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태권도 품새’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규현 원장의 태권도 칼럼] 최소한 3천번의 반복 수련 필요

이규현 원장
태권도 품새를 수련하는데 무슨 기술이 필요하겠냐고 반문한다면 할 말이 없다. 태권도의 수련이 깊어질수록 의혹은 점점 더 커져가고 깊은 시련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나의 태권도 품새 수련의 깊이를 말하라고 한다면 나름대로 자신 있게 내놓을 이론과 실기가 있다. 태권도 품새 수련의 기법과 그 깊이를 이해하고 수련에 임하면 늘 새로운 맛을 느낄 수가 있다.우리가 음식점을 골라 찾아다니며 어떤 음식이 오늘은 나의 입맛을 돋아 줄까하고 찾아다닐 때와 같은 심정이랄까?품새 수련의 깊이를 말한다면 어느 무엇과도 바꿀 수가 없는 또한 무어라고 형용할 수가 없는 내면의 세계를 느낄 수가 있다. 품새 수련 시 몸에서 뻗어 나오는 기를 느낄 때 살아있다는 자신감과 기의 호흡에 의해서 아랫배 에서부터 가슴을 타고 올라오는 신선하고 달콤한 기의 향기는 느껴 보지 못한 사람은 알지를 못한다.
한모금의 기를 삼키고 다시 내 뱉을 때와 숨을 멈추고 동작을 연속으로 연무하고 호흡을 내쉴 때의 그 날아갈듯 한 상쾌함이란 수련 중에 겪어보지 못한 이들에게는 아무런 양식이 될 수가 없을 것이다. 하단전에서 중단전으로 올라오는 기를 느끼지 못한다면 상단전의 내면의 정신세계를 어찌 느낄 수가 있겠는가? 이러한 것이 꾸준히 연구하고 노력한 수련의 결과라고 나는 생각한다. 나는 늘 이렇게 태권도의 품새에 중독된 것 같은 무인으로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 살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기쁘고 또한 행복하다.
가끔 태권도의 품새 수련에 대해서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어떻게 하면 사범님처럼 그런 품새의 세계를 느낄 수가 있을까요” 하고 말이다. 나는 제자들에게 수련의 깊이와 내면의 세계에 대해서 이해할 때까지 얘기해준다. 먼저 이론적으로 도인들이 수련법과 호흡법을 알게 된 동기를 얘기해준다. 그런 다음알고 있는 품새를 자신 있게 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수련하라고 말해 준다.
최소한도 3000번 정도를 하면서 자기 자신에게 맞는 품새로 전환시켜 가야 한다고 말한다. 지도자가 요구 하는 대로 수련을 하는 것은 지도자의 스타일이고자기의 몸에 맞게 수련을 하는 것은 자기의 스타일인 것이다. 예를 들어 내 몸에 옷이 맞지 않는다면 벗어 버리지 말고 고쳐 입도록 하며 항상 내 몸에 맞는 옷을 입도록 준비를 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내가 수련하는 품새가 누구에 의해서 어떻게 만들어 진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품새가 가리키고자 하는 뜻을 이해하고 그 속에서 진리를 터득했다면 품새 수련자로서는 최고의 경지를 터득했다고 볼 수가 있다.
많은 태권도 인들은 어떤 품새가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를 알고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품새를 만든 사람의 속에는 들어가 보지를 않았다는 점을 잊고 있는 것 같다. 품새 수련의 깊이는 자기의 몸에 맞는 옷을 입고 아름다운 춤의 맵시를 자랑 하는 무희의 그것과 같고 한 마리의 황새가 커다란 나무의 높고 가느다란 가지를 한 다리로 딛고서서 앉아 휘청 이는 가지에 몸을 의탁하고 부는 바람결을 타고 자태를 흐트러트리지 않고 있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품새 수련을 계속 한다고 해서 품새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수련의 깊이를 느낄 때 그 품새가 내포하고 있는 뜻을 완숙하게 이해를 하여 내 몸과 내 정신(영육일체(靈肉一體)) 이 일체가 될 수 있게 수련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여러분들도 태권도에 입문을 해서 처음 태권도를 접한 초기 상태 일 때와 내가 어려서 태권도를 수련했을 때의 수련법은 아무런 생각 없이 주먹지르기나 막기 또는 발차기 등을 원숭이 흉내 내듯이 따라서 했다고 생각이 된다. 정신의 집중이 무엇인지 호흡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어떤 것이 정확한 동작인지도 모르고 무조건 동작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래도 요즘은 체계적인 태권도의 수련법에 의해서 많은 것을 지도해주지만 내가 배울 때에는 선배의 가르침은 기대할 수도 없었다. 그냥 옆에서 따라하게만 해준다면 그날은 운이 좋은 날이고 그렇지 않으면 꼼짝없이 앉아서 구경만 하고 돌아오면 처음 본 동작을 혼자서 연습하느라 땀을 뻘뻘 흘리며 해보지만 실제로 잘하고 있는지 엉터리인지 모르면서 연습을 했던 기억이 새롭게 느껴지곤 한다.
(‘이규현 칼럼 4편’에선 태권도 지르기의 정확한 자세와 용어에 대해 이규현 원장이 사진설명과 더불어 자세히 설명합니다. -이규현 칼럼-은 매주 월요일마다 진행할 예정입니다)
[편집 =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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