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모호했던 태권도 개혁 토론회

[현장메모]정답 없는 토론회에 서울시태권도협회만 신났다

25일 열린 태권도진흥 및 개혁을 위한 정책토론회 모습
25일 경북궁 내 민속박물관 대강당에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 이하 문광부) 주최로 ‘태권도진흥 및 개혁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갑작스런 토론회였지만 새 정부의 태권도에 대한 관심도가 어느 정도인지 알아 볼 수 있는 자리였기에 시작 전부터 태권도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토론회는 유인촌 장관이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신재민 차관의 인사말로 시작됐다. 토론회주제는 이번 행사 주관사인 메세나코리아 최진우 대표이사가 발제한 ‘태권도진흥 기본계획 수립안’과 소마연구소 허건식 소장이 발제한 ‘국기원의 문제점 및 역할’이었다.
토론자로는 양진방(용인대 교수), 전익기(경희대 교수), 안용규(한체대 교수), 이경명(동아대 교수), 이봉(경원대 교수), 이승환(무카스 대표이사), 임윤택(서울시태권도협회 부회장)씨가 나섰다. 좌장은 한국체육과학연구원 박영옥 박사가 맡았다.
토론자들은 주제에 대해서 자신의 전공분야나 혹은 사업에 대한 현장경험에 비쳐 의견을 게재했다. 토론자들은 최진우 대표가 발표한 태권도진흥 수립안에 대해 신랄한 비판 쏟아냈다. 이번 토론회는 문광부로부터 태권도진흥 5개년 계획에 대한 프로젝트 용역을 받은 메세나코리아의 용역 결과에 대한 중간발표 성격도 가지고 있다.
최진우 대표가 발표한 내용은 그동안 태권도 연구물로 나온 내용을 나열하는 수준이었다. 최진우 대표는 자신이 발표한 연구물에 대해 토론자들의 날카로운 분석이 이어지자 “예산도 한정돼 있고, 연구 자료도 현재는 기초적인 것 밖에 확보를 하지 못해 깊이 있는 연구를 진행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진땀을 뺐다.
이어 그는 “나는 태권도를 전공한 사람이 아니라 삼성경제연구원에서 15년간 일을 한 사람”이라며 “연구용역이 초기 단계라 부족한 점이 많지만,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내용을 토대로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허건식 소장이 발표한 국기원의 문제점 및 역할에 대해선 토론이라기보단 청문회에 가까운 질의응답이 이뤄졌다. 그러다보니 주제발표에 나선 허건식 박사가 마치 국기원을 대표해 나온 사람 같은 모습을 보였다. 이를 감지한 박영옥 좌장은 “이 자리는 토론회지 어떤 정답을 얻고자 하는 자리가 아니다”며 과열된 토론을 진정시켰다.

이공신 서울시협회 회장(셋째줄 오른쪽 두번째)을 비롯한 서울시 관계자들
국기원 문제가 나오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사람은 서울시태권도협회 임윤택 부회장이었다. 임윤택 부회장은 태권도진흥에 대한 이야기는 생략하고, 국기원의 문제점과 발전방안에 대해 자신이 정리한 내용을 읽어 내려갔다.
이어 그는 국기원이 강도 높은 인적쇄신을 요구하며 “전과가 있더라도 강한 리더를 국기원 원장으로 세워야 한다”며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했다.
토론회가 끝나고 가진 참석자 질의응답 시간에도 국기원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질의응답에 나선 대부분이 서울시태권도협회 관계자와 대외협력단 사람들이었다. 전체 참가인원 중 서울시협회 관계자들이 가장 많아 보였다. 이들은 좌장의 제지에도 소신껏(?) 자신들의 의견을 끝까지 발표해 나갔다. 질의응답 시간은 마치 서울시협회 관계자들의 발표시간 같았다.
이날 토론회에는 문광부 산하로 법정법인으로 전환된 국기원과 태권도진흥재단 관계자들이 다수 참석했다. 또 대한태권도협회와 세계태권도연맹 관계자들도 토론회에 참석했다. 하지만 일선 지도자들의 모습은 많이 보이지는 않았다.
토론회가 끝나자 참석자들은 “정해진 시간에 광범위한 주제를 그것도 둘로 나눠 진행하다보니 답이 없는 형식적인 토론으로 끝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 참석자는 “도대체 이 자리가 연구용역 중간발표인지, 정책발표인지, 토론회인지 도통 알 수 없다”며 혀를 찼다.
태권도진흥법 통과이후 정부가 나서 이런 토론회를 개최 한다는 것은 분명 태권도계에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 토론회가 금번 같은 형식으로 진행된다면 정부의 전시행정으로 밖에는 비쳐 질 수밖에 없다. 다음 토론회부터는 실효성 있는 주제 선정은 물론 모든 사람이 공감 할 수 있는 패널 선정이 필요해 보인다.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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