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합기도협회, 개혁 없이 제자리걸음?

30일 총회 앞두고 오세림 전 회장 복귀 가능성 점쳐져
지난 5월, 18년간 대한합기도협회(이하 대한합기도)를 이끌어 온 오세림 회장이 사퇴한다. 이는 자의보다 타의에 가까운 선택이었다. 한 합기도인이 업무상 배임횡령혐의로 오세림 회장을 고소하면서 사퇴 압박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오세림 회장 사퇴에 대해 일부 합기도인들은 그동안 그가 쌓아 올린 합기도계의 업적을 알기에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사실상 그동안 협회 기능을 상실했던 대한합기도가 오 회장 사퇴를 계기로 새롭게 정비돼 정상화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 높았던 것이 사실.
오세림 회장 사퇴 당시 대한합기도 한 중진은 “오세림 회장 사퇴를 계기로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해 단결되지 못하고 분열된 모습을 보이는 협회를 하나로 뭉칠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후 3개월. 대한합기도 회장직은 아직도 공석이다. 그동안 몇 번의 이사회를 거쳤지만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현재 협회는 노수길 사무총장 체제로 근근이 유지하고 있는 형국이다.

대한합기도협회 오세림 전 회장
지난 2일, 대한합기도는 이사회를 열었다. 이사회에 참석한 합기도 원로들은 오세림 회장을 유임시키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당시 이사회에 참석한 한 합기도인은 “협회 정상화를 위한 논의보다는 서로 떠넘기기 바빴다”며 “고작 나온 결론이 '오세림 회장 외에는 대안이 없다'였다. 좋은 방안을 기대하고 참석한 내 자신이 창피했다”고 혀를 찼다.
이에 대해 대한합기도 노수길 사무총장은 “대한합기도에 대한 뜬소문이나 이상한 유인물 등이 나돌고 있다”며 “오세림 회장 복귀설은 사실 무근이다. 회장 선출은 30일 총회에서 원로들이 최종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원로들이 강하게 오세림 회장이 복귀를 희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오 회장 본인이 고사하고 있는 입장”이라며 “총회가 끝나야 확실한 결과가 나오겠지만, 원로 중 한분이 회장으로 추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협회 입장을 바라보는 일부 합기도인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20년 넘게 합기도를 가르치고 있는 한 지도자는 “협회에서 이미 짜여진 각본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 아니냐”며 “원로 중 한명을 상징적으로 앉혀 높고 뒤에서는 조정하겠다는 의중이 다 보인다”고 주장했다.
오세림 회장 복귀설이 흘러나오자 오 회장을 고소하며 사퇴를 이끌었던 이은장 씨는 어이없다는 입장. 이은장 씨는 “오세림씨는 나에게 사퇴를 약속했고 그래서 고소건을 취하했다. 그런데 겉으론 약속을 지킨 것 같이 하면서 속은 그렇지 않다”며 “들리는 이야기로는 회장이 아닌 총재를 맡겠다고 하는 것 같다. 이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다. 만약 이대로 진행된다면 약속을 어긴 것이니 가만있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도 합기도인이지만 합기도 한 사람들이 한심하다. 협회가 파행을 겪고 있으면 일선 지도자들이 들고 일어나야 정상 아니냐. 그런데 전부 나랑 상관없는 일처럼 지켜보기만 한다”고 개탄했다.
한국 합기도의 역사를 이끌어 온 대한합기도협회. 하지만 최근의 대한합기도는 한시도 바람 잘날 없어 보인다. 대한합기도가 과연 이번 일을 계기로 강도 높은 개혁을 단행해 과거의 영예를 되찾을지, 제자리걸음으로 쇠퇴의 길을 걸어갈지 두고 볼 일이다.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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