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특별법 아래 두 법인단체, 사공이 둘?

[태권도공원이 나아갈 길 2편]태권도공원 내 국기원과 태권도진흥재단의 역할
‘태권도 진흥 및 태권도공원 조성 등에 관한 법률(이하 태권도특별법)’이 2008년 6월 22일부로 시행됐다. 태권도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 이하 문광부) 주도하에 국가적인 지원을 받게 된 것이다. 태권도특별법의 기본 골자는 태권도 진흥에 있지만 핵심사업은 태권도공원 건립과 운영이다.
태권도특별법 시행이후 국기원(원장 엄운규)과 태권도진흥재단(이사장 이대순, 이하 진흥재단)은 재단법인에서 문광부 산하 법정법인으로 전환됐다. 진흥재단은 지난달 30일 최종 정관 승인을 받았다. 국기원은 현재 정관 승인이 보류된 상태지만 근시일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태권도특별법 핵심 사안이 태권도공원인 만큼 태권도특별법 아래 법정법인으로 전환한 두 단체가 앞으로 태권도공원 건립과 운영을 주도해야 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국기원과 진흥재단, 서로 눈치보기?

국기원과 태권도진흥재단 로고
지지부진하던 태권도공원 건립을 주도적으로 이끌며 국책사업으로 전환 시킨 일등공신은 진흥재단이다. 지난 2005년 설립된 진흥재단은 아시아태권도연맹 회장 겸 세계태권도연맹 부총재인 이대순 이사장을 필두로 태권도공원 건립에 필요한 행정 전문가들이 모인 단체다.
태권도계 일각에서는 태권도공원 건립이 실현될 수 있었던 것은 진흥재단이었기에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는 진흥재단이 목적사업으로 태권도공원 건립을 추진한 전문단체였기에 나오는 말이다. 한 태권도 중진은 “파벌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태권도계가 태권도공원 건립을 주도했다면, 언제 실현됐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태권도공원은 세계태권도인들의 성지로 조성돼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태권도공원 기초공사는 진흥재단이 닦아 놨다. 앞으로 외부 조성과 일반인들 위한 프로그램부분도 진흥재단이 주도해 만들어 나갈 것이다. 그렇다면 태권도공원을 태권도성지로 만들어 나가는 것은 누구의 역할인가. 바로 국기원이다. 문광부도 이를 잘 알기에 법정법인 단체로 국기원을 승인한 것이다.
태권도특별법 19조는 국기원의 역할을 20조는 진흥재단의 역할에 대해 명시하고 있다. 이는 태권도공원에서두 단체의 역할이기도 하다. 2013년 완공을 앞두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두 단체가 상호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야 할 시기. 하지만 국기원과 진흥재단은 최근의 모습은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듯하다.
태권도공원에 대해 국기원 한 핵심관계자는 “진흥재단이 태권도공원 건립을 주도했기 때문에 태권도성지화를 위한 요청 사항을 우리(국기원)쪽에 던져주면 함께 해결해 나갈 계획”이라며 “하지만 현재 두 단체가 특별히 협약된 내용도 없고, 진흥재단의 적극적인 행동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태권도인을 위한 운영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선 전문가들이 모여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예산이 필요하다. 진흥재단에서 가능 예산을 제시하면 국기원에서 부족한 부분을 메워서라도 하루빨리 전문팀을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흥재단 입장에서도 답답하긴 마찬가지. 진흥재단 한 관계자는 “국가가 국고를 지원해 태권도공원을 국가차원의 문화관광 브랜드로 키우려고 하고 있다”며 “진흥재단은 역할은 조성과 운영이다. 태권도공원의 성지화는 국기원을 비롯해 태권도인들의 도움이 없으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국기원 입장에선 진흥재단에서 먼저 제시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 입장에선 태권도 전문가들이 먼저 나서주길 바라고 있다”며 “건물, 조경 등을 비롯해 운영 프로그램 등을 태권도인들 시각에서 먼저 제안해 주고 함께 풀어나가는 것이 순서”라고 말하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두 단체 실무 책임자들은 기자에게 태권도공원에 대한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상당부분 공감이 가는 내용이 많았다. 하지만 이런 내용들이 두 단체가 협의가 아닌 각자만의 생각으로만 가지고 있는 듯 보였다.
국기원과 진흥재단, 통합이 필요한 건 아닌지

전라북도 무주에 조성될 태권도공원 예시 조감도
태권도특별법엔 국기원과 진흥재단의 역할이 명시돼 있다. 하지만 애매모호하게 나눠져 있는 부분이 적지 않다 . 예를 들어 국기원은 ‘태권도인의 복지향상에 관한 사업’을 진흥재단은 ‘태권도 진흥을 위한 각종 지원 사업’을 추진한다고 명시돼있다. 생각하기에 따라 같은 사업으로 묶을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기에 두 단체가 비슷한 사업을 각자 진행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태권도공원이 완공되면 국기원 기능 중 상당부분 무주로 옮겨 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수원 이전은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태권도공원의 핵심 사업 중 하나가 바로 태권도 사범 연수와 전문 교육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태권도인들은 태권도공원이 효율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선 국기원과 진흥재단이 통합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두 단체의 통합에 대해 국기원과 진흥재단 관계자들은 큰 맥락에선 동의 하지만, 방법론에 대해선 이견을 보였다.
진흥재단 한 핵심관계자는 “궁극적으로 태권도공원이 태권도인들의 성지가 되기 위해선 국기원이 이전해야 한다”며 “하지만 진흥재단과 국기원의 완전 통합이 아닌 확실한 역할 분담을 통한 통합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갑작스러운 통합보다는 시간을 두고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국기원 한 핵심관계자는 “두 단체의 통합은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국기원 전체가 무주로 이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기원의 상징적 의미를 생각해 연수원은 이전해도 사무처는 현재 위치에 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다른 국기원 관계자는 “이전을 하려면 국기원 전체가 가야 한다”고 말해 국기원 내부에서도 의견이 나눠지는 모습을 보였다.
두 단체의 통합은 차후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국기원과 진흥재단은 태권도공원이란 배에 함께 승선한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출항부터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형국이라면 배는 산으로 갈 확률이 높다. 태권도인을 비롯 태권도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태권도계의 숙원사업인 태권도공원 성공을 위해 국기원과 진흥재단이 찰떡궁합을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
[무카스 기획특집 태권도공원이 나아갈 길 3편에선 ‘기득권만 주장하면서 형식적인 MOU 체결은 왜 하는거야(가제)’란 주제로 태권도공원 완공을 앞두고 태권도단체들의 역할에 대해 조명해 봅니다]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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