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자리 내놔’ 양진석 사무총장 발끈
태권도의 날, VIP석 둘러싸고 신경전

왼쪽부터 태권도의 날에 참석한 조정원 총재, 유인촌 장관, 홍준표 회장
‘명색이 국제스포츠 기구의 사무총장인데...’
지난 4일 ‘2008 태권도의 날’에 참석한 양진석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WTF)의 얼굴은 어두웠다. 이날 양 총장은 별도로 지정된 VIP석이 아닌 무대 측면 통로에서 행사를 지켜봤다. 이유인 즉슨, 배치된 VIP석 중에서도 비교적 로얄석으로 조정원 총재와 가까운 자리에 배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무대 가운데 위치한 VIP 15석은 태권도의 날 가장 중요한 인사들이 자리한 곳. 이날 양 총장의 좌석은 (무대를 기점으로)VIP석 맨 좌측 끝, 황춘성 전 대한태권도협회(KTA)부회장의 옆에 마련됐다.
행사에 참석해 조 총재의 좌석을 먼저 안내했던 양 총장은 자신의 자리도 당연히 조 총재 주변에 위치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터라 ‘끝자리’에 따른 당혹스러움이 역력했다. WTF라는 국제경기단체의 실무를 총괄하는 자신에 대한 국기원의 배려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당시 주요 인사들의 의전을 담당했던 한 관계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당시 조 총재를 보좌하기 위해 바로 뒷자리에 김철호 WTF사무차장이 있었다. 양 총장이 서운해하는 것 같아 마침 비게 된 김 차장의 옆 자리로 이동하시라고 물었으나 거절당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양 총장이 얼마나 기분이 상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상황을 지켜본 WTF의 한 관계자도 “핵심인사들과 너무 거리가 떨어진 곳에 (자리가)마련됐다”고 지적했다.
발끈한 양 총장은 이를 이유로 5일 국기원을 방문해 불편한 심기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종의 항의 방문인 셈이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국기원 측은 대회를 같이 주관하는 입장에서 양 총장이 넓은 아량으로 이해했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기원의 한 관계자는 “태권도 단체들만의 잔치가 아니다. 정부와 국회의원, 유인촌 장관, 김주훈 국민체육공단 이사장 등 중요 인사들로 배정한 것이다. (양 총장이)국기원 이사로서, 또 행사 성공을 위해 같이 뛰어야 하는 주관사 입장에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런 불만은 양 총장만이 아니었다. 태권도의 날을 주관한 한 관계자는 “정말 힘들었다, 사무총장 뿐만 아니라 시도협회 회장들이 전부다 '내가 왜 이 자리냐'고 되 물어오는데 할 말이 없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기로 유명한 태권도계. 겉으로는 큰틀의 화합이 빛나는 '태권도의 날'이었지만 이런 작은 신경전도 빠지지 않았다.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무카스미디어 / http://www.mooka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