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기도 ‘마이웨이’, 대한체육회 가맹 물 건너가나?
대한체육회 인정단체 승인 취소 위기 직면

합기도 대회 모습(본 기사와는 관련 없음)
통합을 부르짖던 합기도가 다시 각자의 ‘마이웨이’로 돌아서고 있다.
국내에서 태권도 다음으로 많은 수련생을 확보하고 있는 합기도. 하지만 50여개 이상의 사단법인 단체 난립은 합기도 발전의 최대 저해요소로 꼽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통합은 꿈도 꾸지 못한다. 당연히 대한체육회 가맹도 어렵다. 그런 가운데 올해 초 28개 단체가 모여 만든 대한합기도연맹(회장 박영대, 구 대한합기도회)이 대한체육회 인정단체로 승인을 받으면서, 체육회 가맹은 물론 대통합의 물꼬를 트는 듯 했다.
이후 지난 6월 합기도 단체들이 모여 연합단체 발족에 합의하고, 6인 대표자 투표에서 한국합기도연맹 박금실 회장이 연합단체 회장으로 당선됐다. 그런데 한 달 후 대한합기도연맹 박영대 회장 측에서 돌연 박금실 회장 당선 취소를 선언했다. 공약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상황은 대립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8월 23일 서로 다른 3곳의 장소에서 합기도 단체장 모임이 있었다. 박금실 회장이 주축이 된 서울 서대문에서의 모임, 박영대 회장이 주축이 된 과천에서 모임, 그리고 대전에서 두 단체에 속하지 않거나 동조하지 않는 단체장들의 미팅이 같은 날 있었다. 이는 합기도 단체들이 각자의 ‘마이웨이’로 돌아섰다는 단적인 예를 보여주는 것이다.
게다가 10월경 박영대 회장이 다시 연합단체인 대한합기도연맹 회장으로 취임하고, 공동회장에는 대한기도회 박계홍 회장이, 총재에는 과천 르네상스 송기환 회장이 추대될 예정이다. 이에 박금실 회장 측은 대한합기도연맹 이름으로 11월에 대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맞불을 놓고 있다. 이미 서울 서대문에 대한체육회 인정단체 대한합기도연맹 사무실 공사도 마무리 한 상태다. 전면전이 시작된 셈이다. 최근에는 일간지에 ‘대한체육회 인정단체는 우리가 진짜’라는 식의 웃지 못할 광고까지 실렸다.
현 상황에 대해 박영대 회장은 “박금실 회장 측에서 대한합기도연맹 이름을 자신들이 쓰겠다고 통보하면서 소송을 걸어왔다”며 “박금실 회장 측에서 우리 쪽으로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까지 했다. 원만하게 해결하고 싶었는데, 이렇게까지 나올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에 박금실 회장은 적반하장이라는 입장이다. 박금실 회장은 “나는 약속을 모두 이행했다. (연합단체 회장)당선증을 받은 것이 증거”라며 “자신들 뜻대로 안 되니까. 억지를 쓰고 있다. 합기도를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욕심만 채우고 있다. 정말 나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전투구에 대해 대한체육회는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대한체육회 김칠봉 차장은 “체육회에서는 어느 쪽 손도 들어 줄 수 없다. 그래서 분명 누가 됐던지 간에 한 쪽으로 정리하라는 입장을 분명히 전했다”며 “만약 단체 간 대립이 계속 된다면 체육회 입장에서는 인정단체 승인 취소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한 중진 합기도인은 “우선적인 목적이 합기도 통합과 대학체육회 가맹이 아니냐? 그렇다면 일단 합기도 발전과 후배들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욕심을 버려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통합을 위해 모였다는 사람들의 욕심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지금까지 반평생을 함께한 합기도지만 이제는 역겨운 냄새가 진동해 떠나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혀를 찼다.
합기도 단체들이 기득권 싸움에 혈안이 돼 있는 동안 힘들게 얻은 대한체육회 가맹단체 타이틀은 다시 떨어져나갈 위기에 처했고, 일선 지도자들의 시름은 깊어만 가고 있다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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