 전 WTF총재(왼쪽 아래)와 박수남 부총재(왼쪽 위)
참으로 재미있는 사진이다. 마침 요즘, '용의 부활(김운용 복권)'과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 도전(박수남)'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두 인물이 26년 전에 한 카메라 앵글에 잡혀 있다. <무카스미디어>가 원로 태권도인들로부터 받아 모은 자료사진을 정리하던 중 발견된 '의미 있는' 사진인 것이다.
사진 오른쪽 상단에 희미하게 새겨진 로고를 보면 1982년 에콰도르 쿠아야쿠이르(QUAYAQUIL)에서 열린 ‘제5회 태권도 세계선수권대회(실제 표기는 스페인어)’라고 쓰여 있다. 26년전이니까 당시 김운용 전 IOC수석부위원장은 51세, 박수남 WTF부총재가 35세였다.
김운용 전IOC부위원장은 아직 IOC에 입성하기 전(1986년 IOC위원 임명)으로 WTF를 바탕으로 한창 국제스포츠무대를 누비고 있었음을 잘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박수남은? 건국대 축산대학을 졸업한 박 부총재는 75년부터 85년까지 독일 태권도대표팀을 지도하며 유럽선수권대회 5연패를 달성한 떠오르는 명지도자였다. 이 사진도 WTF수장인 김운용 총재에게 자신이 지도하고 있는 독일선수들을 소개하는 모습이다.
박 부총재는 독일 정부로부터 연방공화국 공로훈장(Verdienstkreuz am Bande)을 수상했으며, 1986~1887년에는 약체 오스트리아 태권도팀을 맡아 단기간에 강팀의 반열에 올려놓아 큰 화제를 낳기도 했다.이에 오스트리아 정부는 태권도 발전의 초석이 된 박 부총재의 공을 인정, 그의 얼굴을 새긴 기념우표를 발행하기도 했다.이런 태권도 세계화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지난 2006년 2월 모교인 건국대에서 명예체육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중후한 정장 차림으로 태권도 원로로 대접받고 있는 박 부총재지만 26년 전에는 땀에 흠뻑 젖은 채 김운용 WTF총재에게 예의를 갖추고 있다. 현재 박 부총재는 '친(親) 김운용'계의 대표주자로 WTF총재에 도전하고 있으니 강산이 세 번 변하도록 변함없는 둘의 끈끈한 관계가 흥미롭기만 하다. 26년 전 둘이 지금의 상황을 상상이라도 했을까?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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