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지진아 한국 태권도계
태권도는 한국이 전세계에 보급한 유일한 것이다. 한국에서 가장 세계화된 분야인 태권도이지만 막상 한국 태권도계는 아날로그 시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계화를 결정적으로 촉진하고 있는 정보화라는 새로운 추세를 전혀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태권도계는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지도, 앞으로 맞이할 준비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한국 태권도계를 이끌어 가고 있는 행정기관들의 현황을 보면 대한태권도협회와 16개 광역시도협회가 있다. 그리고 그 아래로 각 시·군·구 별로 협회가 구성되어 활동하고 있다. 한국 태권도계만으로 분류할 수는 없지만 국기원과 세계태권도연맹도 서울에 위치하고 있다.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이 모두 한국인이다.
그런데 이 중에서 인터넷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는 기관은 단 다섯 곳에 불과하다. 세계태권도연맹, 대한태권도협회, 경기도태권도협회, 인천시태권도협회, 인천서구태권도협회가 현재 공식 홈페이지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는 협회들이다. 그외엔 전무한 실정이다. 이중에서 세계태권도연맹은 자기 집이 아니라 일종의 전세방 살림을 하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은 현재 월드스포트닷컴(www.worldsport.com)이라는 회사가 운영하고 있는 국제경기단체 포털사이트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국기원에 홈페이지가 없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으면서 또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당연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없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세계태권도의 총본관인 국기원에 홈페이지가 없어서야 되겠냐는 여론이 꾸준히 존재해왔다. 국기원이 홈페이지를 운영하게 되면 그에 따르는 효과가 엄청나다.
국기원이 수행하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업무인 단증 발급과 심사비 결제를 아주 신속하고 투명하게 처리할 수 있는 길이 인터넷에 있다. 그러나 국기원은 이에 대한 어떠한 전망도 내놓지 않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정보화의 경향을 보면 과거에는 사람과 사람이 직접 접촉해 처리하던 일을 이젠 온라인으로 접촉해 해결하는 방향으로 모두 바꿔버리고 있다. 사람들은 이제 관공서에 가지 않고도 기본적인 행정정보는 인터넷을 통해 얻을 수 있으며 대통령은 청와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시민들의 민원을 접하고 있다.
지방시도협회 중에서 가장 먼저 협회 홈페이지를 구축한 인천시태권도협회의 노순명 전무이사는 "협회 활동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하는 등 일선 관장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며 "모든 협회가 필수적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한다.
홈페이지를 갖고 있는 경기도태권도협회의 안종웅 전무이사도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교환하거나 공유하는 일은 시대추세"라고 지적하고 "앞으로 모든 도장의 홈페이지를 협회 홈페이지로 연결해 행정의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국 태권도계가 정보화 수준에서 지진아의 위치에 머무르고 있는 것에 대해 한 태권도인은 "솔직하게 말해서 태권도인들이 컴퓨터에 대해서 뭘 알겠냐? 인터넷은 커녕 도장에 아예 컴퓨터도 없는 경우가 부지기수인데 무슨 홈페이지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주)호키의 김진원 대표이사는 "컴퓨터 보급과 인터넷 활용 교육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는 대한태권도협회만 해도 회원 도장에 컴퓨터를 보급하는 것과 회원들에게 컴퓨터 교육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팔짱만 끼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문제에 대해 한 협회 임원은 "태권도계가 원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이 없는 곳이다. 상명하달식의 일방적 의사소통에만 익숙한 태권도계 인사들이 인터넷 홈페이지의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이 임원의 지적처럼 협회를 이끌어가고 있는 수많은 태권도계 행정일꾼들이 가지고 있는 마인드가 태권도계 정보화를 가로막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이다.
그러나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비록 느리기는 하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 홈페이지의 필요성을 인정해 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서서히 세대교체가 이뤄져 가는 것도 변화의 한 요인이다.
대구시태권도협회의 양경덕 전무이사는 40대다. 그는 "솔직하게 말해 나부터 인터넷에 대해 잘 모른다. 그러니까 나부터 그렇게 필요성을 못 느낀 것 같다. 그러나 앞으로 꼭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정보화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인터넷은 이제 한국에서 하나의 생활수단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정보화를 계속 외면하다가는 한국에서 가장 뒤쳐진 집단이 될 것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이제 더 늦기 전에 한국 태권도계 각급 협회 행정일꾼들은 귀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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