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등점수제, "난 반대한다"
시대의 흐름이라고 인식되고 있는 차등점수제의 도입. 그러나 모든 사람이 이 새로운 제도에 찬성하고 있지는 않다.
태권도 선수 중 일부는 이 차등점수제의 도입을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다. 차등점수제가 도입된다면 대체적으로 키가 작은 한국 선수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 그리고 공정한 심판판정은 더욱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것이 바로 그 대표적인 이유다.
지난 전국체전에서 여자 일반부 핀급 준우승을 차지한 강지현(경희대)은 "그나마 신장이 작아서 다른 선수보다 더 열심히 하는데 차등점수제를 도입하면 아무리 열심히 득점해도 상단 발차기 하나 맞으면 이기기 힘들다"며 "차등점수제는 키가 큰 선수를 더욱 유리하게 만드는 규정"이라고 꼬집었다.
차등점수제가 도입되어 얼굴 공격이 2득점으로 인정된다면 아무래도 신장이 상대적으로 큰 외국선수들에게 유리하고 반대로 신장이 작은 한국선수들에게는 불리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희대 이경호 코치는 "국내 선수가 신체적 조건에서 외국선수보다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며 "차등점수제가 도입된다면 신장이 작은 한국선수들에게 좋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84cm 큰 키의 웰터급 노현구(한체대)는 "저는 고난이도의 기술적인 공격을 많이 하고 또 신장이 크기 때문에 (차등점수제가 도입된다면) 저야 좋죠, 하지만 키가 작은 선수에게는 불리하게 작용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경호 코치는 "흥미있는 경기를 위해서 그리고 태권도가 세계로 더 뻗어나가게 하기 위해서는 차등점수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하며 "이를 위해서는 얼굴공격 기술을 개발하고 유연성 보강 등 그에 맞게 선수를 훈련시켜 전술적인 면을 연구한다면 신장에서 오는 불리함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으로 차등점수제 도입을 반대하는 이유는 바로 심판 판정의 문제다. 적지 않은 수의 현역선수들은 "난이도 및 타격 부위에 상관없이 현재 1점씩 동일하게 득점을 인정하는데도 많은 문제가 발생하는데 차등점수제가 도입되어 많게는 3점씩 득점이 인정된다면 심판 판정에 대한 시비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체대의 노현구는 "많은 선수들이 (차등점수제가 도입된다면) 과연 심판 판정에 문제가 없을까? 라는 의문을 갖습니다"라고 밝혔다. 이는 적지 않은 현역 선수들이 차등점수제가 새롭게 도입된다면 심판 판정에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근다"는 격으로 만약 차등점수제가 새롭게 도입되어 현역 심판을 대상으로 새로운 규정 습득을 위한 교육을 철저하게 치른다면 심판 판정의 문제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많은 선수들이 차등점수제를 반대하는 이유는 바로 새로 도입될 규정에 다시 자신들을 맞추어야 한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시드니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신준식(경희대)은 "경기를 더 재미있게 해야한다는 의견에는 동의하지만 10년 이상 넘게 몸에 배인 경기 습관을 짧은 시간에 바꾸기란 쉽지 않다"며 차등점수제 도입에 대한 반대 이론을 폈다.
현재 많은 사람들은 차등점수제의 도입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여기저기에서는 차등점수제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차등점수제를 도입하면 가장 큰 변화를 겪어야 할 당사자인 선수들에 대해서는 충분한 배려가 없는 실정이다.
성공적인 차등점수제 도입을 위해서는 협회 관계자, 태권도 지도자 그리고 심판 뿐 아니라 현역 선수들과도 충분한 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댓글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