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을 훼손한 한국해동검도
[기자수첩] 한국해동검도의 고소에 대해

무카스미디어 신준철 기자
무카스가 해동검도 역사논쟁에 뛰어들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2월 24일 ‘해동검도의 원류는 심검도?’ 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가면서부터다. 너무도 당연한 얘기지만 올림픽에서도 빠져있는 비인기종목에 대해 모처럼 심층취재를 시도한 까닭에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사를 쓰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기존 미디어가 많이 다루지 않는 영역일수록 각종 검색에서 우선 노출되는 등 자료로서의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하지만 결과는 피곤했다. 기사 때문에 소송에 휘말린 것이다. 미디어도 잘못을 하면 당연히 벌을 받아야 한다. 또 취재원과 미디어 간에 분쟁이 생기고, 합의에 의해 해결이 되지 않으면 법정으로 가는 것도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당치도 않은 일 때문에 금쪽같은 시간을 뺏기고, 말도 안되는 논리에 대응하기 위해 검찰로 오가는 것은 비단 기자 개인과 무카스를 넘어 사회적 손실이라고 감히 판단한다.
비정상의 극치는 당시 기사를 쓴 직후부터 시작됐다. 해당 기자는 “당신이 우리 도장 책임 질꺼야?” “밤길 조심해. 무섭지 않냐?”는 등 한국해동검도 측 관계자들로부터 아찔한 크리스마스 인사(?)를 받았다.
하지만 무카스는 굴하지 않았다. 수십 번을 검토해도 기사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후 해동검도 역사논쟁에 불을 지피는 4편의 관련기사들이 쏟아졌고, 한국해동 측은 터무니없는 기사라며 “기자 자질이 의심스럽다”는 등의 막말까지도 서슴없이 내뱉었다. 자신들의 협회 홈페이지에는 무카스 기사와 관련해 이미 고소가 진행 중이며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큼지막하게 공지사항도 띄었다. 참고로 무카스는 문제의 역사논쟁 기사를 취재하면서 한국해동검도 측의 주장을 충분히 들었다. 반대편의 목소리도 마찬가지였다. 이를 토대로 가능한 객관적이고, 증거를 바탕에 둔 기사를 작성했다. 이는 미디어로 기본 중 기본이다.
지난 1월 23일 한국해동검도의 나한일 총재는 서울 중부경찰서에 정보통신망법 위반이라는 혐의로 본지 기자를 고소했다. 통상적으로 언론중재위원회를 거쳐 신문사의 발행인을 대상으로 한 고소가 아니라 기자 개인을 상대로 직접 법적 조치에 나선 것이다.
처음엔 얼마나 미웠으면 그랬을까, 아무리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도 자신들에게 피해가 간다면 누구라도 흥분할 수 있다라며 이해를 하려고 했다. 그래서 부천으로 사건이송요청을 하고 추이를 지켜봤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정당한 보도내용에 대해 무조건 법으로 밀어붙이면 미디어를 자신들의 밑에 둘 수 있다는 한국해동검도 측의 태도에 분개하게 됐다.
이후 첫 경찰 조사를 받게 된 지난 5월, 나한일 총재를 대신해 출석한 한국해동검도의 한 임원은 자신들이 명예훼손이라고 생각하는 10가지 항목에 대한 엄청난 양의 증거자료를 바리바리 제출했다. 무카스는 약소하지만 핵심만 간추린 증거자료를 토대로 전 해동검도인들의 알권리를 앞세워 설명해 나갔다.
약 1개월 뒤인 6월23일, 부천검찰청에서는 대질 심문이 열렸고, 9시간 가까이 진행된 조사에서 검찰의 한 관계자는 말미에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한국해동검도측에 대해)그만 하시죠”. 순간 짧은 정적이 흘렀다. 검찰도 답답했던 것이다. 기본적으로 논리에 맞는 않는 장황한 내용을 수차례 반복하며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하니 인내력이 바닥 난 것이다.
결국 지난 7월 1일 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으로부터 ‘피의사건 처분 결과 통지서’라는 공문서가 도착했다. 한국해동검도 측이 수많은 자료와 긴 시간을 통해 주장했던 정보통신망 명예훼손에 대해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이라는 짧은 처분결과를 통보했다. 정말이지 추가 설명도 없는 10음절의 아주 짧은 결과였다. 국가로부터 이 열 마디를 확인하기 위해 그동안 무카스는 취재시간을 쪼개고, 협박을 받아가며 대응을 했던 것이다. 물론 이같은 노력은 한국해동검도 측이 수십배는 더 많았으리라 생각된다.(한국해동검도측은 무혐의 처분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공지하지 않고 있다)
무카스는 무고죄로 맞고소를 할까 생각도 했다. 더 이상 이런 식으로 언론에 피곤함만을 주는 소송은 없어야 한다는 사례로 만들기 위해 말이다. 하지만 그만뒀다. 그저 더 이상 시간 뺏기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만족했고, 한국해동검도 측이 이번을 계기로 소송이 아닌 무도에 전념하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명예훼손은 명확한 근거에 입각해야 한다. 자신들이 기분 나쁘다고 무턱대고 사법기관을 찾아가는 것은 협작꾼들이나 하는 일이다. 대한민국 사법기관이 목소리 큰 쪽의 손을 쉽게 들어줄 정도로 호락호락하지 않다. 법이 보장하는 명예훼손에 대한 절차를 훼손해서는 안 된는 것이다.
한국해동검도 가족 여러분, 그리고 나한일 총재님. 이제는 소송 대신 ‘검도’에 대한 발전적인 노력과 또 이에 대한 취재로 만나고 싶습니다. 진정한 무카스의 마음입니다.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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