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백곰 수련 일기 (6)


태권도를 시작한지 어언 한달이 지났다. 한달 동안 난 어느새 태극 6장의 경지에 올랐고 요즘 피씨방도 잘 안가는 나에게 박모군이 물었다.

"야! 너 요즘에 피씨방에 안 가고? 왠일이냐? 여자친구 생겼냐?"

행여나 생겼으면 내 생에 한이 없지.

"아니, 그럼?"
"그럴 일이 있다. 임마 비켜라 갈 길이 멀다!"

대충 이렇게 말해버렸지만 녀석은 완전히 찰가머리처럼 달라붙었다. 도대체 어딜 그렇게 가냐고? 피씨방에서 스타크래프트 한판 붙자고. 하지만 내 대답은 노우(NO). 왜냐구? 늦게 가면 관장님한테 잔소리 들으니까!! 그렇게 무사히 일주일이 지난것 같다. 오늘따라 들러붙는 인간이 없어 좋긴 했지만 왠지 찜찜했다. 괜히 뒤통수가 가렵고 야릇했다.

도장에 도착해서 파란 띠를 매고 또 안 째지는 다리 잡고 마구 학대를 해가며 찢고 있었는데 도장 복도에서 무언가 기분 나쁜 웃음이 들려왔다. 키득키득거리며 도장 근처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울려퍼지는 소리를 들으니 남자 톤인데.

사내 자식들이...소심하게 웃을려면 크게 웃던지 잠시후 난 그 자리에서 굳고 말았다. 아주 아주 비웃음으로 가득한 박모군과 그의 친구 최모군이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 도장문을 지나서 나와 눈을 마주친 뒤 손을 한번 흔들고는 복도 형광등 불빛 사이로 사라져 갔고 난 다리 째다 말고 자리에 엎어져서 그 말로는 이루 다 형용할 수 없는 쪽팔림이란.

벽잡고 안간힘 쓰는 걸 보면 완전히 코메디가 따로 없지 않는가? 누가 그랬지? 발없는 말이 천리간다라고.

아침에 등교했을 땐 이미 우리반과 옆반까지 내 소문이 나 있었다. 그후 나에게 붙여진 별명이 있다. 파란 백곰13호. 그 후로 난 우리 학교에서 파란 백곰 13호란 이름으로 선생님들에게까지 불려지게 됐다.

댓글 1

김선애 2000.11.30
벌써태극 6장을 하시네요... 역시....뭔가 길이보이네요...호호 열심히해요... 그래두...다리찟는건 무리하지마세요...근육이놀래요... 차근차근 풀어주면서하세요...... 수련일기가..참 잼있네요... 많이올려주세요...자주읽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