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메모] M-1, 표도르만 있었고 흥행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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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이하 대회 운영 탓에 빛바랜 표도르 효과

M-1경기가 한창인 장충체육관 내부 전경
지난 8월29일 국가대항 종합격투기 경기인 ‘M-1챌린지 서울’에 이어 이틀 뒤인 31일‘스피릿MC 18’ 대회가 이틀 간격으로 같은 장소(장충체육관)에서 열렸다. 한국의 격투팬들에게는 M-1의 홍보대사인 표도르 예밀리아넨코(32.러시안탑팀)와 스피릿MC의 간판인 데니스 강(30.아메리칸탑)을 잇달아 직접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중 '60억분의 1' 표도르가 모처럼 방한한 M-1대회에 격투팬들의 상당한 관심이 집중됐다. 표도르의 일거수 일투족은 앞다퉈 기사화됐다. 또 M-1대회에 대한 궁긍즘도 제법 컸다. 하지만 국내에 처음 선보인 M-1은 표도르 효과에 너무 집작한 나머지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 많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먼저 표도르의 입국 때부터 문제가 됐던 과잉경호 및 과다한 취재제한이다. 인천공항에서 사설경비업체직원이 심하다 싶을 정도로 취재진의 접근을 막아 빈축을 사더니 경기장에서는 도가 지나쳤다. SBS스포츠의 생방송 중계로 인한 포토라인 제한과 링 주변의 접근 제한 조치는 대다수 사진기자들의 불만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고막이 터질듯한 대형 오디오 앞으로 특별히 '배려'한 기자단 좌석 배치는 가히 압권이었다.
여기에 입장권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마련된 불필요한 1층 VIP석 배정도 문제였다. 1층 링사이드를 빼곡하게 둘러싸버린 S석은 일명 '관람 사각지대'를 만들어냈다.
꽉 들어찬 2층 관중석에서의 열렬한 호응을 기대했던 '표도르의 2층 관중석 깜짝 등장'도 텅 비어버린 관중석으로 인해 표도르 효과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4,618석의 수용인원인 장충체육관에 2000여명이 조금 넘는 관중이 들어찼으니, 수용인원에 절반만 채운 셈이다.
생방송으로 전 경기를 지켜보던 모 언론사의 한 관계자는 “표도르 정도의 스타플레이어를 초빙해 놓고 관중동원 능력이 이 징도라니 정말 낯이 뜨겁다”고 말했다.
국내 격투기 대회 주관사의 한 관계자도 “공짜 티켓을 엄청나게 배포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썰렁하다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치고 빠지기 식으로 경기를 운영하면 안 된다는 쓴소리도 더해졌다. 수년간 국내 격투기대회를 치른 바 있는 한 전문가는 “장기간 컨텐츠로 사용될 수 있는 대회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표도르 효과를 노린 상업적인 단발 대회가 아니었냐는 생각에서다.
대회를 주관한 웨이브미디어의 한 관계자도 “국내에서의 차기 M-1대회는 아직 계획된 것이 없다”고 말해 일회성 '표도르 얼굴보기 행사'였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물론 국가대항전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쉽게 차기 대회를 결정하지 못한 것은 이해될 수 있다. 하지만 외견 상의 '표도르 효과'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정작 프로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흥행'에는 소홀히 한 실패한 대회였다는 것은 확실하다.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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