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떠나고 편은 갈리고 ‘국기원’ 계속 표류하나

이사회서 법정법인 정관 다시 논의.. 엄운규 원장 불참 선언

오는 7일로 예정된 국기원 이사회는 조용히 넘어가기 힘들어 보인다.
지난달 14일 국기원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 문광부)로부터 ‘국기원 정관 인가 요청에 대한 회신’을 받는다. 이는 국기원 운영 및 정관 개선방향에 대한 문광부의 입장이다.
문광부는 정관 개정사항으로 △국기원 조직운영체계 개편 및 상근/비상근 직위 조정 △국기원장 선임절차 강화(장관 승인직으로 변경) △결격 사유 있는 임원의 선임 제한 등을 지시했다. 여기에 이사장을 현행 비상근에서 상근 전환 검토를 지시하고, 원장과 연수원장을 분리하고 각각 상근직화 시키라는 세부지시 사항까지 덧붙였다. 또한 부원장, 총무이사 제도를 폐지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회신 내용을 접한 국기원 관계자들은 술렁거렸다. 특히 정관 개정사항으로 피해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국기원 임원들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국기원 한 이사는 “이번에 정관 개정사항으로 내려온 내용을 보면 어느 한쪽 이야기만 듣고 문광부에서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이라며 “정부에서 태권도 진흥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 도움을 주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일이지만, 태권도 쥐고 흔들려고 모양새가 돼서는 태권도인들이 납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이사회에서 태권도인들의 이런 입장을 분명히 전달하겠다”고 말해 논쟁을 예고했다.
반면 국기원 한 핵심관계자는 “문광부 회신 내용은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할 사안이 아니다. 오히려 국기원 조직을 효율적으로 변화 시킬 수 있는 계기”라며 “국기원 입장에서 수용해서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은 없어 보인다”고 상반된 의견을 보였다.
문광부 입장은 분명하다. 문광부 한 관계자는 “만약 국기원이 지시한 내용으로 정관을 개정하지 않을 경우 승인은 힘들 것”이라며 “이사회서 어떤 결과가 나오던 변화는 것은 없다. 그만큼 국기원 개혁에 대한 장관님의 의지가 확고하다”고 말했다.

6월 26일 열린 국기원 이사회. 엄운규 원장은 불참했었다
현재 국기원은 내부 의견 통일과 문광부와의 조율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해결 할 사람은 국기원 수장인 엄운규 원장이다. 하지만 엄 원장은 지난 6월 공식적으로 사표를 제출했다. 이사회는 이를 반려했지만, 엄운규 원장은 사퇴 의사를 번복할 마음이 없어 보인다.
엄운규 원장은 이번 이사회에도 불참을 선언했다. 그는 “유인촌 장관과의 면담에서도 사퇴의사를 분명히 밝혔다”며 “앞으로 태권도 원로로서 자문을 해주는 정도로 있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태권도계에선 현재 국기원에서 엄운규 원장을 대신할 만한 인물이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래서 현재 국기원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책임 회피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엄운규 원장은 “내가 사표를 낸 이유는 알다시피 13년 전에 있었던 일에 대해 서울시태권도협회가 강남구청에 민원을 제기해 큰 벌금을 물게 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해서다”며 “그런데 이사회는 사표는 반려하면서도 강남구청에 항의를 한다든가 행정절차를 밝아 소송을 진행하겠다는 말 한마디 없다”고 서운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어 엄 원장은 “이런 조직에서 다시 돌아와 나 혼자 떠들어 된다고 바뀔 거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허탈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국기원 내 일각에선 이러한 엄운규 원장의 태도가 혼란을 더 가중 시키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국기원 한 이사는 “근래 엄 원장님이 국기원에 몇 번 나오시는 등 애매한 태도를 보이는 것 같다”며 “엄 원장님이 국기원에 복귀 하신다고 하면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번 이사회에 참석해 확실한 입장 표명 후 교통정리를 해주셔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장은 떠나고, 내부에선 편이 갈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국기원. 태권도인들 국기원이 법정법인이라는 변화를 통해 진정한 세계태권도본부로 거듭나 하루빨리 정상 항로에 들어서기를 바라고 있다.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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