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공원, 성지와 놀이동산 갈림길에서

[무카스 기획특집 - 태권도공원이 나아갈 길 1편]
태권도계의 오랜 숙원 중 하나인 태권도공원이 2013년 전라북도 무주에 조성된다. 그동안 해외 태권도 수련생들이 종주국을 찾아 한국한다 해도 사실 태권도의 상징성을 가진 곳이 없었다. 이는 국내 수련생들도 마찬가지. 그렇기에 태권도공원의 조성은 태권도인은 물론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자부심을 가질 만한 일이다.
하지만 현재 태권도 공원 조성을 앞두고 태권도인들은 적지 않은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과연 태권도공원이 태권도인들이 원하는 모습을 담아 낼 수 있는 곳이 될지 의구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무카스>는 태권도공원이 나아갈 방향을 알아보고 태권도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태권도공원 조성을 이끌어 나가는 태권도진흥재단에 필요한 부분이 어떤 것인지를 짚어나가고자 한다.
태권도공원이라고 진짜 공원 만들려고?

무주에 조성 될 태권도공원 예시 조감도
1996년부터 정부차원에서 진행된 태권도공원 조성사업은 정권교체에 따른 혼란 등을 겪으며 묻혀버리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 2005년 태권도진흥재단(이사장, 이대순, 이하 진흥재단)이 설립되면서 꺼져가는 불씨를 되살려냈다. 태권도공원 조성 사업은 지난해 통과한 ‘태권도진흥 및 태권도공원 조성에 관한 법률(이하 태권도특별법)'이 지난 22일 공식적으로 발효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현재 진흥재단은 2009년 9월 4일 기공식을 시작으로 2013년에 태권도공원의 문을 여는 것을 목표로 조성계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는 태권도공원 조성사업에 대해 상당수 태권도인들은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태권도공원이 근본 취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생각에서다. 한 예로 최근 진흥재단은 ‘태권도공원 운영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방안’을 한 용역업체에게 맡겼다. 태권도공원 운영방안을 전문 외부업체에 맡긴 것이다. 얼마 전 이 용역업체가 연구물을 발표했다. 연구 내용은 에버랜드를 모델로 한 태권도공원 운영방안이었다.
이를 두고 태권도인들의 비난이 거세지자 진흥재단은 수습에 나섰다. 진흥재단 측은 “이번 용역발표는 1차 초안이며, 용역업체는 어디까지는 태권도공원 운영의 전체적인 구상을 하는 것”이라며 “태권도에 대한 프로그램과 교육 내용에 대해선 국기원을 주축으로 전문 태권도인들이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태권도공원 연간 방문객이 190만명?
진흥재단은 2016년부터는 태권도공원에 연간 190만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조사한 수치다. 그런데 KDI 조사 수치에 따르면 태권도공원 방문자 중 국내 일반 관광객 비율이 70%가 넘고 있다. 반면 태권도인들의 방문은 해외 일반 관람객과 태권도대회 관련 방문자를 제외하면 10%도 넘지 않는다.
이를 다른 각도에서 해석해보면 일반인들이 태권도공원을 찾을 수 있게 만들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태권도 수련자가 아니면 태권도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에 KDI의 분석을 다른 각도에서 보면 태권도공원을 일반 방문자에 더 비중을 둬 조성하겠다고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현재 에버랜드, 롯데월드, 서울랜드 등 교통이 편리한 놀이동산조차 연간방문객이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서울랜드의 경우 작년 방문객이 2백만명을 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태권도 수련생도 아닌 일반 관광객이 연간 150만명이 무주에 위치한 태권도공원에 방문 할 것이라는 KDI 계산은 어떤 근거에서 나온 것인지 궁금하다. 이는 태권도공원이 에버랜드 이상의 놀이테마파크를 조성해야 만 가능한 수치일 듯 하다.
태권도공원의 근본 조성취지는 어디까지나 한국을 대표하는 태권도 상징물이자 세계 태권도인들을 누구나 찾아오고 싶어 하는 태권도 성지 구축이다. 그러나 지금의 태권도공원 조성 계획은 태권도인보다는 일반 관광객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듯하다.
태권도공원의 핵심은 외적인 하드웨어가 아닌 공원 운영 방안인 소프트웨어다. 그렇기에 태권도공원 내부를 채울 운영방안이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지면 태권도공원은 정말 태권도를 매개체로 한 놀이동산이 될 수밖에 없다.
태권도공원은 성지개념의 접근이 필요

태권도공원 예시 종합계획도
앞서 말했듯이 태권도인들은 태권도공원이 놀이동산같은 테마파크로 조성돼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태권도공원에 일반 방문객을 수용하기 위해선 테마파크의 개념도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하다. 태권도공원이 들어설 무주군 전체를 테마파크로 보는 것이다. 무주군 테마파크 안에 태권도성지 태권도공원을 조성하는 것이다.전라북도 무주군은 적정산을 중심으로 템플스테이의 여건을 가지고 있는 안국사와 한국의 조선사를 보관하고 있는 사고가 위치해 있어 한국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또한 태권도공원 예정지 부근에는 무주의 상징인 반디랜드와 고대국가의 교류공간인 나제동문이 있다. 게다가 부남강변유원지와 무주리조트 등은 현대인들의 레저스포츠공간으로 이미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지리적 여건은 무주를 손색없는 테마파크로 만들어 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주군에 자리를 잡은 태권도공원마저 테마파크로 만든다면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세계 고대 유전지에 매년 적지 않은 전 세계 사람들이 찾아가는 것은 종교적 혹은 철학적인 성지 개념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태권도도계 한 중진은 “태권도공원이 설립초기 반짝 방문하고 마는 곳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선 성지적 개념 즉 세계태권도인들의 상징적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사실 태권도인들 사이에선 태권도공원에 대한 명칭에 대해 아직까지도 논란이 일고 있다. 태권도성지로 지어져야 할 곳에 공원이라는 이름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해외 원로사범은 “공원(park)라는 이름을 듣고 한국을 찾아갈 해외 태권도 수련생은 없다”며 “성지(holy land)라는 이름을 붙여 신비감을 만들어줘야 많은 외국인들이 찾는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태권도공원 내부마저 진짜 공원으로 만들어 버린다면 태권도인들의 외면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 태권도계의 중론이다. 한 태권도전문가는 “정해진 명칭을 바뀔 필요는 없다. 태권도공원 내부를 성지화해 운영하면 된다”며 “만약 성지가 아닌 일반인을 위한 태권도공원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면 세계태권도인들이 호응을 이끌어 내기는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지와 놀이동산의 갈림길에 선 태권도공원. 진흥재단을 필두로 태권도공원에 관계된 모든 사람들의 현명한 판단이 그 어느때 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다음 주에는 무카스 기획특집 태권도공원이 나아갈 길 2편 ‘진흥재단과 국기원, 사공이 둘이면 배는 산으로(가제)’가 이어집니다]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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