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현장메모] 미국도 싫어, 한국도 싫어, 대만은 좋아!

태권도 경기장을 가득메운 각국 응원단의 모습
“짜이요” “짜이요” 태권도 경기장 안을 가득 메운 중국인 응원단의 함성소리가 경기장을 뒤덮는다. 한켠에선 “대~한민국”과 “U, S, A”를 외치는 응원단의 목소리도 간간이 들려온다.
남자 -68kg급 손태진과 여자 -57kg급 임수정의 금메달 순항이 계속되던 21일 베이징과학기술대학교 체육관 안의 응원 현장이다.
정작 중국 선수들의 출전경기는 없었지만, 하나의 중국을 외치며 대만 출전 선수들을 응원하는 중국민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특이한건 일부 출전국에 대한 중국민들의 극명한 태도였다. 미국 선수들 혹은 한국 선수들이 출전하기만 하면 유독 야유를 쏟아내기 시작하는 ‘짜이요’ 패들. 다소 이해하기 힘든 중국민들의 감정적인 응원 문화였다.
임수정의 16강전 첫 상대 수리완(Su Li wen,대만)을 시작으로 남자 -68kg급 손태진의 경기에까지 ‘짜이요’ 들의 야유는 멈추지 않았다. 특히 손태진과 성유치(Sung Yu -Chi,대만)가 맞붙은 4강전. 짜이요들의 야유는 극에 달했다.
상황은 미국선수들 역시도 마찬가지. 미국의 태권남매 여자 -57kg급 다이애나 로페즈와 남자 -68kg급 마크 로페즈의 경기에서도 짜이요들은 노골적인 야유를 쏟아냈다.
하지만 이런 짜이요들의 야유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는 경기가 생겨났다. 미국과 한국이 금메달을 두고 맞붙은 손태진 VS 마크로페즈 경기. 짜이요를 외치던 중국민들은 일순간 고요해졌고, 누가 이기던 상관 않겠다는 표정으로 진정 ‘관람’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미국(사진 위)과 한국 응원단
이것도 잠시, 경기 종료 1초를 남기고, 손태진이 회심의 오른 돌려차기를 성공시키며 금메달을 목에 걸자, 짜이요들의 심술보는 터져나기 시작했다. 은메달의 미국 응원단이 쏟아내기에는 너무도 웅장한 야유였다.올림픽정신은 온데간데없었다. 젊음을 바쳐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에게 쏟아져야 할 찬사 대신 짜이요들은 “우~ 우~” 라며 심통을 부리기 바빴다.
손태진이 땀과 눈물로 흠뻑 젓은 몸을 이끌고 태극기를 휘날리며 경기장을 돌때에도 짜이요들의 갈채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사실 이러한 중국민들의 반한 정서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최근 중국 누리꾼들에 의해 중국을 비하하는 날조된 인터넷 기사들이 나돌고 잊을 만하면 불거지는 한중간 역사왜곡 문제, 쓰촨성 대 지진 당시 한국민들이 올린 비방글들이 영향을 끼쳤다.
여기에 극비리에 이뤄지길 간절히 바라던 올림픽 개막식은 사전에 한국 언론에 의해 일부 방영돼 악 감정을 낳았다. 결국 이런 반한 감정들이 '짜이요'들의 야유를 이끌어 낸 것이다.
유럽의 국가들은 '한나라'라는 의식이 강하다. 유럽에서 열리는 국제 스포츠 경기에서는 국적에 상관없이 타국 선수를 응원하는 모습이 흔하다. 베이징 올림픽 폐막을 나흘 앞둔 시점에서 스포츠맨십에 부합하는 짜이요들의 선진 응원문화, 누구에게나 '짜이요'를 외쳐준다면 아시아 역시도 스포츠 경기에서 만큼은 '한나라',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사진 = 무카스미디어 베이징 특별취재팀)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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