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순례] 이연걸의 정무문

이연걸의 정무문은 정통무술영화다. 정무문이라고 하면 이소룡의 영화가 원조에 해당하지만 이연걸의 정무문도 그에 뒤쳐지지 않는 영화로 평가된다.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이연결의 호쾌하고도 사실적인 무술 연기는 이 영화의 다른 모든 장점들을 압도하고도 남는다.
이 영화는 역사적인 사실을 일부 발췌했다는 자막이 올라가면서 시작된다. 일본 유학 중이던 진진(이연걸)은 일본 흑룡회의 교두 후나코시 후미오로부터 자신의 스승인 정무문 관장 곽원갑이 아쿠다가와 류이치라는 일본인 가라데 사범과의 결투 끝에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정무문 도장이 있는 중국 상하이로 돌아온다.
진진(이연걸)은 스승인 곽원갑의 영전에서 복수를 결의하고 아쿠다가와 류이치가 있는 홍구도장으로 찾아가 쑥대밭을 만든다. 진진(이연걸)은 아쿠다가와와 대결을 펼치면서 상대가 자신의 스승을 이길 수 없는 실력의 소유자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장면에서 아쿠다가와는 진진(이연걸)에게 변변한 공격 한번 해보지 못하고 무너져버린다.
진진(이연걸)의 스승 곽원갑은 실력이 안돼서 패배한 것이 아니라 일본군 장군 후지테라오카의 사주를 받은 정무문 요리사가 음식에 독극물을 넣어 독살당한 것이었다.
한편 진진(이연걸)을 눈에 넣은 가시처럼 여기던 일본군 장군 후지테라오카는 아쿠다가와 류이치를 살해한 후 진진(이연걸)에게 누명을 씌워 그를 감옥에 가두고 법정에 세운다. 그러나 후지테라오카의 음모는 같은 일본인인 미츠꼬라는 여자에 의해 무산된다.
진진(이연걸)이 일본에 유학할 때 그를 짝사랑하던 미츠꼬가 법정 증언대에 서 사건이 있던 날 밤새 함께 있었다는 거짓 증언을 했던 것이다.
생명의 은인이 된 미츠꼬를 받아들이기로 결심한 진진(이연걸)은 정무문에서 미츠꼬를 받아들여달라고 하지만 정무문 관장 곽정안은 정무문 아니면 미츠꼬를 선택하라고 요구한다. 또한 평소에 제자들이 자신보다 진진(이연걸)을 더 따르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곽정안은 결투를 신청하고 마지못해 결투에 응한 진진(이연걸)에게 패한다.

미츠꼬를 택한 진진(이연걸)은 결국 정무문을 떠나고 곽정안은 패배의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정무문에서 사라져 버린다. 이때 일본 흑룡회로부터 정무문에 결투 도전장이 날라든다. 진진(이연걸)에게 곽원갑의 죽음을 알려줬던 후나코시 후미오가 일본에서 상하이로 날라온 것이다. 일본군 장군 후지테라오카가 후나코시를 앞세워 정무문을 완전히 짓밟아버리고자 한 음모였다.
그러나 참된 무도인이었던 후나코시는 진진(이연걸)을 찾아가 승패를 다투는 것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평소에 반드시 겨뤄보고 싶었던 염원을 풀기 위한 목적으로 세기의 대결을 펼친다. 두 사람은 한치도 물러서지 않는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이고 후나코시는 그만 싸우자고 말한다. 그리고 상하이를 떠난다.
결국 진진(이연걸)과 곽정안은 흑룡회의 도전을 받아들이기 위해 홍구도장으로 향하고 후나코시가 떠나자 일본측에선 살인기계 후지테라오카가 나선다.
곽정안이 먼저 나서 쓰러지고 진진(이연걸)이 나서 후지테라오카와 대결을 펼치는데 진진(이연걸)과 후나코시의 대결이 예술적인 느낌을 준다면 이 대결은 원시적인 힘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후지테라오카의 힘과 진진(이연걸)의 힘이 맞부딪치지만 결국 진진(이연걸)의 다양한 발차기 기술이 후지테라오카를 압도하면서 진진(이연걸)의 승리로 끝난다.
이 영화는 비교적 단순하다. 일본인 여인 미츠꼬와의 러브스토리와 일본에 나라를 유린당하고 있던 중국인들의 애국주의가 영화 전반에 깔려 있지만 기억나는 이야기와 장면은 모두 이연걸이 펼치는 대결이기 때문이다.
이연걸과 아쿠다가와의 대결은 너무 싱거워 별로 말할 것이 없다. 여기서 이연걸은 연속적인 하단차기로 상대를 무력화한다. 이연걸의 무술 실력을 유감없이 볼 수 있는 세 번의 대결장면은 사실상 이 영화 그 자체다.
이연걸과 곽정안, 이연걸과 후나코시, 이연걸과 후지테라오카의 대결 장면만 보면 사실상 이 영화는 다 본 것이나 다름없다. 이 중에서 특히 이연걸과 후나코시의 대결은 예술적이기까지 하다. 대결 전과 후에 주고 받는 대화가 그런 느낌을 더해주는데 이 대목은 영화를 꼭 봐야 한다. 궁금하신 분들은 꼭 보시라.
우슈, 가라데, 합기도, 태권도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기술 동작들을 볼 수 있는 것도 이 영화의 매력이다. 종목별 기술 동작들을 체크하면서 보는 것도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볼 수 있는 하나의 관람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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