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법인 앞둔 '국기원' 농협 보고 배워라

[기자의 눈]제각각 국기원 이사 임기 통일시키자

무카스미디어 신준철 기자
지난달 27일 은행권 ‘철밥통’이라고 불리는 농협중앙회 핵심임직원들이 스스로 사표를 냈다. 이는 농협개혁 작업을 지원하고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임직원들의 결단이다. 농협은 지난 3월부터 농협개혁위원회를 출범시켜 조직, 사업 전반에 걸쳐 쇄신방안을 추진하고 있다.사회전반에 걸쳐 살아남기 위한 개혁의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세계태권도본부 국기원도 변화를 맞이했다. 재단법인에서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광부) 산하 법정법인으로 전환을 맞이한 것. 국기원은 이번 법정법인을 계기로 새롭게 거듭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한다. 하지만 국기원 법정법인 전환 과정을 보고 있자면 개혁보단 개인욕심과 자리 지키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같아 심히 우려스럽다.
국기원 법정법인 전환은 지난달 마무리돼야 했다. 하지만 이사회에서 통과한 정관이 문광부에 반려 당하며 늦어지고 있다. 문광부가 정관을 반려시킨 이유는 ‘제11조 임원의 결격사유’에 대한 예외 조항 때문이다. 정관에는 국기원 임원이 되기 위해선 국가공무원법 제33조 제1항에 해당하는 자는 될 수 없다고 명기돼 있다.
하지만 국기원 이사회에선 ‘임원의 결격사유에도 불구하고 승계임원에 대해서는 적용하지 아니하고 이 정관이 시행된 이후 선임임원에 대해서 적용한다’는 부칙을 새로 정해 정관에 포함시켰다. 이는 법정법인 단체가 국가공무원법을 지키지 않겠다는 뜻인데, 도대체 무슨 배짱으로 이런 정관을 문광부에 올렸는지 모르겠다.
현재 국기원 임원 중 국가공무원법에 저촉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렇기에 이번 정관 개정을 두고 태권도계에선 몇 몇 개인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일이 아니냐는 의혹 시선을 보내는 것이다.
사실 국기원에서 임원결격사유보다 더 시급한 문제는 따로 있다. 국기원 이사회에선 새 임원 선출안이 자주 거론된다. 이는 현 국기원 임원 19명의 임기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기원 이사회는 몇 년 혹은 몇 개월 마다 새 임원 선출해야 한다.
임원 선출에 대한 재량권은 원장에게 있다. 하지만 그동안 이사들의 입김이 작용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누가 누구의 줄을 타고 국기원에 들어갔다”는 소문들이 암암리에 퍼지기도 한다. 현재의 임원 선출방식으로 인적쇄신을 통한 개혁을 한다는 자체가 무리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국기원이 인적쇄신과 개혁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법정법인 전환과 동시에 임원들이 일괄 사퇴해야 한다. 이후 다시 복직하거나 새로운 임원을 선출해 임기를 통일시켜야 한다. 그러면 임원결격사유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것이다. 새 국기원 원장 선출보다 임원 임기 통일이 선행돼야 하는 이유다.
국기원은 하나의 조직체를 넘어 전세계 태권도인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장소다. 하지만 그동안 국기원이 보여준 모습은 세계태권도본부라는 명칭이 부끄러울 정도다. 만약 국기원이 이번 법정법인 이후에도 ‘그나물에 그밥’ 말을 듣게 된다면 태권도인들은 국기원에 등을 돌리고 말 것이다.
최고의 직장 중 하나인 농협 임직원들도 과감하게 사표를 던졌다. 개인보다는 조직이 우선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국기원 임원들의 개인이 아닌 조직을 위한 현명한 선택을 하길 기대해 본다.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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