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올림픽퇴출 위기를 둘러싼 모든 것들

[기획특집 - 위기의 태권도, 탈출구를 찾아라-1]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당시, 이선희 선수의 금메달 시상식.
태권도가 올림픽 잔류에 성공할 수 있을까? 앞서 2005년 싱가포르 IOC 총회에서 태권도는 2012년 런던 올림픽 잔류를 확정했다. IOC에 정통한 관계자들로부터 확인한 결과 잔류기준인 과반에서 불과 2표 정도 앞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태권도는 잔류한 다른 27개 종목에 비해 우위에 있는 점도 있었지만 반대로 미디어노출 부족, 재미와 흥미부족, 심판 판정시비 등의 세 가지 개선사항을 안게 됐다. 반면 이날 올림픽 정규종목이 되기 위한 후보종목 가라테는 근소한 차로 올림픽 입성에 실패했다. 2년이 지난 2007년 7월 과테말라 IOC총회. 올림픽종목 규정에 대한 변경이 생겨났고 이는 가라테의 올림픽 진출 촉매재로 다가왔다.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성공적인 태권도경기 운영에 사활 걸어야
상당수 태권도인 및 스포츠계 전문가들은 오는 8월 8일 열리는 베이징올림픽에서의 태권도경기 성패가 내년 10월 IOC총회에서 2016년 올림픽 잔류여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지난 2005년 IOC 총회 직후 꾸준히 제기돼온 심판판정 개선을 위한 전자호구 도입, 경기 룰 변경, 태권도 마케팅을 통한 미디어노출 등은 IOC에 반드시 내놓아야 결과물들이라는 분석에서다.
이중 중요사안으로 제기되는 것이 심판판정 문제. WTF는 올림픽을 50여일 앞두고 원활한 경기운영을 위해 창설 이후 처음으로 ‘코치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고군분투 중이다. 베이징 올림픽 전자호구 도입 실패이후 WTF에게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 깨끗한 경기 운영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2005년, 태권도는 겨우 살아 남았다.
잠시 태권도가 4회 연속 올림픽에 진출하던 감격스러운 순간으로 돌아 가보자. 지난 2005년 7월 8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17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28개 하계 올림픽 종목 중 21번째로 호명된 태권도가 총회장 대형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냈고, IOC 위원 115명의 비밀 전자투표는 시작됐다.
모든 투표가 45분 만에 끝난 직후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은 4번째 순서로 야구의 탈락을 확정했다. 곧 태권도의 바로 앞 차례인 20번째 소프트볼의 탈락이 이어졌다. 장내는 술렁였고 이 믿지 못할 상황에 신임 조정원 총재 사단은 수 십여 초간 피를 말리는 시간을 보냈다. 다음 21번째 순서로 발표를 기다리던 태권도를 향해 자크 로게 위원장은 ‘포함됐다(included)’고 발표했다. 과반 이상의 표 획득에 성공한 태권도가 2012년 런던 올림픽 잔류를 확정짓는 순간이다.
◆IOC의 바뀐 규정, 가라테는 웃고 있다
오후에 속개된 IOC총회 후보 종목인 럭비, 골프, 가라테, 스쿼시, 롤러스포츠 등 5개 종목에 대한 런던올림픽 출전 여부에 대한 찬반투표가 진행됐다. 결과는 5개 종목 모두 실패. 원인은 이 5개의 후보종목이 올림픽 정규종목(Olympic Sports)으로 되기 위해 투표인원 3분의 2 이상 찬성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중 눈물을 머금고 심기일전, 오는 2009년 10월 IOC총회를 위해 칼을 갈아 온 종목이 ‘가라테’다. 이들의 서글픈 마음이 IOC에 와 닿은 걸까? 지난 2007년 7월 과테말라 총회에서는 후보종목이 정규종목으로 될 수 있는 커트라인이 현행 3분의 2에서 과반수로 줄어드는 규정개정이 이뤄졌다.
당시 근소한 차로 3분의 2 확보에 실패했던 가라테에게는 말할 수 없는 호재였다. 만약 올림픽 참가종목(Olympic Program)에서 태권도가 제외된다면 뒤를 쫓는 신규격투기 종목으로 가라테의 입성은 유력해진다.
◆간과할 수 없는 ITF-WTF 통합문제
ITF와의 통합문제 논의도 조속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WTF 조정원 총재와 ITF 장웅 총재가 로게 위원장 앞에서 두 단체의 통합을 약속한 바 있기 때문이다.
ITF의 한 핵심관계자는 베이징올림픽이 열리기 전인 7월 초에 5번째 통합조정위원회를 개최하자는 첫 번째 제의를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진행된 사항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IOC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26일 <무카스>와 인터뷰에서 “장웅 IOC위원이 움직일 수 있는 표가 약 4~6표 된다”며 “통합의 성패를 떠나 장웅 위원과 원만한 관계유지는 올림픽태권도에도 좋은 영향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살펴본 여러 사안들이 태권도의 올림픽 잔류를 둘러싼 위협적인 요소들이었다. 하지만최근 양진석 사무총장 돈봉투 사건에 따른 IOC 권고사항에 대한 충실한 이행과 와일드카드 배분문제의 명쾌한 해명 등을 통한 IOC와의 신뢰도 구축 등도 태권도 잔류를 위해 풀어내야할 WTF의 몫이다.
[기획특집 - 위기의 태권도, 탈출구를 찾아라] 2편은 다음주에 계속됩니다.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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