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성, 불굴의 의지로 IOC선수위원 당선

그랜트 해켓, 쥐스틴 에냉 등 막강 빅 스타 제치고 득표수 1위로 당선

과거 문대성이 태권도복을 입고 지도하는 모습
아테네 ‘태권영웅’ 문대성(동아대 교수)이 4년 만에 치러진 베이징 올림픽에서 장외 금메달을 따냈다. 4년 전 아테네올림픽에서 선수로 세계를 돌려차버린 화려한 KO쇼로 금메달을 딴 데 이어 이번에는 IOC선수위원 투표에서 당당 1위로 선출된 것이다. 선출직 IOC위원은 아시아 최초라는 큰 의미가 있고, 또 쟁쟁한 스타플레이어를 제치고 29명의 후보자 중 최다득표를 얻었다는 사실이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문대성은 21일 베이징올림픽 선수촌 내 국기광장에서 발표된 선수위원 투표 결과 총 7216표 중 3220표를 획득, 1위로 8년 임기의 IOC위원으로 선출됐다. 2위'러시아의 전설적인 수영스타' 포포프(1903표)를 무려 1317표 차로 제친 쾌거다. 3위는 펜싱 출신의 클라우디아 보켈(1836표), 4위는 쿠바 여자배구의 간판스타였던 유밀카 루이스 루아체스가 각각 차지했다.
당초 문대성은 타 종목 경쟁 선수들에 비해 지지기반이 약해 힘든 선거가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수영, 육상 등의 선수층이 두터운데다 세계적인 스포츠스타들이 대거 출마함에 따라 더욱 힘든 선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대성은 영광의 IOC선수위원에 당당히 1위로 당선됐다. 과거 한국에서 전이경 쇼트트랙 선수가 IOC선수위원을 지낸 바 있지만, 이는 선거에서 낙선한 후 김운용 전 부위원장 등의 추천을 받아 권한이 크게 제한된 임명직이었다.
문대성은 이번 선거를 위해 올림픽 기간 선수촌 주변에서 투표권을 갖고 있는 출전선수들을 상대로 맨투맨 방식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심지어 자신을 확실하게 알리기 위해 선수촌에서 태권도복을 입고 유세를 하기도 했다. 네임밸류에서 앞선 타 후보들이 특별한 득표활동을 하지 않은 것과는 크게 대조적이었다. 이런 적극적인 노력이결과적으로 국적, 종목과 상관없이 열심히 하려고 하는 의지를 가진 문대성에게 선수들의 표가 몰린 셈이다.
이로써 침체기로에 서있는 한국 스포츠외교에 큰 활력을 불어 넣을 전망이다. 지난 해 9월 박용성 전 IOC위원이 국제유도연맹 총재직을 사퇴함과 동시에 IOC위원 자격도 자동 상실되어, 이건희 위원(삼성그룹 회장)만이 유일하게 활동한 터였다. 이에 따라 1년 여 만에 한국은 2명의 IOC 위원을 보유하게 됐다.
IOC선수위원은 IOC 내 선수분과위원으로 임기 8년간 활동하게 되는데, 동,하계올림픽 투표권을 갖는 등 일반 IOC위원과 같은 권한과 의무를 지닌다.
문대성은 지난해 세계태권도연맹 정기총회에서 최연소 집행위원에 선임되면서 본격적인 스포츠 행정가의 길에 입문했다. 또한 IOC선수위원 선거와 이후 원활한 활동을 위해 지난 연말 뉴질랜드에서 어학을 집중 공부했다.
한편, 문대성은 IOC선수위원 선출 사실을 국내 한 방송사 태권도경기 생중계 해설 도중 전해 들었다. 갑작스런 희소식에 문대성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다 캐스터가 소감을 묻자 “장외 금메달을 딴 것 같다. 최선을 다해 임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너무 좋다"고 답했다.
이와 동시에 선거결과가 확정되자 주요 포털 사이트에는 ‘문대성 IOC선수위원 당선’이 검색어 순위 1위에 올랐다. 또 이를 축하하는 게시판이 마련돼 국민들의 축하 메시지가 줄을 잇고 있다.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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