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가려고.. 태권도 선수 테니스대회 승부조작 우승

천안 모 고교 태권도부와 테니스부 감독이 규합해 승부조작 진행

지난 2005년 천안 모 고교 태권도 선수가 테니스 대회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한다. 화제가 될 만한 일이다. 그런데 이 같은 일이 대학 진학을 위한 승부조작으로 뒤늦게 밝혀져 교육계는 물론 태권도계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사건 개요는 이렇다. 2005년 당시 천안 모 고교 태권도부 3학년 학생 3명이 경기실적이 저조해 대학 진학이 어려워졌다. 그래서 태권도부 A 감독은 입상실적을 만들어내기 위해 같은 학교 테니스부 B감독과 규합해 이들을 테니스 대회에 출전시킨다.
이들은 2005년 10월 천안시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05년 충청남도 추계 종별 테니스선수권대회에서 남자고등부 개인단식과 복식에서 우승을 차지한다. 이 같은 일이 가능했던 것은 이 대회에 출전한 진짜 테니스 선수 10여명이 기권했기 때문이다. 충청남도에서 테니스부가 있는 학교는 이 학교가 유일하기에 가능했던 일.
이러한 승부조작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것은 태권도부 A 감독이 코치와 짜고 학교에서 지급된 각종 대회지원금 등 4천 9백여만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이와 관련 충남 교육청 체육부담당 안미숙 장학사는 “이번 일은 2005년 말 한 학부모가 아산경찰서에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검찰에서 먼저 수사를 진행한 사건”이라며 “충남교육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지난 12월에 벌금형을 받은 B 교사(테니스부 감독)는 다른 학교로 발령을 냈다. 또 횡령 죄 등으로 징역 6개월을 받은 A 교사(태권도부 감독)는 본인이 항소를 준비 중이라 결과에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만약 A 교사가 1심 형이 확정 될 경우 교사 직위해제나 파면으로 처리된다”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충남교육청에서는 운동부 특별점검과 지도자 순회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태권도계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이다. 한 유명 고교태권도부 감독은 “선수가 태권도를 하다 적성에 안 맞거나 부상 등의 이유로 종목을 바꾼 것이 아니라 진학을 위해 이 같은 일을 벌였다니 지탄받아 마땅하다”며 “태권도는 물론 우리나라 고교 체육계에서 다시는 벌어져서는 안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고교 감독은 “이런 상황이면 선수가 2중 등록을 한 건데, 교육청과 학교는 손 놓고 뭘 했는지 모르겠다”며 “상당수의 고교 운동부 감독들이 전공자가 아닌 그 학교 체육선생들이 맡다보니 전문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책임감도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사건의 선수 2중 등록에 대해서 충남교육청 측은 “전국대회가 아니라 도 대회라 가능했던 일”이라며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한편, 당시 테니스 대회에 출전했던 태권도부 학생 3명 중 1명은 아산의 한 대학에 체육특기자로 지원했지만 전국규모 테니스대회 수상경력자가 동시에 지원하는 바람에 불합격처리 됐다. 나머지는 진학의 포기하거나 체육특기자와는 무관하게 대학에 입학 것으로 알려졌다.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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