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망받던 여성보디빌더 울린 부담스런 '미즈코리아'

미즈코리아 김해나라, 국제대회만 나갈 수 있어 / KBBF 선발과정에 관한 해명 필요

대한보디빌딩협회 공식 홈페이지
대한보디빌딩협회(회장 김창원, 이하 KBBF)의 매끄럽지 못한 심판판정으로 인해 촉망받던 여성 보디빌더의 미래가 어두워지고 있다.
‘2008년도 미스터&미즈코리아 선발대회’가 잡음 속에 막을 내린지 25일째. 당시 -55kg급 우승자로 미즈코리아 최종 결선에 진출, 그랑프리의 영광을 안은 김해나라(서울 파고다헬스)를 두고 전문가들의 아쉬움 섞인 평가들이 쏟아지고 있다.
프레임(골격)이 좋아 전문적인 훈련만 따라준다면 대성할 것이라 던 ‘유망주’로서의 평가를 뒤엎고 한국 최고의 여성 몸짱 ‘미즈코리아’라는 쾌속선을 탄데 따른 것이다.
김해나라는 지난 5월 10일 열린 첫 데뷔 무대 ‘미스터서울보디빌딩대회’를 앞두고 포즈 연습을 위해 같은 달 7일, 이선영의 바디짐휘트니스 체육관을 찾은 바 있다. 대회를 3일 앞둔 상황에서 출전을 위한 규정 포즈 조차 교육 받지 못한 상태였다.
당시 훈련 장면을 지켜본 보디빌딩협회의 한 관계자는 “보디빌딩에 입문한지 6개월도 채 안됐다”며 “틀이 너무 좋은 선수라 3년 정도 전문적인 훈련을 받으면 대성할 선수였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다년간 보디빌딩 선수로 활동하며 현재는 보디빌딩 전문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J 모 씨도“김해나라는 피해자다. 국내 대회에 출전하며 한 단계 씩 발전해 가야 할 시기였다”며 “근육으로 봤을 때 그랑프리 후보였던 심공주 선수가 피해자로 보이겠지만 직접적인 타격은 김해나라에 갔다”고 지적한다.
이들이 이런 주장을 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김해나라가 미즈코리아로 선정되는데 가장높은 점수를 부여받은 항목은 여성미. 여기에 한국 최고의 여성 보디빌더인 미즈코리아로 선발되면 국내대회가 아닌 메이저 국제대회 만 국가대표 선수 자격으로 출전해야 한다는 맹점이 뒤따른다.
그렇다면 국제대회에 출전해 메달획득에 성공, 국제적인 선수로 대성하기만 하면 해결된다는 진단은 어떨까. 이 역시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홍콩에서 열린 ‘2008아시아보디빌딩&휘트니스 선수권대회(이하 아시아선수권대회)’ 결과를 미뤄봤을 때 불가능한 가정이다.
대한보디빌딩협회에서 강조했던 국제적인 흐름 즉, 여성미가 이번 아시아선수권대회를 통해 여지없이 깨졌기 때문이다. 라이트급(55kg급이하)에 출전, 은메달을 획득한 심공주 선수를 격침시킨 1위는 남자선수 못지않은 벌크(근육 크기)를 가진 우람한 근육이었다는 게 대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KBBF 임원들 역시 “영락없는 남자선수 몸 이었다. 2위 심공주 선수가 부족해 보일 정도였다”고 전했을 정도다.
근육 중심이 아닌 전체적인 여성미에 역점을 두고 뽑는 휘트니스 부문역시도 김해나라에게 불리하기는 마찬가지. 얼짱 보디빌더로 국내 선수 중 여성미가 가장 풍부하다는 신민희, 박수희가 이번 대회에서 충격의 ‘노 메달’이라는 수모를 겪은 사례를 보면 알수있다. 박수희와 신민희는 예선 탈락했다.
KBBF 한 고위 임원은 “이번 보디빌딩과 휘트니스 종목에 출전한 선수들도 국제무대에서 자신들의 한계를 통감했다”며 “종합해 보면 김해나라 선수가 출전 해볼 만한 대회가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미즈코리아 선발 이전에 더 많은 국내 대회에서 실전경험을 쌓았어야 했다는 분석에서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일부터 21일까지 네티즌 1,096명이 참가한 가운데 시행된 무카스 온라인 투표 <2008년 네티즌들이 뽑은 미즈코리아는?>에서는 심공주 선수가 775표를, 김해나라 선수가 166표를 획득했다. 일반인은 물론 보디빌딩 관계자들 역시도 압도적인 표 차로 김해나라가 아닌 다른 선수를 지목했다는 대목이다.
한편 최근 KBBF 협회 게시판에는 김해나라 선수의 용단이 필요한 때라는 조언들이 줄을 잇고 있다. 아이디 ‘매니아’ 씨는 “용기를 내어 타이틀을 반납하고 양심을 고백한다면 진정한 영웅으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아이디 ‘두리하나’씨는“반납하고 싶어도 반납 할 수 없는 상황일 수도 있다”며 “협회에 찍혀 보디빌더계에 발도 못 붙일 수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염려했다.
현재 김해나라 선수는 미즈코리아 대회 이후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채 훈련을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나라를 지근거리에서 알고 지내는 한 측근은 “김해나라는 지금 심한 정신적 충격에 빠져 있다”고 전해왔다.
태권도 선수로 활동하던 대천여고 재학시절, 전국 대회에 입상 등을 자랑하며 천부적인 재능을 예고했던 있던 김해나라. 세계적인 선수로 대성 할 수 있던 한 여성보디빌더의 꿈은 여기까지일까. 지난 십수년간 보디빌딩과 함께 해온 관계자들조차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2008년도 미즈코리아 선발에 대한 KBBF차원의 명쾌한 해명과 대응책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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