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태권도협회 대폭 물갈이 예상

오는 10월 협회장 선거 앞두고 현 회장 탄핵 진행

탄핵을 주도한 에브 교수와 차기 회장으로 거론되는 쩨레코프 아나똘리 모스크바협회장
지난 1996년 러시아태권도협회 회장으로 취임 후 3번의 연임을 거쳐 12년간 장기집권 해온 글루치니코프 예브게니 회장이 탄핵될 위기에 몰렸다.
오는 10월에 있을 러시아태권도협회 회장 선거를 앞두고 러시아태권도협회 산하 64개 도시 협회장 중 70%이상이 예브게니 회장 탄핵에 동의했다. 이로써 예브게니 회장은 선거가 열리기 전인 9월경 경질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예브게니 회장 탄핵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온 사람은 러시아체육대학 태권도학과 교수 겸 모스크바태권도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에브 알렉고르비치 교수다. 이번 탄핵에 대해 에브 교수는 “그동안 러시아태권도협회는 예브게니 회장 개인협회였다”며 “협회 요직에 자신의 측근만을 배치하면서 12년간 군림해 왔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탄핵 이유에 대해서 에브 교수는 “예브게니 회장은 러시아 내에서 단 한번도 국제규모의 대회를 개최한 적이 없다. 지금까지 대회 유치나 러시아 태권도 발전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거나 태권도인들과 기본교류조차 하지 않았다”며 “러시아는 충분히 국제대회 개최 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 하지만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은 협회장이 무능하거나 의욕이 없다고 판단돼 탄행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태권도는 올림픽종목이기 때문에 러시아올림픽위원회로부터 배당금을 받는다. 하지만 현 협회장은 받은 배당금의 사용 출처조차 밝히지 않는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현재 러시아는 오는 8월에 열리는 베이징올림픽 태권도 종목에 한명도 출전하지 못한 상태다.
러시아 현지 태권도인들도 현 협회장에 대한 불만이 폭발 직전이다. 지난달 모스크바에서 만난 한 러시아 태권도 사범은 “국기원 단증을 협회로 신청하면 잘 나오지 않는다. 단증을 쥐고 있으면서 권력을 행사하려고 하기 때문”이라며 “지금 협회장이 태권도를 이용해 자신의 권력만을 행사하려고 하기 때문에 러시아에서 태권도 보급률과 인기가 점차 떨어지고 있다. 심지어 태권도를 가라테로 인식하는 상황까지 종종 벌어지고 있다”고 한탄했다.
또 다른 러시아 사범은 “예브게니 회장이 임명한 러시아태권도협회 기술위원장은 가라테 출신이다. 도대체 태권도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세계태권도연맹(WTF)이나 국기원이 나서서 해결책을 찾아 주었으면 좋겠다”고 개탄했다.
해외 태권도 사정에 밝은 한 태권도전문가는 이번 러시아 협회장 탄핵에 대해 “이런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것은 공산국가란 특수성이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며 “사실 러시아뿐 아니라 다른 해외 태권도협회에서 불합리한 운영이 입방에 오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국가협회 문제는 세계태권도연맹(WTF)이나 국기원이 나서서 해결하기는 힘들다. 단지 권고 정도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내에선 이번 탄핵이 확정되면 예브게니 회장의 재임용은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유력한 회장 후보로 모스크바 태권도협회 쩨레코프 아나똘리 회장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의 한 측근도 이번 태권도협회장 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무카스미디어 / http://www.mooka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3