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검객 배윤주의 해동검도 독일 정착기
유럽 최초의 해동검도 단일 도장, 최초의 해동검도 여성관장 배윤주(43). 언제부턴가 최초라는 수식어는 그녀의 이름 앞에 졸졸 붙어 다닌다. 목검 하나 들고 처음 가족과 함께 독일에 건너간 그녀가 독일 땅에 해동검도를 처음 소개한 것이 지난 2002년 9월. 자신의 해동검도 수련모습을 지켜보던 독일 현지 주민들이 너도나도 “배워보고 싶다”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6명이 배씨의 다락방에 모여 수련을 시작하게 된 것이 독일 최초이자, 유럽 최초의 해동검도 단일도장의 효시였다. '강한여자' 배윤주와의 인간미 넘치는 대화, 독일에서의 해동검도 정착기를 있는 그대로 옮겨 본다.
-왜. 많은 무술 중에 해동검도를 선택하게 된 거죠?
“2000년 몸이 너무 약해져 일상적인 생활이 안 될 정도였어요. 도대체 내가 누구이고,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 별별 생각이 다 들더라고요. 그때 생각했죠. 강한여자가 되겠다고. 마침 검에 대한 환타지가 있었는데 그래서 선택한 게 바로 해동검도였어요”
-최초라는 수식어를 붙게 한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요.
“저에게 해동검도를 빼면 그냥 아줌마라는 타이틀밖에 남지 않아요. 평생을 아줌마로 살 긴 싫었어요.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자격증도 없고 운전만 조금하는데, 나이 40에 해동검도를 가르치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힘들었죠. 하지만 하다 보니까 욕심이 났고, 직업적으로 무언가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서 도전했죠. ”
-요즘에는 독일도 이민자들에게 그리 관대하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동양인으로 힘들지 않았나요?
“가뜩이나 실업률이 높은 독일인데, 행운이었죠. 2005년 비자를 받을 수 있었어요. 그런데 특별한 조건이 붙더군요. 다른 직업을 가질수 없고, 해동검도를 가르치는 사범으로만 생활해야 한다는 조건이었죠. 재밌죠? 세계에서 유일한 비자일 겁니다. 해동검도 전용 취업 비자!(웃음)”
궁금했다. 정말 여권에 그런 내용이 명시돼 있는지. 실제로 배윤주 관장의 여권에는 ‘자립적인 도장을 경영할 수 있는 지도자로서 이 사람을 독일에 체류할 수 있도록 허락합니다.’라고 기재돼 있었다. '한국식 격투스포츠-해동검도(Koreanischen Kampfsport-Haidong Gumdo)'라는 아주 구체적인 표현과 함께.
-혼자 외롭지 않으세요?
“이건 나가면 안 되는데 남편과는 헤어졌어요. 여기까지만...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살려고 노력해요. 한국을 떠나 독일까지 갔으니 목숨 걸고 해야죠.”
-앞으로 계획이 있으시다면.
“독일인들은 동양 문화에 대한 관심이 상당해요. 또 한 무기를 다룬다는 것도요, 그들의 검에 대한 환상을 해동검도가 채워줬어요. 태권도나 다른 무술을 접목해서 도장을 운영하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해동검도 하나만을 가지고 나갈 생각이에요. 또 목표가 있다면 공격적인 경영으로 유럽에서 가장 성공한 도장으로 만드는 겁니다. 한국의 검도가족 여러분들이 많이 성원해주기 바랍니다.”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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