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초등학교 의무교육, 정말 손해나는 일인가?
6월27일 태권도인 출신의 교육자로 가장 ‘출세’한 이승국 한국체육대학 총장으로부터 전화를 한통 받았다. 내용은 이렇다. 며칠 전 이규석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전 서울고 교장)와 접견을 갖고, ‘국기 태권도의 초등학교 의무교육’ 공약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체육인과 태권도인으로 너무 기뻐 태권도계 후배들에게 이를 선전하는데 예상외의 반발에 부딪쳤다는 것이다. 주로 일선 태권도도장의 사범들인데 ‘관원들이 줄까’ 걱정이라고 했다. 이 총장은 “거시적으로 보자. 태권도 전체 발전에 큰 도움이 되는 일이고, 어떻게 보면 숙원사업이었다. 그리고 최근 태권도진흥법안이 발의되면서 국가의 공교육이 태권도교육을 책임지도록 입법화했다. 오히려 관원수가 늘 가능성이 더 높다”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합기도 등 기타 격투기단체가 반대하면 모를까 태권도인들이 사안을 정확히 모르고 반대하는 현실이 개탄스럽기만 하다고 했다. 이 총장은 기자에게 부디 이런 내용을 태권도계에 널리 알려달라고 했다.
그래서 교육전문가들에게 물었다. 전 서울과학고 교사였던 김상길 선생님은 “쉬운 문제인데 왜들 난리인지 모르겠다. 태권도가 정규과목이 되면, 즉 학교수업시간에 실시되면 일단 부모들의 관심이 증가한다. 그리고 어떤 식으로든 테스트를 하기 마련이고, 이 과정에서 부진하다고 판단되며 교육열이 높은 우리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집근처 도장으로 보낼 것이다.
또 잘 하는 아이는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지도를 위해 태권도 도장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전국의 태권도장은 태권도 정규과목에 대해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다. 그리고 태권도 전공자는 보조교사, 강사, 정교사 등 다양한 형태로 공교육에 채용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태권도장과 겹치는 방과후학교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설명했다.
기자는 “그러면 태권도계는 좋겠지만 학부모 입장에서는 ‘사교육비 확대’라는 부작용이 있지 않냐?”고 되물었다. “현재 사교육비 문제는 태권도나 음악 미술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 국영수 등 입시과목이 사교육비 문제의 핵심이다. 국기 태권도는 호신술과 건강한 신체 단련을 넘어 무도로 정신교육에도 뛰어난 효과가 있다. 공교육과 사교육 등 어느 곳에서든지 많이 배울수록 좋은 것이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태권도를 10년 넘게 취재해왔지만 한국 태권도계는 정말 요지경이다. 아주 단적으로 ‘태권도, 초등학교 의무교육’을 태권도인들이 반대한다면 일반국민들은 뭐라고 생각할까? 그나마 그것도 현실을 잘못 인식하고 즉, 방과후학교와 정규과목의 차이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실제로는 자신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인데도 거친 욕설까지 써가며 반대한다면 더욱 웃기는 일이다.
일선 태권도장 사범님들에게 부탁하고 싶다. “손해나는 일에 찬성해달라고는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정말 손해가 나는 일인지, 아니면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한번 검증해봐야 되지 않겠습니까”라고.
[무카스미디어 유병철 편집위원(일요신문 스포츠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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