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재성이의 태권도 수련기 (18)


수능을 마치고 대학교 입학까지의 약 4달간의 시간. 지금 생각하면 그 시간이 가장 행복했었던 시간이 아니었던가 생각된다. 대학교를 간다는 설레임 그리고 고등학교의 그 힘들었던 생활을 벗어버렸다는 홀가분함. 그 좋은 시간에 친구들과 어울려 놀았던 것도 좋은 기억으로 남지만 지금도 잘했다고 생각했던 것은 바로 태권도 도장에 나갔다는 것이다.

수험생 시절 머리로만 생각했던 것이 있었다. 날렵한 발차기를 차며 늘씬한 몸매를 지닌 날렵한 나의 모습. 운동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한 것이고 또한 중요한 것은 욕심을 버리고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하나씩 해나가는 것이다.

같은 반 친구들 중 어떤 이는 헬스장에 다닌다, 수영장에 다닌다, 킥복싱장에 다닌다 하며 거창한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시작한 이들 중에 어떤 이는 3일 다니고 그만둔 사람부터 해서 많아도 석달 이상 꾸준히 다닌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는 것을 나는 기억한다.

그리고 또한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 어떻한 상황에 있는지를 잘 파악해야 한다. 어떤 이는 너무 갈비씨도 있을 것이고 어떤 이는 나같이 뚱뚱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적당한 근육과 적당한 체중을 가진 이도 있을 것이다.

셋 다 유연성, 키, 그밖에 신체조건 등등이 모두 같다는 조건하에서 이 3자가 똑같은 운동을 할 경우에 가장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는 사람은 후자일 것이다. 나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때 근력이나 악력은 이제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으나 과체중으로 인해 지구력이 없었고 스피드 역시 없었으며 만약 구보나 그밖에 유산소 운동을 했을 시에는 허리와 무릎에 큰 무리가 갔다.

그렇다고 헬스장이나 수영장은 내 스타일에도 맞지 않았을 뿐더러 거창하게 다닐 생각도 없었고 나에게 큰 효과를 주지도 못할 것 같았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근력운동이 아닌 지구력을 길러줄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이었기 때문이다.

돈도 안들고 효과적인 운동이 혹시 없나 곰곰히 생각해 보았고 이에 문득 떠오르는 운동이 바로 줄넘기였다. 줄넘기는 많은 공간도 필요로 하지 않았고 돈도 들지 않았다. 거기에다가 태권도 스텝에 필요한 박자 감각과 경쾌한 발놀림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줄넘기는 이 생각을 한 날 바로 샀으며 시험삼아서 내가 과연 몇 개까지 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해보았다. 서툴러서 그랬던지 발에 자꾸 걸리고 운동부족으로 숨이 차서 200여개도 채 못 채우고 숨을 헐떡이며 그만두게 되었다.

그러나 모든 일은 처음 3일이 가장 힘들고 그 다음부터는 조금씩 쉬워진다. 태권도장에서 설설 운동한다고 하나 사실 발차기란 운동이 전신의 근육을 쓰며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기에 뚱뚱한 내 몸으로는 정말 힘들어 초겨울인데도 숨이 턱턱 막히고 전신에서 땀을 비오듯 쏟는다.

그래도 태권도가 끝나면 언제나 줄넘기를 했다. 그러나 욕심은 부리지 않았고 백여개를 아주 부드럽게 양발과 발목 무릎 등의 관절과 근육의 움직임을 느끼며 한다.

그리고 다시 다리를 가볍게 풀고 이번에는 조금 템포를 높여서 양발을 교차해가며 역시 백여개를 하고 다시 조금 쉬고, 이번에는 한발로만 50여개를 하고 발 바꿔서 다시 50여개를 하고 그 다음을 2단넘기를 100여개 하고 언제나 같은 시간 줄넘기를 하고 줄 넘는 양을 조금씩 늘려나갔고 그 속도 또한 조금씩 늘려나갔다.

댓글 1

과객 2000.11.27
단순한 지구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는 것 말고 또 다른 장점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