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곰 수련 일기 (4)

여름방학 중간쯤의 일이었다. 우리 도장도 여느 도장과 마찬가지로 캠프를 가자고 계획을 하고 실행에 옮겨서 텐트와 버너 각종 캠프 장비를 총동원하고 사범님과 관장님 친구분들에게 빌려서 언양 자수정 동굴 근처 냇가로 캠프를 갔다.
1박 2일로. 시원한 물소리가 들려왔지만 맥빠지는 빗소리. 특히 유치부 애들은 비를 맞으면 감기에 걸리기 때문에 특히 조심해야 하기에 나무 밑에서 비를 피하며 비가 그치기를 간절히 빌었지만.
"야! 조심해! 이리와!"
비 때문에 물은 거세고 매서웠다. 그런데 용감하게 물 속으로 들어가려고 발버둥치려는 민석이가 있었으니 난 결국 민석이를 안아들고 있었다. 초등부 애들은 그나마 한마디면 되는데 유치부 애들은 좀처럼 말을 듣지 않아서 내 가슴이 조마조마 했다.
"흰띠형아! 왜 물에 들어가면 안돼?"
"민석아 흰띠라는 말좀 빼면 안돼겠냐?"
"흰띠형아 왜 안돼?"
에휴. 바보같이 유치부 잡고 내가 뭐하는 짓이지. 물살이 세기 때문이라고 친절하게 대답하였지만 내 이마에는 힘줄이 바짝 서 있었다. 그리고 뒤에 여고생들도 놀러 왔는지. 여학생들의 조잘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이런건 귀신같이^^).
민석이의 입을 틀어 막기 위해서 껌을 민석이 입에 넣어 주었다. 화근은 거기서 부터 시작이였다. 민석이를 주자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안그래도 짧은 다리를 잡고 늘어지기 시작했다.
"꾸에엑! 이거 놔! 줄께! 줄께!"
사태가 가까스로 수습되었다. 껌을 반씩 잘라서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었지만 역시나 껌이 부족하다. 별 수 있나. 그 아이들은 울어댔고 아이들이 울자 여고생들이 쑥덕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사부님과 관장님은 텐트를 나는 아이들을 돌보고 있었다. 물살이 세기 때문에 아이들이 휩쓸릴 수가 있었다. 하지만 대개 이런 날에 더욱 설치는 녀석들이 있으니 그 이름하여 내가 가장 두려워 하는 유치부의 리더들 기임, 미인, 서억.
꽤에엑!
녀석들은 바위 위에서 다이빙 할 폼이었다.
"야!! 안돼 하지마!!"
풍덩
오 마이 갓! 내 얼굴이 사색으로 변해가는 것을 느꼈다. 우선 아이부터 구하고 보자고 생각하고 바위에서 뛰어 내렸다. 빠른 물살에 민석이는 떠내려 가고 있었고 즐거운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녀석은 물에 휩쓸리는게 무슨 미끄럼틀이라도 타는 줄 아나 보다. 겨우 겨우 민석이를 붙잡았으나 뒤이어 내려오는 녀석들도 있으니.
내 허리, 헉 허리가 한 녀석이 내려 오면서 발로 날 차버린 것이었다. 나는 유치부들을 몽땅 데리고 나와서 큰 소리로 녀석들을 꾸중했고 아이들은 멀뚱멀뚱 쳐다만 보았다.
고함치는 내가 민망한 이유가 뭘까? 뒤이어 텐트가 완성되고 아이들은 간단한 저녁 식사 뒤에 잠자리에 들었다. 녀석들은 피곤한지 금새 잠들어 버렸고 나는 밤에 아이들 몰래 나와서 갈비 먹으라는 사범님의 말씀도 듣지 않은 채 그대로 아이들과 같이 잠들어버렸다.
한참을 자고있을때 보승이가 쉬 마렵다고 날 깨우기 시작했고 미치도록 자고 싶었지만 보승이의 쉬를 뉘어주고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잠자리에 들려고 하는데 이미 텐트는 아이들의 발이 이리 저리 마구 엉켜 있었다.
보승이가 누울 자리만 마련해주고 사부님 차가 있는 곳으로 반쯤 눈감고 가서 사부님 차에서 자버렸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니 보승이가 텐트에 쉬를 하고 말았다. 텐트를 걷어 그대로 냇가에 담갔다가 발로 밟아서 텐트를 빨았다. 아침을 먹은 후 아이들은 그렇게 갈망하던 물놀이를 했고 참으로 난 두 눈 부릅뜨고 지켜 보는 수밖에 없었다.
언제 누가 휩쓸려 갈지 모르기 때문이다. 예상은 적중하고 보승이의 신발이 벗겨져서 보승이는 신발 주으러 갔다가 물에 휩쓸렸다가 내가 구했지만. 잠시후 옆 텐트의 아저씨가 보승이를 안고 오셨다.
"학생아! 애가 물에 빠져서 건졌다."
"예!?"
그 말에 얼마나 놀랐는지. 보승이는 한참 동안 울어댔고 아저씨는 허허 웃기만 하고 나는 아저씨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만 자꾸 했다. 그리고 뒤에 있던 고등학교 여학생들이 날 보고 있었다.
으아악! 내 청춘 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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