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에게 발차기’ 올림픽 태권도 사상 초유의 심판폭행 및 판정번복 사태

상대선수 대신 심판에게 발차기, 경기종료 1시간만에 뒤집힌 판정

심판하게 하이킥을? 쿠바의 앙헬 발로디아 마토스가 심판에게 안면을 강타하고 있다
2008베이징올림픽 태권도경기 마지막날인 23일 판정에 불만을 품은 선수가 심판에게 폭행을 가하고 또 판정번복과 이로 인한 경기중단이라는 사상 초유의 불상사가 잇달아 발생했다.
23일 저녁 베이징 과기대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헤비급(+80kg) 동메달 결정전에서 쿠바의 앙헬 발로디아 마토스는 자신이 부상으로 쓰러져 있는 동안 경기를 중단시킨 스웨덴 심판에게 발차기를 날리는 폭력사태를 일으켰다.
마토스는 카자흐스탄의 아르만 칠마노프에게 2-3으로 앞서던 경기 종료 직전 부상으로 매트 위에 쓰러졌다. 이에 1분여 동안 이를 지켜본 스웨덴 주심이 칠마노프의 승리를 선언했고, 마토스는 코치와 함께 주심에게 격렬하게 항의했다. 흥분한 마토스는 항의 도중 갑자기 오른발로 주심의 안면을 강타했다. 쿠바코치와 다른 심판, 그리고 경기진행요원 등이 급히 마토스를 말렸지만 이미 끔찍한 폭력에 관중과 TV시청자들이 크게 놀란 직후였다.
이에 앞서 여자 +67kg급 8강전에서는 역시 올림픽 태권도 사상 처음으로 판정이 번보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중국 여자 태권도의 영웅’ 천중이 경기 종료 2초를 남기고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영국의 스티븐슨 사라가 회심의 오른발 들어찍기를 천중의 안면에 적중시켰다. 하지만 이는 점수에 반영되지 않았고, 8000석을 가득 매운 북경과학기술대학 체육관 내부는 중국팬들’의 응원으로 떠들썩했다.
판정번복은 약 1시간 이후 나왔다. 경기 직후 영국의 IOC위원이 직접 나서는 등 영국측의 강력한 항의가 있었고, 심판부는 비디오판정을 거쳐 사라의 2-1 역전승으로 최종결과를 수정했다. 이에 중국측이 반발했으나 세계태권도연맹(WTF)가 적극적으로 설득했고, 약 1시간 만에 중국측이 이를 수용한 후 장내방송을 통해 판정번복이 공식적으로 알려진 것이다.
장내방송이 나오자 중국관중이 동요했다. 야유가 쏟아졌고, 약 30여분간 정상적인 경기운영이 이뤄지지 않았다. 중국관중의 야유가 잠잠해진 후에야 경기가 속개된 것이다.
양진석 WTF사무총장은 “주최국 중국이 판정번복을 받아들이겠다고 수긍했다. 주최국으로서 스포츠맨십에 맞게 행동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잘못된 판정을 바로 잡았다는 점에서 오히려 공정성이 돋보인다는 적극적인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1차적으로 오심이 있었고, 무려 1시간만에 정정이 이뤄진 것은 비판은 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어쨌든 올림픽 정식종목 태권도에게 있어 정말이지 뒤숭숭한 하루가 됐다.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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